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골든타임을 잡아라
김피비.그레이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트코인은 이제 금이나 달러, 주식, 채권처럼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확실히 자리잡았습니다. 통화, 법화(legal tender)라고 해도 정부의 신인도가 낮으면 그 화폐의 가치가 극히 불안정해지는 마당에, 아무런 가치, 실물에 의해 뒷받침되지 못하는 암호화폐가 어떻게 존속할 수 있겠냐고들 했으나, 블록체인 기술 발전이 나날이 향상되면서 이런 우려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이미 심판을 받다시피했습니다. 암호화폐 중에서도 비트코인은 그 인지도나 보급, 거래 활성화 면에서 타 코인을 압도합니다. 이제는 그저 저점을 다지는 구간이다 싶으면 무조건 들어가서 일정물량을 확보했다가 주기적으로 이익실현을 하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패턴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나 코인 투자 고수가 일러주는 기법, 인사이트가 있다면 이를 참고하는 게 하나의 지혜일 것입니다. 

p33에 나오듯이 블록체인을 가장 블록체인답게 만들어 주는 건 탈중앙화입니다. 신중한 정책 결정자가 개입할 여지가 없는, 제멋대로인 민간이 채굴하여 세상에 나오는 화폐가 어떻게 화폐 구실을 할 수 있느냐, 이런 우려를 씻어 주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사실 이미 통화론자들이 준칙주의라는 걸 오래 전에 내놓아서 법정통화라고 해도 현명한(?) 정책당국자들이 일일이 마사지하는 것보다 기계적인 원칙에 따라서 화폐정책이 운용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주장을 하긴 했습니다. 이제 수학적, 공학적으로 입증된 원리에 의해 채굴되고 무결성이 검증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나왔으니, 저 통화론자들의 오랜 이상(理想)이 전혀 예측 못한 방법으로 실현이 되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중 무엇을 사야할까? 저자는 다양한 알트코인들의 장점을 거론하면서도 결론은 역시 비트코인이라는 쪽으로 이끌어갑니다. 물론 알트코인들 중에서는 기존 비트코인 설계자가 채 짚지 못한 장점을 갖추거나, 유저들에 의한 개량이 꾸준히 이뤄지는 플랫폼을 갖춘 우수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에 널리 알려지고 이미 시장의 신뢰를 얻은 비트코인만한 암호화폐가 과연 앞으로 나올지, 이더리움이나 리플 같은 runner-up이 이 비트코인을 과연 추월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저자는 기술주 위주의 트렌드가 가치주 중심으로 곧 전환되고, 암호화폐 섹터도 혹독한 조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러나 진정 기술적으로 우수한 코인 시스템은 살아남을 테고, 그렇다면 미리 이를 매수해 두는 게 가치를 우선시하는 현명한 투자자의 선택이 아니겠느냐는 게 저자의 취지인 쪽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설령 무책임한 정보와 루머를 퍼뜨리는 악성 채널이라고 해도, 역시 사람은 책임회피가 가능할 때 본심이 솔직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모 어플이 정보의 보고(寶庫)라고도 불리는 듯합니다. 뭐 저도 자주 접속해서 필요한 정보를 탐색하기도 하니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로 첫째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듭니다. 우선 코인은 상/하한가 제약이 없습니다. 또 24시간 거래가 이뤄집니다. 이러니 오르면 미친 듯 오르고, 내리면 바닥도 없습니다. 위험천만하지만 고수익을 노리는 이들, 리스크 러빙 성향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죠. 다음으로 주식시장은 내부자가 정보를 악용할 우려가 크고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복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코인은 공부하는 만큼 정보가 얻어지고, 모르면 다 같이 모르는 판이니 그 점에서 공평합니다. 물론 거래소가 과연 투명하게 운용되는지, 사기꾼들이 대놓고 시세조종을 해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있는지 여전히 의심스럽기는 합니다. 판단은 각자가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정보를 어디서 얻는가? p159 이하에 여러 곳이 소개됩니다. 이래서 코인 책도 항상 최신 도서를 봐야 한다는 건데, 저자께서 여러 곳을 소개해 줘서 이미 알던 건 재확인을 하고, 모르던 곳은 앞으로 자주 들러 보게 다짐도 하게 되죠. 듄은 책에도 나오듯이 커뮤가 활성화되어서 유저들의 자유로운 의견이 오가고, 유익한 아이디어가 빠르게 공유되는 점이 좋습니다. 한국어 지원이 안 되는 곳이라 해도 본인이 알아서 개척, 적응해 나가야지 남이 떠먹여주길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p185 이하에는 지표 소개가 나오는데 이 대목도 타 코인책에서 잘 안 다루던 내용이라서 좋았습니다. 지표 맹신도 곤란하지만 주어진 정보는 모두 참고하는 버릇을 좀 들여야 합니다. 

NFT는 한때 큰 기대를 모았으나 지금은 열기가 죽었고 관련 자산에 물린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책 p239에 나오듯이 저자는 이를 긍정적으로 보며 앞으로 응용 범위가 거의 무한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년 전인 2021년 양산 통도사를 방문한 홍라희-이재용 모자의 행보는 앞으로 NFT 기술이 얼마나 널리 쓰일지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제스처이기도 했습니다. p263의 거래소 코인 이야기도 귀기울일 만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