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바로쓰기 속담편 저학년 2 - 개정2판 글씨 바로쓰기 경필 시리즈
컨텐츠연구소 수(秀) 기획 / 스쿨존에듀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에 이어 초등 저학년용 속담으로 바른 글씨쓰기를 가르치는 교재입니다. 1권 표지에는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가 적혔는데, 이 둘째 권에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며 문장 끝에 느낌표까지 붙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깔끔하게 쓰인 글씨 안에 담겨야 더 진정성 있게,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는 뜻 같습니다.  

전 우촌초 교장 김연숙 선생님의 서문(p3)을 보면 "경필"이라는 단어 뜻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붓과 대비된, 딱딱한 필기도구를 사용하여 궁서체로 쓰는 펜글씨." 경필(硬筆)에서, 앞의 경이라는 글자는 단단하다는 뚯입니다. 붓은 그와 반대로, 대단히 부드럽지 않습니까. 김연숙 선생님은 "어린이들은 꼭 궁서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도 하십니다. 글자 크기가 들쭉날쭉함 없이 일정한 크기만 유지하게 써도 성공이라고 하시네요. 또 경필 연습 텍스트로 속담을 고른 것도, "속담 속에 든 풍자와 유머를 보고 언어적 통찰력과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며 그 고유한 교육적 효과를 지적합니다. 독자로서, 과연 그렇겠다며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p29에는 "손도 안 대고 코 풀려 한다."가 나옵니다. 행(=줄)이 바뀌긴 했어도, "풀려"와 "하다"는 분명히 띄어서 쓰였는데, 본용언과 보조용언 관계여서 그렇습니다. 1권에 등장했던 두 캐락터가 또 보이는데, "설거지"가 맞는 표기이겠습니다. 페이지 중간에 보면 "손도 안 대고 남의 도움만 바라는, 노력 없는 뻔뻔한 행동을 비판하는 교훈"을 독자들에게 상기합니다. 국어를 배움과 동시에, 사회 생활에 더 잘 부합하는 바른 심성, 인성까지도 교육할 수 있는 소재이겠습니다. 또, 이 교재가 손을 부지런히 놀려 바른 글씨를 가르치는 목적인 만큼, 글씨 잘 쓰려는 근면한 습관 배양과도 연계되는 교훈이라 하겠습니다. 

"업은 자식에게 배운다."라는 속담이 p38에 나옵니다. 이 교재에 나온 모든 속담은 그 속뜻에 대해 바로 당해 페이지에서 쉽게 풀어 주는 난이 마련되었습니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도 겸허하게 배울 것은 있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업은"이란 말은 "자식"을 꾸미는 관형어이며 등에 업었다는 뜻입니다. p44를 보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가 나오는데, 아래 두 캐릭터가 어제 싸운 급우와 짝이 되었다며 이 속담을 인용합니다. 어렸을 때는 옆 친구와 자주 싸우며 감정이 상하기도 하죠. 원수라는 단어의 뜻을 모를까봐 역시 설명을 친절하게 달아 놓았습니다. 

1권도 그랬지만 이 교재는 가끔 콩트를 실어 학생들의 지루함을 피하고자 합니다. p57을 보면 토끼와 거북이가 등장하여 경주를 벌이던 지난날을 회고합니다. 이들은 경주만 한 게 아니라, 용왕님을 언급하는 것으로 봐서 토끼의 간 이야기에 나온 그 당사자들이기도 한가 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인 셈인데, 실제로 이 콩트에서 둘은 외나무다리에서 딱 마주쳐 누가 먼저 건널 지를 놓고 실랑이 중입니다. 그러나 결말은 해피엔딩인데, 지난 사연을 감안하면 재미있는 구성입니다.   

1권의 굼벵이처럼, 이 2권에는 베짱이(p67)가 등장하여 초등 저학년들에게 맞춤법의 난도를 높입니다. 콩트 도중에는 속담이 부호로 가려져서, 어떤 문장이 들어가면 뜻이 잘 통하겠는지를 묻습니다. 앞선 콩트에서, 갈등하던 두 인물, 아니 동물들이 결국 화해하고 대립을 해소한 반면, 개미와 베짱이는 끝까지 의견을 달리하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상황을 떠올리며" 답을 맞혀 보라는 요구를 함으로써 교재는 학생들의 문맥 파악 능력을 증진시키려 합니다. 

p70을 보면 "형만 한 아우 없다"가 나오는데, 이 역시도 띄어쓰기에 유의해야 합니다. p75에 "혹 떼려 갔다가 혹 붙여 온다."가 나오는데, 그 베짱이처럼 생긴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여 이 속담에 걸맞은 재미있는 경험담(?)을 들려 줍니다. p78 이하에는 경필 연습란 없이, 여태 나온 모든 속담들을 가나다순으로 총정리합니다. 

"글씨를 바르게 쓰는 것은 곧 마음을 바르게 갖는 것이다." 김연숙 선생님의 말씀을 두고두고 새기게 되는 교재 공부였던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교재를 초등 저학년에게 공부시킨 후, 어른이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