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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즈 다낭 : 호이안·후에 - 최고의 다낭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ㅣ 프렌즈 Friends 28
안진헌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다낭은 길쭉한 베트남의 거의 정중앙에 자리한 곳입니다. 풍광과 기후 조건이 좋아서 미국은 물론 서유럽 일대에 널리 알려졌었고 최근에는 한국인들이 자주 찾아 우스개로 경기도 다낭시라 부르기도 하며 아예 현지에 눌러앉아 관광객 상대로 영업하며 생계를 잇는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여튼 휴가철에 들러 기분전환할 정도는 충분한 멋진 관광지이겠으며, 특히 동남아시아 주제라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안진헌 작가 솜씨라서 더욱 유익했던 책이었습니다. 이번 개정은 4년만에 이뤄졌습니다.
p32에는 다낭 최고의 카페 리스트가 나옵니다. 어느 나라를 가 봐도 멋진 카페는 알아 두었다가 방문해 봐야 현지에서의 멋진 운치도 살고 감상도 정리할 수 있겠죠? 맨먼저 소개되는 곳은 콩카페인데,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카페 이름이 "콩카페"이지, 그냥 "콩"이 아닙니다. 베트남어로 카페는 커피(coffee)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카페(프랑스어)라고 부르는 커피숍은 베트남어로는 콴카페라고 합니다. 앞의 "콴"이 한자 관(館)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럼 저 유명한 커피숍 "콩카페"의 뜻은 뭔가. 영어로 풀면 with coffee가 되겠습니다. 베트남어 "콩(일단 성조를 생략하자면)"은 "~과 함께"라는 뜻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한자 共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책은 다낭뿐 아니라 인접 호이안과 후에를 함께 다룹니다. p44에는 추천 코스가 나오는데, 두 코스의 차이점은 같은 3박4일이라도 호이안에서 1박을 하느냐, 아니면 호이안을 잠시 들르고 다시 다낭으로 돌아와 바나힐(프랑스 식민 시절 건설된 곳. p88에 자세한 설명 있습니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의 차이입니다. 이 문제는 관광객 취향의 차이이겠으므로 책을 잘 보고 각자의 사정에 따라 결정해야겠습니다. p58, p59에는 다낭을 한눈에 요약한 정보가 나오는데, 다낭의 이런 어트랙션들에 각자가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코스의 구체적인 차이가 생길 수 있겠습니다.
p72에 나오듯이 의외로 다낭국제공항은 규모가 작습니다. 갔다온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입니다. 물론 한국의 인천국제공항이 워낙 큰 곳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리 보일 수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해도 단촐합니다. 가 본 이들은 알겠지만 다낭이 무슨 한국인들만 빠글빠글한 곳은 아니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맞습니다. 미국인들한테도 "더냉"이라 하면 인지도가 꽤 높습니다. p73에 택시요금표가 나오는데 책에서도 그리 말하지만 이런 정보를 알고 가야 택시기사하고도 흥정이 가능하고 괜한 손해를 안 볼 뿐 아니라 예산을 짜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 한강은 서울의 중심을 관통합니다(해방 이후 기준이며, 사대문 기준이라면 그렇지 않습니다)만 신기하게도 다낭 역시 그 가운데를 흐르는 강이 쏭 한이라고 해서 우리 말로는 한강이 됩니다. "쏭"이 베트남어로 강이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머라이언이듯 다낭에도 인어 모양을 딴 명물 분수상이 있습니다(p81). p107 이하에 바인미라고, 우리 나라 사람들도 베트남식 식당에서 많이들 먹는 샌드위치 비슷한 음식이 죽 소개됩니다(종류가 많습니다). 바인은 중국어의 병(餠. 떡)에서, 미는 면(麵)에서 유래했습니다. 바인미는 외형이 프랑스의 바게뜨빵 비슷하지만 나중에 영향을 받은 건 별개로 하고, 어원상으로는 프랑스어나 포르투갈어의 빵과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p163에는 호이안에 대해 어떻게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안진헌 작가의 설명이 나옵니다. 한자로는 회안(會安)인데, 작가님 말씀대로 동아시아에는 회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참 많습니다. 이런 짧은 길이로나마 작가의 느낌을 직접 들을 수 있는 데서, 여행서로서의 품격이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p164에 나오듯 호이안에 바로 가는 방법은 없고, 다낭을 거쳐서 들를 수 있습니다. 이래서 한적한 시골인 호이안을 더 구경하느냐, 아니면 다낭의 편의시설을 더 찾느냐에 따라 같은 3박4일 코스도 결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p214에는 현지의 유명한 레스토랑인 "년키친"이 소개되는데,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그냥 베트남어를 앙파벳처럼 읽은 "니한키친"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우습지만, 이런 점까지도 알려 주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하겠습니다.
p230에도 나오지만 후에는 베트남 역사에서 중요한 고도(古都)일 뿐 아니라 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일이 많이 터졌기에 관광지말고도 지명도가 꽤 높고 역사책 자주 읽는 이들에게 그 특이한 발음과 함께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고도답게 역대 베트남 황제들의 위패를 모신 종묘도 자리합니다. 고려와 달리 조선은 외왕내제라고 할 것도 없는, 밀도 높은 사대(事大) 스탠스였으나, 베트남은 이처럼 자주의식이 강해서 내부적으로는 철저히 제호를 취한 게 눈에 띕니다.
다낭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갖춰진, 다낭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멋진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