예민해서 더 빛나는 너에게
성유나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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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성향을 가진 이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물론 직장동료나 학교 친구가 남달리 예민하다면 우선은 그 주변사람들이 힘들 것입니다. 그런데 예민한 분, 당사자 역시도 남들이 나를 그리(=예민한 사람이라고) 본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본인이 예민해서 겪는 불편 외에 2차 아픔(?)을 겪는 셈입니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타고난 체질이나 성격을 바꾼다는 건 거의 블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책 저자는 예민한 성격 때문에 고생하는 독자들에게, 당신의 예민함은 예민함대로,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장점이니, 이런 축복(p85)을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오히려 키워 가라며 여러 가지 유익한, 실용적인 충고들을 들려 줍니다. 내용도 유익하지만 충고를 들려 주는 어조도 차분해서 그냥 따라 읽어 가는 자체가 힐링입니다. 

성격이 예민한 사람은 그냥 성격만 예민한 게 아니라, 그 부작용으로 몸이 여기저기가 아픕니다.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이런저런 통증으로 고생하는 게 어쩌면 이런 이유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께서도 그전부터 몸이 아프셨는데, 일단 독자 입장에서 뭔가 각성이 되는 점은, 몸이 아프다고 그냥 체념하거나 병원의 처방에만 의존하지 않고, p69에 나오는 것처럼 5km 마라톤 완주 같은 제법 큰 도전에도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책에도 나오듯이 저자도 병원, 한방병원 등 갈 만한 곳은 다 다녀 보고 의학적 구제에 최대한 기대어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은 이런저런 불편이나 질환에 내가 굴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정복해 나가겠다는 어떤 단호한 결의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회피하는 건, 문제를 더욱 키우는 자충수일 뿐입니다. 

북유럽이나 브리튼 섬 일부에서는 일조량이 부족하여 많은 이들이 맑은 날 일부러 햇살을 쬐러 많은 수고를 들이기도 합니다. 햇빛이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도 당연히 받아들여도, 알고보면 이처럼 소중한 것입니다. 책 p97을 보면 라이트테라피라는 말이 나오는데, 세로토닌, 멜라토닌 합성을 돕는 조명 장치라고 합니다. 사람이 만약 천성이 밝고 긍정적이라면 구태여 돈까지 들여 이런 애를 쓸 필요가 없을 텐데, 인위적인 노력만으로는 침체된 기분의 극복이 어려우니 뭐 어쩔 수가 없는 것입니다. p96에 나오는 저자의 말을 보십시오. 예민한 기질 때문에 특수 조명 장치 아니면 수면을 제대로 취하는 일도 어려우면서, 끊임없이 자기 암시를 통해 밝은 태도를 유지하려고 저렇게나 노력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나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니, 결코 불공평하지 않으며 나의 노력만 추가되면 다 이뤄질 것이다." 아무리 피해의식을 갖고 앙앙불락해 봐야 돌아오는 건 좌절, 실패, 스스로를 좀먹는 자기혐오와 비관주의밖에 없습니다. 

p141을 보면 작년에 큰 화제를 모았던 넷ooo 컨텐츠 <더 글로리>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들 알다시피 학교 폭력이 주된 소재인데, 세상이 취하는 본래 모습 중 하나가 약육강식이다보니 약한 자를 괴롭히고 그로부터 이익을 취하며 쾌감을 느끼는 나쁜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예민하고 소심하며 남들 앞에 과감하게 나서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꼭 보면 학폭이나 조직 내 괴롭힘의 희생자가 되기 쉬운데, 저자는 거의 필사적이라 할 만큼 이에 저항하고 드는 모습이 정말 대단했다는 점입니다. 사회나 학교에는 주동적으로 나서서 남을 괴롭히는 자가 있고, 남을 도와 주는 척하면서 곁에 들러붙어 세뇌하며 상대에게 더러운 이익을 뽑아내려는 악질 사기꾼이 있기 마련입니다. 지능이 낮아서 자기가 열심히 세뇌를 하면 상대방이 반드시 넘어올 것이라고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 좋아합니다. 일종의 자기만의 연극에 몰입하는 셈인데, 이런 인간 쓰레기가 접근해 오면 단호하게 뿌리치며 (저자처럼) 자기 방어를 해 내야만 합니다. 그게 이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입니다.    

예민한 사람은, 예컨대 두 세력이 대립하며 분위기가 험악해졌을 때, 양쪽의 입장 모두를 이해하며 조직이 더 파탄 상태로 흐르지 않도록 잘 중재하는 재주가 있기도 합니다. 예컨대 이 책 p196에 나오듯 저자는 팀 안에서 의견이 극력대립할 때, 잘 절충하여 생산적인 결론이 도출되도록 애쓴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 너무 예민한 사람은 그 성향 때문에 조직 내 적응이 힘들어, 취업 등을 아예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취업은 생계 해결은 물론 개인이 사회 안에서 참된 자아를 실현하는 가장 보람된 방법이며, 직장이 없다면 그 사람은 또래 사이에서 합당한 대접을 받기 어렵습니다. 저자는 여러 어려움을 딛고 사회 생활도 치열하게 해 본 분이라서, 이제 사회 진출을 앞둔 젊은 여성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많이 담긴 책이겠다는 게 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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