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5가지 행동과학
가브리엘 로젠 켈러만.마틴 셀리그먼 지음, 이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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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이란, 저자 가브리엘라 로젠 켈러만이 확립한, 성공을 위한 다섯 가지의 행동 원칙입니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 하버드를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수석으로 졸업한 분이라면 정말 대단한 두뇌와 끈기를 지닌 분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저자 마틴 셀리그만 교수도 긍정심리학의 대가로 여태 우리 독자들이 그의 저서를 익히 읽어 본 분이죠. 

야구에서는 멘털 미스테이크라는 게 있습니다. 유격수 등이 자기 앞으로 오는 공을 놓치고 알까기(fumble) 같은 짓을 했을 때, 그 선수가 반사신경이 둔하다거나 글러브 핸들링이 서투르다거나 타구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거나 한 게 아니라, 잠시 몸이 삐끗해서, 혹은 순간 주의가 흐트러졌다거나 할 때 이런 말을 씁니다. 스포츠뿐 아니라 일반 직장, 조직에서도, 이러이러한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자원을 인풋했을 때 이만한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저효율만 초래될 때가 있습니다. p7에 나오는 대로, 사람의 morale, attention, attitude 같은 것들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데 이걸 두고 human error라고 합니다. 이런 휴먼 에러는 대개 부정적인 마인드셋, 비관주의에 기인하는데, 원인이 이쪽에 있는 이상 이 방면을 개선하여 각자의 (썩히기 아까운) 포텐셜을 유감없이 발휘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들은 투모로마인드(tomorrowmind)라는 걸 강조합니다. p17에 나온 정의를 보자면, "변화를 예측하고, 적절히 계획하고, 차질에 대처하고, 모든 잠재력을 달성하게 해 주는" 그런 정신을 뜻한다고 합니다. p28을 보면, 첫째 예측력(P), 둘째 회복탄력성(R)과 인지적 민첩성, 셋째 창의력과 혁신(I), 넷째 사회적 지지(S)를 구축하는 빠른 라포(rapport), 다섯째 의미(M)와 중요시하기 등입니다. 이 다섯 요소의 두문자를 딴 게 PRISM입니다. 이 다섯 요소는 우리가 익히 보던 것도 있지만, 5대 원칙에 꼽힐 만큼 자주 부각되던 미덕은 아니지 않았던가 싶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서문에서의 개략적인 설명만 들어도 과연 그렇겠다 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렇구나, 이 덕목들은 진즉에 더 강조되고 발견되어야 했었구나.' 각론을 읽어 보면 더 강하게 설득됩니다. 예화가 풍부해서 읽는 과정이 더 재미있습니다. 

혁신은 오직 인간만의 특징입니다. 인간은 기존의 것과 똑같은 것을 참지 못하며, 지루한 환경에 놓이면 이를 탈피하려고 좀이 쑤셔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기술과 예술을 발전시켰으며, 영어에서 두 단어는 모두 art라는 말로 표현됩니다. p45를 보면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의 경쟁에서 이긴 이유 중 하나가, 네안데르탈인의 문화, 기술은 비교적 정체 상태였던 반면, 호모 사피엔스의 그것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어떤 기술이나 성취가 만족스러우면 만족스러울수록 이를 얻어낸 사람들은 그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안주하려는 습성이 있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더 발전이 없다면, 나보다 훨씬 못하던 이들에게 어느새 추월당하고 말죠.   

책 p87에서는 2007년 미 국방부가 제대군인들이 겪는 PTSD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를 분석합니다. PTSD는 이미 베트남 전 당시부터 큰 문제가 되었고 독립된 질병으로 간주되어 많은 연구가 행해졌습니다. 그러나 2007년의 경우는 너무도 많은 이들이 이 질환을 호소했고, 미 정부 기금이나 보험 재정은 거의 바닥날 지경에 달했는데 마땅한 치료책도 없었습니다. 이때 질 체임버스 대령의 용역 의뢰로 이 문제 해결 자문을 받은 공저자 마틴 셀리그만은 기발하게도 정반대 방향에서 출구를 찾았습니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라고,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오히려 이를 정면돌파하여 종전보다 더 강한 멘탈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제시한 겁니다. 이를 (역설적이게도)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라고 부르는데, 이 과정에서 병만 극복하는 게 아니라 더 유망한 장래 개척을 위한 자질까지 장착하는 셈이니 전화위복이라고 하겠습니다.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저자는 이런 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합니다. 정녕 타격으로부터 재기하고 종전의 활력을 회복하려면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어떤 호조건을 물색할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용수철처럼 툭툭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달리기에서 넘어졌는데 이 각도로 일어서야 덜 아프겠지, 조금만 쉬었다가 일어서자 처럼 어떤 궁리를 하며 머뭇거린다면 이건 벌써 레이스에 계속 참여할 마음이 없는 선수입니다. 경기를 포기할 작정이 아니라면 즉시 발딱 일어서는 게 정상입니다. 회복 탄력성은 어떻게가 아니라 언제의 문제이며 그 답은 언제나 "지금(p141)"이라는 게 저자의 확신에 찬 결론입니다. 

예측력(prospection)이란, 언제나 환경이 급변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그에 알맞게 민첩한 정신의 안테나를 가동하려는 자세에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뷰카(VUCA)인데,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약자입니다. 예측력을 키우는 데도 일종의 근육이 필요한데, 첫째 시나리오 계획, 둘째 그로우 모델(바람, 결과, 장애물, 계획) 등을 활용하라고 합니다. 창의력은 인간만의 고유한 재능이므로(p283), 이런 개인의 창의력을 조직 단위에까지 확장(p328)하는 게 다음 단계의 리더에게 부과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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