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체코 - 최고의 체코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4~’25 프렌즈 Friends 37
권나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체코는 대략 10년 전부터 한국인들도 새삼 그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알아 보고 부쩍 자주 찾기 시작한 나라입니다. 이곳은 합스부르크 제국이 공을 들여 경영하던 제법 넓은 영지였고, 독립된 군주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은지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선명한 정체성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냉전 시대에도 고유의 문화가 발달했음은 물론 공산권 중에서는 공업이 비교적 잘 발달한 지역이라서 생활 수준이 높았습니다. 따라서 관광 인프라도 좋을 뿐 아니라 개성 있는 문화 유적도 많아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많은 손님들이 구경 오는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15세기 초에 완성된 카를 교(橋)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아주 유명한데, 이 이름이 유래한 카를 4세만 해도 보헤미아를 고유의 영토로 다스리던 군주였고 합스부르크 가(家)보다 더 명망 높던 혈통이었습니다. 이랬던 가문과 국가가 한번 세력을 잃고 나니 백성은 백성대로, 왕가는 왕가대로 쪼그라들어 강대국의 핍박을 받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으니 한국인들에게도 남 일 같지 않은 사연입니다. p142에 카를교 박물관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이 나옵니다. 

p154를 보면 우 파보우카, 체르나 마도나 같은 카페 명소들이 소개되는데, 체코가 원래 가톨릭 전통도 유구하지만 프라하의 defenestration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종교개혁의 본고장이기도 하며 더 오래 전에 위대한 후스도 배출했을 만큼 신교의 개성도 강하게 풍기는 고장입니다. 자유분방한 예술가들이 터잡아 활동하고 공업이 발달한 것도 진취적인 프로테스탄트들의 영향이 없었다고 결코 단정할 수 없습니다. 

p170에도 나오듯 체코의 랜드마크 하면 또 성 바츨라프 기마상이 유명합니다. 이처럼 유럽은 게르만, 슬라브 가리지 않고 상무(尙武)적인 기질이 강했으며 귀족 신분제 자체가 무장의 배타성에 상당 부분 기반하여 유지되었습니다. 물론 귀족들 사이에 문예의 교육도 중시되었지만 기본적으로 자기 방어가 가능할 정도의 무술은 필수 소양이었으며 무력으로 나와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능력이 없다면 올바른 귀족 대접을 받기 어려울 정도였죠. 같은 페이지에 나오는 국립 박물관은 외국의 관광객들이 반드시 둘러보고 이 나라의 매력에 푹 빠져 볼 수 있는 필수 코스입니다.  

로마 대약탈로 인해 교황청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시의를 잘 탄 마르틴 루터의 가르침이 유럽 곳곳에 스며듦에 따라 종교의 자유는 시대의 대세가 되었습니다. 17세기 초 들어 30년 전쟁이 터지고 실력 위주 의 풍조가 확산됨에 따라 가장 출세한 인물 중 하나가 용병대장으로 유명한 폰 발렌슈타인이었는데 책 p214에 그의 궁(宮)과 정원이 소개됩니다. 한국 중등 교육 과정에서는 잘 다루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인지도도 높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이죠. 바로 맞은편에 카프카 박물관이 나오는데 이 역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사랑받는 문인을 테마로 삼은 곳입니다. 

13세기 보헤미아 왕국(이미 이때 대공령 따위가 아닌 버젓한 왕국이었습니다)의 위세를 드높인 바츨라프 2세 때의 영화를 증명하는 쿠트나 호라(p308). 은이 화폐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건 중국에서도 명대에 들어와서나 가능했는데 보헤미아에서는 이미 이때 은광에 기반하여 조폐 기능까지 행했다는 게 놀랍습니다. p314를 보면 성 바르바라 성당이 나오는데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본 곳입니다. 그 내역은 수호 성인(성녀)인 바르바라의 행적을 기림인데 책에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우리처럼 전화(戰禍)와 외침(外侵)을 많이 겪은 나라이지만 p390 이하에 잘 나오듯 고딕 양식의 종교 시설이 이처럼 잘 보존된 나라도 드물다 싶을 만큼, 대체 나라 전체가 예쁘고 개성 강한 유적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체코입니다. 그런가하면 모던한 카페나 맛집도 많아서 유럽 안에서도 젊은이들이 분위기를 사랑하고 즐기는 힙한 맛집이 많아서 요즘 같은 국경 없는 시대에 세계 각국의 청춘들이 모여 추억을 만드는 체코. 한 권의 컴패니언과 함께 멋진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