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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레볼루션 - 헤어 비즈니스 시장의 판을 바꾸는 여자
김민지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평점 :
아마 우리 나라에서 헤어샵만큼 레드오션인 곳도 드물 것입니다. 웬만한 창업은 말리고 싶다는 게 누구라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저자 김민지 대표는 무려 14살때부터 미용을 해 오신 분인데, 경력 17년차라면 이제 31세이신 분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는 데에 서른은 아직 젊은 나이라고 할 만하죠. 김 대표님이 걸어온 길을 보면 참으로 놀라운데, 자신의 유튜브 채널까지 따로 개설하여 팬들과 소통하고, 이 책 제목에 나온 대로 "마인드 레볼루션"이라는 독특한 경영 철학까지 전파하는 강사이기도 합니다. 아직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자신만의 프랜차이즈를 개설했었고, 지금도 거칠것없이 고도 성장을 계속하는 데에는 뭔가 특별한 비결이 있을 듯합니다.
요즘 경영서들을 읽어 보면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직원들 기를 살리고 일할 맛이 나는 직장을 만들라는 지침입니다. 과거에는 어느 회사건 직원들을 뽑아놓고 등골을 뽑아먹듯 막 굴리는 게 마치 사장의 능력처럼 여겨졌습니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런 후진적인 마인드로 직원 알기를 사노비처럼 아는 한심한 이들도 많은데, 요즘 세상에 그렇게 남한테 검은 속셈을 훤히 노출해서야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성공은커녕 감옥에나 안 가면 다행이죠. p48 이하를 보면 직원이 행복해야 그 행복해하는 마음이 고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사업장에 상서로운 기운이 감돈다는 대표님의 말씀이 나옵니다. 당연한 말 같아도 아무나 현장에서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없는 원칙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역지사지라는 말을 쉽게 씁니다. 어리석은 이들은 이 말을, 일방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 달라는 뜻으로만 씁니다. 그런데 나부터가 남의 마음을 모르는데, 남이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으며 또 그래 줘야 할 이유가 뭐겠습니까? 일이 잘 풀리게 하는 사장님은 이처럼 경영마인드부터가 다른 게, 내 업장에 들어오는 손님들이 이처럼 기분부터가 확 달라지게끔 손님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딱 자리잡혀 있는 것입니다. 서비스업 종사자이면서 그저 자기 기분밖에 생각하지 않는 못난 사장들을 우리는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만나게 됩니까. 그런 사람들을 비웃을 게 아니라 나부터가 나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나도 똑같은 인간이면 그들을 비판할 자격이 안 생기는 겁니다.
우리 주변에도 남자 머리만 전문적으로 커트한다는 매장을 종종 봅니다. 이런 매장이 내세우는 컨셉에 우리가 혹하게 된다면, 아마 전문적으로 남자 머리만 진짜 잘 만져 주겠거니, 여성을 상대로 할 때의 서비스 준비, 기술 발휘의 번거로움이 없을 테니 그만큼 비용이 저렴하겠거니 하는 기대감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 방문해 보고 혹 기대에 못 미친다면 그만큼 실망도 크겠고 말입니다. 반면 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는, 없던 기술도 따로 배워서 시장을 넓혀도 시원찮을 판에 내가 잘하는 한 가지만 하겠다며 오히려 시장을 좁히는 직원을 만나면 다소 황당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만나 보니, 이분의 각오와 비전이 남다름을 알고, 김민지 대표는 이분을 오히려 밀어 주게 됩니다(p78). 업종전문화는 때로 레드오션의 뉴 블루 코너를 발견하는 신의 한 수가 되기도 합니다. 틈새시장하고는 또 좀 다른 의미입니다.
p114를 보면 김민지 대표 경영의 세 가지 핵심가치가 나옵니다. 첫째 진정성, 둘째 성장, 셋째 선한 영향력입니다. 앞에서도 나왔지만 내 업장에 오는 고객들에게 친절하자, 이건 물론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친절이 가식이면? 이것도 물론 불친절 무관심보다는 훨씬 낫습니다만 일단 가식도 24시간 뿜어내려면 본인부터가 피곤합니다. 게다가 가식 친절은 손 입장에서도 알아보기 때문에(신기하죠. 그런데 우리도 남이 나한테 가식인지 아닌지는 바로 알아봅니다), 별 효과도 없습니다. 그보다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나는 당신한테 돈을 받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해 주려고 한다, 이런 마음은 확실하게 전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희한하게도 그런 진정성 역시, 상대는 바로 알아봅니다. 우리가 그렇듯이 말입니다.
리더는 직원을 그저 사람 좋다고 옆에 둬서 조직의 비능률을 초래해서는 안 됩니다. 처음에는 칼 같이 용인(用人)하며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던 리더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타성에 젖고 아첨꾼의 농간에 놀아나며 회사를 스스로 말아먹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p170을 보면 김민지 대표는 이런 조직이 노정하는 세 가지 문제점을 정리합니다. 첫째 동기저하와 불만 증가, 둘째 부정적 팀 문화 침투, 셋째 성과 저하입니다. 이 책 곳곳에서 강조되는 게, 조직은 잘나가고 못나가고 간에 그 자리에 가만있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잘나가면 잘나가는 대로 부족한 구석을 끊임없이 보완해야 하며, 못나가는 조직은 당연히 그것대로 체질을 근본에서부터 들어엎어야 하는 것이죠. 책을 통해 김민지 대표의 혁신 의지, 날마다 새롭게 거듭나려는 몸부림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MZ세대 경영은 이래야 살아남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