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교과서 3 : 고객편 -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이 장사다 장사 교과서 3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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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두 권에 이어 이 책은 자영업자 사장이 어떻게 나의 고객들을 분석하고 응대할 것인지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책 앞표지에는 저자가 직접 쓰신 글씨체로 "이 책이 당신의 앞날에 등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그만큼 장사는 현장에서 매우 절박하게, 많은 사장님들이 자신의 앞날을 걸고 치열하게 벌이는 전투와도 같습니다. 경쟁자들에게 밀리면 죽는 것이며 한번 말아먹고 나면 재기도 힘듭니다. 성공한 분의 상세한 회고담을 듣고 나는 과연 무엇이 잘못되거나 좀 부족했는지 복기해 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장사 교과서 시리즈 전에도 저자는 자신의 안경점이 특별한 성공을 거두었던 비결을 정리한 <안경 혁명>이라는 책을 쓰신 적 있고 저도 리뷰를 남겼었습니다. 이 책 p59를 보면,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의 복장이나 분위기 등을 보고 얼마나 예산을 갖고 무슨 생각으로 여기 들어왔는지 빠르게 살펴 보는 저자의 노련한 안목이 서술됩니다. 돈이 많지 않은 분에게 고가의 상품을 권해 봐야 소용 없겠고, 반대로 넉넉한 형편이 한눈에도 척 보이는 이에게는 그 임하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특히 재미있는 대목은, 겉으로 보아 어떤 부류인지 내게 감이 잘 안 오는 고객에게는, 가장 최상의 제품을 나중에 척 권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대목입니다. 이 파트에서도 유능한 영업사원이 얼마나 큰 몫을 해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일화가 소개됩니다. 이래서 잘하는 직원은 사장이 직접 가서 스카우트도 해 온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객 만족을 넘어서, 고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시켜야 한다(p98)." 이 파트에도 사장님들이 신경 써서 공부해야 할 포인트가 많이 나옵니다. 한 예로, 닭갈비를 아무리 맛있게 만들어도 사장님이나 셰프가 공을 들이는 만큼에 비례하여 고객들이 그 수고와 탁월성을 일일이 알아봐 주지는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말입니다. 다른 가게들도 다들 자기 방식대로 맛있게 만들고, 사람의 입맛이란 게 다 다른 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닭갈비집은 레스토랑 분위기를 내어 고객들이 더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저자께서는 자신의 안경점에 미용실 의자를 도입하여 색다른 효과를 내었고, 아드님이 갖고 놀던 건담 모형들을 죽 전시하여 분위기를 살짝 바꾸기도 했습니다. 실내 분위기를 바꾸는 건 돈이 들어 못 한다는 반응도, 이처럼 돈이 적게 드는 아이디어 현출 앞에서는 할 말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고객은 생리적으로 돈 쓰는 걸 아낍니다. 이런 사람들한테 무조건 "우리 집이 싸다(p121)."라고 권해 봐야 소용없다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왜 여기서 물건을 사야 당신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그 고객의 논리와 입장에서도 수긍이 가게 설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안경은 5년을 못 쓰느냐?라고 묻는 고객한테 가장 소중한 눈 건강에 월 만 원 투자하는 셈치라는 설득은 언제나 잘 통했다고 합니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만 갚는 게 아님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착용감이 좋으면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포인트도 고객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하시는데, 역시 사람 상대하는 장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님이 다시 확인 가능합니다. 

p136을 보면 참 민감한 이슈가 나옵니다. 공장에서 출고된 안경테에 흠이 발견되고(즉, 안경점 사장의 잘못은 아님) 이걸 이미 다 찍어나온 상태에서 고객에게 정직하게 말을 하느냐, 아니면 그냥 줬다가 나중에 고객이 클레임 걸면 그때서야 처리를 해 줄 것인가. 도의상으로야 당연히 전자로 나가야 합니다만 이 경우 고객들은 불안해하거나 오히려 해당 안경사를 질책한다고 합니다. 반면 후자의 경우 일단 거래가 이뤄진 후이기 때문에 고객은 보다 조심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려 오니, 사장은 전자를 택할 수 없지 않냐는 건데요. 이는 정말 난감한 상황이죠. 저는 소비자들도, 저런 경우를 맞닥뜨렸을 때 역지사지하여 오히려 "착한 사장님(즉 전자)"한테 고마움을 표시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는 편이, 다음에 이 사장님을 만날 때 여전히 정직하게 대할 필요가 있는 사람으로 그가 나를 대하게 하는 전략이기도 하며, 만약 내가 짜증만 낸다면 아 역시 장사는 사기치면서 하는 게 맞구나 하는 확신을 그 사장한테 심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역시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잘 녹아 있는 책이라서 재미있게도 읽히고 많은 점을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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