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튀르키예(터키) - 최고의 튀르키예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프렌즈 Friends 7
주종원.채미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터키가 튀르키예로 바뀌고 나서 두번째로 나온 개정판입니다. 요즘은 튀르키예 현지로 가도 사람들이 튀르키예라고 정정해 주기도 한다는군요. 어떤 나라건 수 년 전의 사정이 그대로 유지되기는 드물고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변화가 심합니다. 그래서 어떤 나라를 찾을 때는 최신의 사정이 업데이트된 책을 보는 게 중요하며, 프렌즈 시리즈가 이처럼 개정판이 자주 나오는 건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렌즈 시리즈가 언제나 그렇듯 그 나라의 특징적인 음식이 상세하게 소개됩니다. 튀르키예 하면 누구라도 케밥을 쉽게 떠올릴 것입니다. 이 책 p45 이하에는 케밥의 종류만 일곱 가지가 사진과 함께 소개됩니다. 책에도 설명이 나오지만 케밥은 고기류를 구워서 만듭니다. 이런 유래에 대해 책에서는 유목 민족의 전통으로 추정합니다. 우리도 잘 알듯 튀르키예는 돌궐족의 후예를 스스로 칭합니다. 그러나 돌궐 전통과는 별개로, 아나톨리아에 정착한 수백 년 동안은 선주민에 동화하여 이슬람을 신봉했기 때문에 케밥에는 돼지고기가 재료로 포함되지 않습니다. 웬만해선 육식 재료에 돈육이 빠지지 않는 한국이나 중국(사실 다른 문명권도 마찬가지입니다만)의 취향에 비추어서는 매우 낯설게도 다가옵니다.   

홍차는 본래 중국에서 유래했으므로 발음이 세계 어디서나 비슷합니다. 튀르키예에서도 이를 "차이(p53)"라고 부르며, 현지에서 아주 널리 애용되는 음료입니다. 카페라는 업소 형태가 애초에 투르크 제국 이스탄불에서 기원했던 사실에서도 보듯 커피도 튀르키예인들이 널리 즐겨 마십니다. 베버리지를 넘어 주류가 p55 이하에 소개되는데 현지 여행 시 명소에서 홀짝이는 술 몇 잔은 영원히 추억으로 남으므로 여행 준비할 때 이 대목도 주의깊게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맥주, 라크 등 현지인들이 즐기는 다양한 술들이 소개됩니다. 

튀르키예는 전성기뿐 아니라 지금도 아시아와 유럽에 걸친,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입니다. 특히 이스탄불은 1700여년 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건설한 이래 보스포로스 해협의 그 아슬아슬한 위치이므로 지정학적으로 여간 미묘한 위치가 아닙니다. 이런 도시에서 요즘 흔히 보듯, 두 대륙을 잇는 해저 터널이 있고 책 p74에 나오듯 2013년에 완공되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대한해협에도 이런 교통 인프라를 두자는 논의가 몇 십 년 전부터 있었으나, 양국 사이가 좋지 않고 비용 부담 문제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한국 측이 일본 좋은 일만 시켜 줄 뿐이라는 분위기여서 진척이 안 되고 있습니다. 

투르크 제국은 한때 서방 세계 최강국으로서 문화적 유행을 선도하다시피 했으나 18세기 이후 국운이 기울었습니다. p116을 보면 베일레르베이 궁전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책에도 설명이 나오듯이 바로크 양식입니다. 루이 14세가 치세 초반에 유능하게 나라를 이끌어 가톨릭 르네상스가 일어났고 원래부터 투르크 제국은 프랑스와 다툰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서히 국력이 투르크를 추월해 갈 무렵 프랑스는 이 나라에 영향을 많이 끼쳤습니다. 책에 나오듯이 19세기에는 유제니 황후, 20세기에는 에드워드 8세와 그의 연인이 이곳에 묵기도 했던, 아주 유서깊은 장소입니다. 

드넓은 아나톨리아 반도 서남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 달얀(Dalyan)인데 프렌즈 시리즈는 이처럼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고장까지 일일이 짚어서 알려 주는 점이 참 좋습니다. 프렌즈 시리즈가 언제나 그렇지만 현지의 교통편을 세세히 알려 주고, 이곳을 경유할 때 어떤 코스가 좋은지 여러 대안을 추천해 주는 점이 무척 도움이 됩니다. 컬러 사진도 무척 많은데, 늘씬한 여성분이 물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모습이 이를테면 p302에 나옵니다. 이런 사진만 봐도 현지로 마구 달려가고 싶어지지 않을까요?(저는 그랬습니다) 

p300에는 줌후리예트 광장이 잠깐 언급되는데, 이 줌후리예트 비슷한 발음이 들어가면 대체로 "공화국"이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웃나라 이란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p303에는 카리아 왕국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아나톨리아 반도가 농사도 잘되고 인구도 많으며 교통의 요지였다 보니 지금과는 전혀 다른 여러 문명의 흔적이 이렇게 남았습니다. 만지케르트 전투 이전에는 주민 상당수가 기독교도였고 그로부터 천여 년 전에는 사도 바울이 이 지역 곳곳을 누비기도 했습니다. 

불륨이 두툼한 만큼 정보가 정말 풍성하며 역시 프렌즈 시리즈가 최고의 여행서임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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