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따라하기 오사카·교토·고베·나라 - 2024-2025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오원호.정숙영 지음 / 길벗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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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로서 오랜 역사에 걸맞게 많은 문화 유적을 지녀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일본 전국 시대의 최종 승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곳에 기반을 잡고 실권자로 군림했는데, 그의 사후 유족 중심의 세력이, 도쿄에 웅거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결전을 벌여 끝내 패배한 역사적 사실도 있습니다. 관동의 도쿄와 관서의 오사카는 이후로 일종의 라이벌리가 형성되었는데,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서도 도쿄 출신 주인공 쿠도 신이치와 오사카에 사는 핫토리 헤이지가 은근한 앙숙인 설정도 이를 반영합니다. 

이 책은 오사카뿐 아니라 간사이[關西] 지방의 명소, 교토, 고베, 나라 등도 두루 짚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간사이의 여행 핫플, (특히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만의 피처인) 포토 스팟, 현지의 필수 먹거리, 필견 카페, 쇼핑명소 등을 개략적으로 짚습니다. 간사이에는 이름난 온천도 많은데 여기도 따로 묶어서 소개됩니다. 후반부에서는 한국에서 간사이로 접근하는 교통편 등을 체크한 후, 간사이 4대 도시들을 차례로 꼼꼼하게 소개합니다. 총론과 각론이 조화를 이룬 체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영화사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미국 올랜도에는 물론 세계 곳곳에다 테마파크를 개장하여 손님들을 모읍니다. 아시아에는 북경, 싱가포르에 소재하며, 이들보다 더 일찍 오사카에 재팬 사이트가 들어섰었습니다. 1983년에 도쿄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섰으니 대략 18년 후에 라이벌 도시 오사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를 유치하여 경쟁구도 하나를 더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p27에서 p45까지, 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에 대한 가이드가 아주 자세하게 이어집니다. 놀이기구 빨리 타는 팁까지 소개되었으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관람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뒤 p175에, 칸사이 지역의 어린이를 위한 명소들이 따로 소개됩니다. 

오사카 교외에는 멋진 거리가 많은데 p81에 소개된 텐진바시스지[天神橋筋]가 그 중 하나입니다. 텐진바시라는 다리[橋]가 있고 그 인접 지역[筋. 스지]의 거리입니다. 중국 베이징에는 천진(天津)이라는 항구도시가 그 곁에 있는데 우리로 치면 서울의 인천 격이고 이곳의 현지어 발음은 톈진이라서 다릅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이 페이지에서처럼 여행 작가의 품격, 개인적 상념이 담긴 한 편의 짧은 에세이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텐진바시스지에서 느낀 개인적 소회를 표현했는데, 타 여행서에서는 보기 힘든 컨텐츠라서 여행의 추억과 깊이가 한층 더해집니다. 바로 다음에는 료안지[龍安寺]가 소개되는데, 이곳의 "지"는 불교 사찰이라는 뜻이라서 앞에서와는 다릅니다. 

요즘은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바가지 안 씌우고 가성비 좋은 상가, 상점 정보를 공유하여 찾아가는 풍조가 널리 퍼졌다고 합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여행서 시리즈는 저렴한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따로 마련하는 것도 특장점인데, p192 이하에 3코인즈라든가 라코레 같은 샵들이 소개됩니다. "고급스러운 퀄리티에 그렇지 않은 가격"이라는 문구가 재미있습니다. 물론 가성비를 굳이 따지지 않고 두루 좋아할 만한 쇼핑 스팟들도, 다이마루 신사이바시 지점이라든가, 돈키호테 같은 곳들이 소개되네요. 

여행 계획은 각자가 자기 취향, 예산 등에 따라 주체적으로 짜는 게 맞겠습니다만 우리들은 다들 결정장애가 있습니다. 이렇게 정보가 많이 주어진다고 해서 모두가 그를 잘 활용하여 나만의 계획을 짤 수 있는 건 유감스럽게도 아니죠. 책에서는 그래서 칸사이 4박5일, 7박8일 추천 코스를 p220, p221에 제시했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여행자라면 이 코스에 따라 몸을 맡기면 되겠습니다. 

무작정따라하기 시리즈의 장점은, 말그대로 무작정따라하기만 해도 멋진 여행이 될 수 있게 실용적이고 정확한 정보들이 제시되었다는 거죠. p246만 봐도, 고베에서 오사카 가는 방법을 JR, 한큐[阪急], 한신[阪神] 등 다양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또 무작정따라하기는 음식 정보가 많다는 점도 정말 최고인데, p258 이하에서는 미나미 지역의 빼어난 맛집이 예쁜 지도, 상점 들이 줄을 서서 독자를 맞이합니다. 또 제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피처가 바로 음식 사진들인데, p270에 도열한 메뉴들을 보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습니다. p283의 맛집 후센[風泉]의 오반자이[おばんざい, お番菜] 사진을 보니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p344 이하에는 교토 여행 코스 7개가 제시되는데 각각 QR 코드가 붙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부, 남부, 서부, 북부 네 군데로 나뉘어 명소들이 분석되는데, 이 코스들에도 QR 코드가 붙은 게 많습니다. 북부의 명소로는 신뇨도[眞如堂], 긴카쿠지[銀閣寺] 등이 눈에 띕니다. p376의 긴카쿠지(중부), p401의 킨카쿠지(서부)는 발음이 비슷한 것 같아도 은각사와 금각사로 다릅니다. 금각사(金閣寺)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로도 유명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p391의 수족관도 추천됩니다. p392에는 임란 때 귀를 베인 조선인들의 한이 서린 귀무덤도 나옵니다. 일본의 군주는 1868년 명치 유신 성공 후 도쿄로 옮겼지만 그전에는 내내 교토에 거했는데(그래서 이름도 京都지요), p361에는 고쇼[御所], 센토고쇼[仙洞御所] 등이 소개됩니다. 

고베도 온갖 볼거리가 자세히 소개되는데, 특히 저는 키타노이진칸[北野異人館]에 대한 정보(p445)가 자세해서 좋았습니다. 또 나라에서는, 담징이 그린 금당벽화로 유명한 호류지[法隆寺]가 멋진 사진들과 함께 속속들이 설명됩니다. 간사이 여행서이기도 하고 아예 간사이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될 이 멋진 책 덕분에 일본 여행이 매우 알차질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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