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위한 마음 편지 - 이건희·이재용 회장, 장학사업에 5천억 투자
김용년 지음 / 행복에너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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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병철 창업자 시절부터 인재의 발탁과 양성을 가장 중시했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관리의 삼성", "인재의 삼성"이라는 말이 널리 통했습니다. 지금은 타 대기업과 삼성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서 저런 표현을 쓰기도 새삼스러운 느낌이지만(너무도 당연한 평가이므로), 여튼 오늘의 글로벌한 삼성이 있게 한 특급의 요인을 꼽자면 3대를 이어 온 인재경영 방침이겠음은 아무도 부인 못 할 사실입니다. 

창업자 호암 이병철, 수성(守城)을 넘어 사실상 삼성그룹의 중시조(重始祖)라 할 이건희 회장, 이 두 분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는 비교적 많은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재용 현 회장에 대해서는 (국민적 인기와 동정과는 별개로) 그의 비전이 무엇이며 앞으로 그가 무엇을 증명하려 드는지, 선대 두 분에 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그리 높다고는 못합니다. 작년('23) <성장을 위한 마음 산책>을 행복에너지 출판사에서 펴내기도 했던 김용년 저자는 본인이 베테랑 삼성맨 출신이기도 하며, 삼성 인재경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장학재단 업무를 20년 간 수행한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그의 붓끝을 통해 파악하는 이재용 회장의 인재양성 경영 철학의 핵심이라서 더욱 유익하고 흥미로웠습니다.  

고 차범석 극작가는 "껍질이 째지는 아픔 없이는" 사람이건 자연이건 어떤 성장이 불가능함을 그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을 깨우친 바 있습니다. p83에서 김용년 저자는 "변신의 길을 택한 솔개"의 비유를 들며, 사냥 능력을 잃은 부리, 발톱, 무거워진 깃털을 아주 고통스럽게, 스스로 제거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먹이를 공격할 수도 없고 제대로 비행할 수도 없습니다. 솔개라고 신체적 고통을 못 느끼겠으며 오래 같이한 신체부위에 대한 집착이 없겠습니까? 그 역시도 치열하고 잔인한 자연의 경쟁 속에서 살아넘기 위해 이런 살벌한 변신 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일개 짐승의 결의와 생리가 이러할진대 사람은 얼마나 독해지고 철저히 각성해야 하겠습니까. 

p115 이하에는 원숭이의 기다림 우화가 나옵니다. 우리는 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왜 원숭이는 나무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계속 짐승의 삶을 살아야 했으며,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 되어 오늘날과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기다림의 미학에 대한 이해이며, 다른 하나는 세상의 이치를 멀리서 볼 줄 아는 안목입니다. 사람은 이를 갖추었고, 원숭이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 정도로만 정리하고 넘어가도 될까요? 사실 겉모습에 가려진 진실을 보지 못하거나 보려 들지 않고, 당장 성과가 안 난다고 안달복달하는 어리석음은 오히려 우리 인간들이 매우 자주 노출하는 작태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정작 비판 대상이 된 건 원숭이가 아니라 지혜를 갖추지 못한 우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p147에서 젊었을 적 삼성맨 시절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들려줍니다. 지금처럼 경제 발전을 이루는 나라도 아니었고 한국인이 적응하기 힘든 기후와 풍토였기에 저자께서는 병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섰었다고 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생각난 이들은 당연히 사랑하는 가족들이었습니다. 저자가 당시 가장 가슴아팠던 건, 왜 평소에 그들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 자주 진심을 표현하지 않았으며 더 살뜰하게 챙기지 않았던가 하는 회한이 밀려와서였습니다. 우리들도 내 곁에 항상 있는, 언제나 내 편인 분들에게 고마운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아주 예전 TV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게 있었다고 하며 한문관용구 중에도 "笑門萬福來"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p199에서 저자는 "웃음은 삶의 필수 요소"라고까지 말씀합니다. 세상 돈이란 돈은 다 쓸어담는 화려한 삶을 살아도 얼굴에 웃음이 머금어질 날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웃음을 통해서만이 우리의 신체에 건강함이 깃들 수 있습니다. 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는데, 마찬가지 이치로 누가 내게 찾아와서 위로해 줄 걸 기대하지 말고, 내 스스로가 나를 독려하며 합당한 동기부여를 해 주려는 노력이 또한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씀합니다. 소와 사자가 아무리 서로 사랑에 빠져도 올바른 사랑의 결실을 못 맺는 이유는 서로 말이 안 통해서라고 하는데(p232), 우리들도 주변의 사람들과 유감없이 사랑하려면 평소에 소통의 언어를 나눠야 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입니다. 

이 책의 제3장은 특히 이재용 현 회장의 경영 철학에 대한 해제로 채워졌습니다. 그의 리더십을 요약할 때 보통 유강(柔剛)이라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쉽게 풀어쓰면 외유내강입니다. 재벌치고는 소탈하고 격의없이 타인들과 어울리는 스타일이지만 속에는 엄청난 내공을 갖추었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고 파운드리 역량이나 HBM 생산능력이 내외에서 의문부호가 찍히는 요즘, 그가 부디 조부나 부친처럼 초인적인 자질을 발휘하여 모두를 구해내길 기원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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