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이 그리고 꾸준하게 - 남아공살이 7년 차, 바닥을 딛고 일어난 한 여자의 도전기
최주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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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요즘 세계 곳곳에 진출하여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에 적응하고 터잡고 안정적으로 사는 건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영어가 공용어인 남아공 같은 나라에서 영어가 안 된다면 이는 보통 어려운 사정이 아니겠습니다. 저자 최주선 대표께서는 남편분, 자녀들과 함께 남아공으로 이주하셔서 생의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고, 지금은 크게 성공하여, 자신처럼 처음에 힘든 적응 구간을 거치는 데에 도움을 주십니다. 또 최 대표님은 기독교 선교사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체질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일로써 아이를 돌보는 건 다르다(p44)." 참 이상하게도, 내가 나고 자란 환경에서는 오히려 내 자신이 누구인지 파악이 어렵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잘하고, 내 재능이 어느 쪽인지에 대해 자신이 잘 모르는 수가 많습니다. 아마도 이런저런 관계, 체면 때문에, 타인(친지, 가족, 동문)이 보는 시선 안에서 내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아공에 처음 건너가서 가장 어려웠던 건 영어가 안 되어서 무슨 의사소통이 불가능했던 점이었습니다. 

정착 초기에 겪었던 어려움을 들려 주시는 대목에서 제가 느낀 건, 우리 나라 사람들은 참 타지에서조차 남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무리 영어가 안 되어도, 제대로 대응을 안 하면 당장 내가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도 "땡큐"라며 대충 얼버무리고 멋쩍음만 면하려 하니 말입니다. 최 대표님뿐 아니라 한국인 90%가 아마 이렇게 행동할 것입니다. 어디 가서 잘 살아남으려면 일단 낯을 가리거나 열적어하는 내성적, 소극적 태도부터 버려야 할 듯합니다. 

현지에서 자금이 소진되어가다 보니 무슨 일이라도 해서 돈을 버셔야 했는데, 이 역시도 한국에서라면 쉽사리 결단 못 내릴 일이긴 합니다. 속성으로 배운 기술로 적은 요금만 받고 머리를 잘라 주셨다고 하는데, 하다 보니 이쪽으로 기술이 있음도 알게 되고 생각 외로 잘되셨다고 합니다. 참 이래서 사람은, 전혀 낯선 환경에 일부러라도 나를 노출시켜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한국에서 계속 어린이집 교사로 봉직하고 현실에 만족하셨다면 과연 이렇게 성공하셨을지 아무도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영어를 잘한다 못한다는, 이게 재능의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재능이 없어도 영어를 자주 쓰는 환경에 어려서부터 노출되면 남 보기에 잘해보이는 것이고(심지어 이런 것도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국에 가서 처음부터 영어를 척척 잘하면 물론 그건 바람직하지만 대표님처럼 고생고생하다가 완전히 눈이 뜨여서 달인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겁니다. 게다가, 본인이 쌩초보로서 맨땅에 헤딩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자신처럼) 끌어올려 주는 일에는 누구보다 많은 노하우가 있지 않겠습니까. 

최대표님의 놀라운 점은, 기독교 선교 목적도 겸하여, 한국에서 못다 피웠던 보육 사업의 꿈을 남아공 현지에서 기어이 성취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곳의 조건이라는 건 열악하기 짝이 없었는데,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양질의 어린이 돌봄 시설을 개척, 완성해 내고야 마는 과정(p196)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또 한번 내가 서투르구나 하는 점을 확인했던 분야에서, 초기 좌절을 딛고 정반대로 대 성취를 해낸다는 게 진짜 어려운데, 자신의 취약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특히 소리튠이라는 시스템에 의거하여 자신을 영어 달인으로 거듭나게 만드는 과정(p90)도 대단했습니다.  

대표님은 "뭘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힘도 덜 들고 성과도 빨리 난다"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대표님 같은 분은 일단 확신이 서고 발동이 걸린다 싶으면 노력하기도 참 악착같이 하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잘못된 방법으로 애를 쓰면 힘은 힘대로 소진하면서 의욕도 상실하고 재기의 가능성마저 스스로 위축하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회원들에게 맞춤형으로 조언하면서 강점은 더욱 키우고 단점은 보완하는 맞춤형 코칭, 예컨대 p224의 "기초 훈련이 잘 되셔서 소리가 단단하고, 자음의 특성, 모음의 조음기관을 완벽하게 이해하신 것 같다"는 조언은, 고객들에게 정말 큰 만족을 주지 않겠습니까? 또 이 책에서 뻬놓을 수 없는 게 책쓰기 코칭 코스를 통해 저자로서, 사업가로서 거듭난 대목인데, 자기계발을 위해 애쓰는 독자들에게 시사점이 참 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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