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주는 말로부터 나를 지키는 대화법 - 남의 시선이 아닌 나를 중심에 두고 소통하는 기술
김옥심 지음 / 설렘(SEOLREM)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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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젊은 세대가 가장 큰 상처를 받는 공간은 회사이겠으며 그 중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사로부터 듣는 험한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블라인드라는 어플리케이션이 철저한 익명성 보장을 바탕으로 운영하여 근년에 큰 인기를 끄는 중인데 책 p16에도 이 플랫폼이 언급됩니다. 이런저런 신변 이야기도 나눠지지만 가감없이 오가는 말을 통해 그 직장에 대한 참된 평판이 형성되기도 하죠. 이런 사이버 공간의 등장에서도 알 수 있듯 소통에 능하지 못한 꽉 막힌 꼰대형 상사는 이제 부하 직원들로부터 배척되어 더 이상 회사에서 온전한 입지를 다질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듣기 싫은 말은 과감히 거부하고 끊어내는 게 맞으며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게 최우선의 과제라 하겠습니다.   

p57에는 오은영 박사의 말이 인용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중심으로 동심원을 형성한다. 내가 우선 챙기고 배려해야 할 사람은 나와 가까이 있는 이들이며,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동시에 대할 수는 없다." 맞는 말씀입니다. 책에서는 사회교환이론(social exchange theory)를 소개하며, 내가 누군가에게 무엇을 주었을 때에는 그에 합당한 다른 무엇을 받는 게 보통입니다. 책에 소개된 어느 내담자의 사례를 보면, 내가 그에게 베푼 감정적 배려나 급부에 비해, 그 상대방이 내게 되돌려 준 건 무척 미미하여 상처를 입었다는 말이 나옵니다. 안타깝지만, 그 내담자도 애초에 1차, 2차 인간관계의 특징을 조금만 더 세심하게 이해하여, 애초에 내 자원을 과하게 낭비하지 않고 바른 상대에게 적절히 배분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그런, 영리하면서도 이기적인 소통 방법을 가르칩니다. 

아무리 열심히 안을 마련하고 조직 구성원들 앞에서 정확하고 치밀하게 설명해도 그 결과가 항상 좋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 다른 모두가 찬성하고 칭찬해도 누군가 하나는 꼭 어깃장을 놓으려 들기도 하는 법입니다. 이런 사람까지 남김없이 다 만족시켜야 그것이 올바른 안(案)이겠으며, 또 내가 비로소 모범적인 성원 자격을 얻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처신을 하고 원만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라 해도 모두에게서 환영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의 평가는 어디까지나 그 사람 개인의 평가, 반응(p74)일 뿐이며, 평가가 사실을 대처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무엇보다 소중한 나 자신을 지키려면, 이런 사람의 평가로부터 초연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p87에는 윌리엄 글래서가 개발한 현실치료(reality therapy)가 언급됩니다. 안타깝게도 사람은 대체로 어떤 욕구를 갖고 태어나며 이 욕구를 충족하는 게 인생의 미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욕구로부터 자유로지워면 이토록 그를 충족하려는 충동에 이끌려다닐 필요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여기서 저자는 중요한 점 하나를 지적하는데, 누군가가 필요 이상으로 타인에 대해 기대를 갖고 배려룰 베풀다 상처를 입는 것은, 그 사람이 "관계와 소통에서 결핍된 욕구(p90)"를 채우려 드는 게 일차 원인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욕구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만족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나의 이런 욕구에 대해 매우 냉담하거나, 아예 이용하려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나의 욕구를 현실에 맞추어 어느 정도 타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이 책은 곳곳에서 체크리스트를 제시하며 나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돕습니다. 나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나를 바르게,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나야말로 내 문제를 가장 잘 교정해 줄 수 있는 최적의 코치입니다. 책 p112를 보면 누구나 자신이 살아 온 역사가 있고 또 자기중심성이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서 다시 윌리엄 글래서가 인용되는데, "인간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통제할 수 있다"는 그의 말에 깊은 동의를 표시하게 되더군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언제나 나를 분명히 표현하고 내 감정을 솔직히 표시(p120)하는 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저도 1년 10개월 전쯤에 빅터 프랭클의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만, 이 책 p147에도 그의 말이 인용됩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야 하며, 그 공간 사이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우리의 성장과 행복은 바로 그 반응에 의해 촉진된다는 프랭클 박사의 말은 언제 들어도 감동적입니다.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바는, 무엇보다 소중한 건 바로 내 자신이며, 공연한 감정 소비 때문에 나 자신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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