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마약 변호사를 하는가 - 당신이 알지 못하는, 약한 사람들의 이야기
안준형 지음 / 세이코리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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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표지에 보면 우리들이 TV에서 자주 봤던 손수호 변호사의 추천사 일부가 인용되었습니다. 변호사란, 과연 사람 자체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직업일까요? 이 책을 읽어 보면 과연 저자 안준형 변호사는 그런 분인 것  같았고, 누군가를 옹호한다는 건, 혹은 신랄히 비판한다는 건, 그 당사자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 나아가 사회의 구조적 본질에 대해 깊은 생각을 거친 후에라야 그 결과가 온당해지는 작업이겠음을 깨닫게도 되었습니다. 

한국은 이미, 예전에 누렸던 마약청정국이라는 지위를 잃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마약은 그 제조처에서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 도달될텐데, 이에 관여한 모든 이들이 처벌되는 아주 중대한 범죄의 주된 테마입니다. 책을 읽어 보면 이른바 "드랍(p45)"이라는 수법으로 이를 중간에서 단계별로 이동시키는 양태가 서술되는데,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쩌면 이렇게 쉽게 마약 소비에 노출되었는지 개탄스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합니다. "특정 마약 사건에 관련된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하는 건 생각보다 매우 쉽다." 혹시라도 짧은 시간에 큰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유혹에 빠지거나, 한 번 정도야 어떻겠냐는 안이한 생각이 든다면 이 말을 꼭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저자는 직분이 변호사이니 만큼 마약을 직접 소비한 이들을 맡아 변호한 적이 많았다고 합니다(이 책이 쓰인 한 동기이기도 하겠습니다). 대체 왜 마약을 흡입하려는 것일까? 단 한 번의 시도만으로도 이미 뇌는 그것이 안기는 엄청나게 황홀하고 달콤한 효과를 기억하기 때문에, 설령 엄격한 단약 절차를 거치고 이후 재활에 성공했다고 쳐도 그 사람은 엄청난 의지력을 앞으로도 발휘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다시 마약에 이끌릴 확률이 아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이 사례에 대해서는 p116 참조). 사실상, 마약의 악폐로부터 완전히 해방될 방법은 없는 셈인데, 이를 교육이나 캠페인을 통해 모를 리 없는 한국인들이 왜 마약에 손 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일까요? 

성적인 쾌락은 특정 단계의 행동 패턴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쉽게 싫증이 납니다. 더 크고 새로운 쾌감을 맛보려면 뭔가 다른 걸 시도해봐야 합니다. 마약을 흡입하고 단수 혹은 복수의 파트너와 시도하는 성적인 어드벤처는, 시간적, 금전적으로 과한 잉여를 누리는 이들에게 매우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p71을 보면 필로폰 사건은 특히 남녀가 얽히는 비율이 높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적인 원한, 혹은 가벼운 형(刑)을 받으려는 동기가 생기면, 다른 관련자를 무고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저자는 예컨대 p75 같은 곳에서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어느 피해자(여성)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어이 밝혀낸 일화를 들려 줍니다. 읽으면서, 변호사라는 직분의 엄청난 무게와 책임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마약에 연루된 몇몇 연예인들이 큰 화제를 부른 적 있습니다. 어떤 이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어떤 이는 혐의가 전혀 입증되지 않아 도리어 동정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저 당사자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확실한 증거도 없이 대대적인 단죄가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저자는 "명백한 피의사실공포(죄)"라며 개탄스러워합니다. 우리들도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p158을 보면 흥미로운 사례가 또 나옵니다. 070번호는 저자 말씀대로 우리가 잘 받지 않는 전화죠. 텔레그램에서 마약왕으로 통하는 의뢰인(어떤 사람이라 해도 변호사는 일단 사건 위임이 이뤄지고 나면 그를 적극 옹호할 의무가 생깁니다)과 접촉하고 나서, 우리 나라의 마약 범죄 실태에 대해 많은 지식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대목을 읽고 참으로 놀라웠던 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많은 경쟁자들을 제쳐서 마약왕의 자리에까지 오른, 일종의 석세스스토리(?)가 이렇게 생길 만큼 한국에서 마약이 널리 퍼져 있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들도 제발 경각심을 가져, 한국에서 특히 어린 세대가 더 이상 마약의 피해자들이 밝생하지 않게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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