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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챗GPT 리터러시를 만나다 - 디지털·미디어·인공지능 리터러시와 1인 기업가 되기 ㅣ 크리에이터 시리즈 6
김미진.주혜정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올해('23) 초 드디어 챗GPT라는 게 나와 생성형 AI의 시대의 개막을 본격적으로 알렸습니다. 이제 AI는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며 기업 사무 전영역에 도입되어 업무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문자를 해독하고 남이 쓴 장문의 글을 제대로 이해하며 나아가 내 의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게 하는 아날로그식 문해력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AI에게 일을 효율적으로 해 내게 명령을 정확히 내리고 다양한 생성물을 이끌어낼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각되는 시대입니다. AI와의 소통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자질을 키워,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컨텐츠를 창조하고 마침내 성공적인 1인 기업가가 될 수도 있게 가르치는 게 차세대 교육의 핵심 목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온라인 활동에만 몰입하면 바람직한 인격적 성장, 정신 건강 유지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소통이나 업무, 학습, 공동체 의사 형성 참여 등 모든 면에서 온라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존재 자체가 필수불가결에 가까워졌으므로 올바른 관계 형성,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매너 등을 어린 세대에게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온라인 채널이라는 게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혁명적으로 감소시켜 주므로 이를 제쳐 놓고 레거시 수단으로 회귀한다는 건 무모하고 어리석은 선택이자 퇴보입니다.
이제는 생성형 AI에게 명령을 알토란같이 내리는 요령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런 실력은 프롬프트 디자인, 혹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부릅니다(p46). 책에서는 AIPRM이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데, o글 크롬 브라우저에 애드온으로 추가하여 쓰는 형식인 듯 보입니다. 이미 마련되어 있는, 유저들에 의해 가장 많이 쓰일 만한(혹은 쓰인) 프롬프트들을 주제, 활동 등의 기준에 따라 고를 수 있습니다. p48을 보면, 예를 들어 "주제"에서 "생성형 AI"를 선택했다면, 달리, 미드저니(이미지 생성의 경우), 파이썬, 자바스크립트(소프트웨어 공학) 등이 제시된다고 합니다.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인터넷 곳곳에 남긴 모든 흔적이 모이고 모여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하나의 그림이 그려지기까지도 한다는 함의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인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SE03 EP01)인 "추락(Nosedive)"의 예를 들며,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해 왔느냐에 따라 사람의 평점이 매겨지며, 이것이 그 사람의 계급 노릇까지 하게 되는 섬뜩한 세상을 묘파합니다.
평판 관리라고 하는 것은 그간 오프라인의 대면 구조 2차 사회(조직)에서나 중요했는데, 이게 이제 온라인상에서 어떤 일관된 시스템을 거쳐 개별 성원에 대한 레이블링이 이뤄진다니 아무리 픽션상의 상황이라고 하나 경각심이 생기는 게 당연합니다. 이어 책에서는 잊혀질 권리, 유o브 알고리즘 등에 대해 설명하는데, 솔직히 제가 개인적으로 써 본 바로는 유o브의 알고리즘은 개인의 취향을 정확히 읽어 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앞으로는 모를 일입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상의 가짜 뉴스는 말할 것도 없고, 다수의 오랜 구독과 지지를 보유해 온 거대 미디어가 생산하는 뉴스라고 해도 무작정 믿을 것은 못 됩니다. 사실 이는 디지털/아날로그 시대 구분을 떠나서도, 무엇이 팩트이며 무엇이 그 사람의 의견(opinion)에 불과한지를 분별해 내는 능력(p117)은 민주 시민으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일 뿐 아니라 속임수가 난무하는 험악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 수단이기도 합니다.
앞서도 말한 대로 올해 초에 Open AI라는 회사에서 출시했던 챗GPT의 개선된 버전이 그간 일반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개량된 성능을 증명해 보인 일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책 p142에 보면 저 회사에서 만든 챗GPT와, 구글이 대항마 격으로 키워 온 바드의 차이점이 설명됩니다. 재미있게도 이 문제 자체를 사람이 서치하지 않고, 구o의 바드한테 물어서 대답을 얻었습니다. 책의 해당 페이지에 그 사항이 표로 잘 정리되었고, 이를 통해 현 단계 생성형 AI의 성능과 한계까지도 간접으로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실제로 여러 과제를 시켜 본 결과, "사실성과 정확도 면에서는 바드가 나았고, 문장력은 챗GPT가 나았다"고 결론내립니다(p146). 아직은 두 엔진 모두 갈 길이 멀어, 어처구니없고 바보 같은 대답도 곧잘 내 놓곤 하는 게 많습니다. 여튼, 이런 새로운 도구를 통해 인류는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더 몰두할 수 있겠으며, 날 때부터 이런 디지털 환경을 당연하게 접한 어린 세대는 "신인류, AI 네이티브"라 불려 어색하지 않으므로, 이들에게 그간 사회가 합의를 이끌어낸 올바른 프로토콜을 가르치는 게 무척 중요해졌습니다.
맴버들 중 반이 죽고 반은 무척 고령이기에 재결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비틀즈라든가 리더인 커트 코베인이 죽은지 오래인 너바나 등은 이제 그 특유의 스타일로 음악 작품을 더 이상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머신 러닝을 통해 이들의 작품을 학습시키고(데이터의 양적 부족 이슈가 일단 있겠습니다만) 창작을 시켜 본다면 어떻겠습니까? 아마 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대립할 뿐 아니라, 과연 무엇이 그들의 개성을 규정하는 스타일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저작권 관련 수익의 귀속 문제도 무척 법적으로 까다롭습니다.
자율주행은 교통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운행 중인 시간을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옮겨 쓸 수 있는 등 인류의 생활을 개선할 미래 기술 중 하나입니다. 책에서는 1980년대 미국 TV 드라마 <전격 Z 작전(Knight Rider)>를 환기시키며, 이 드라마에서 구현된 기술이 요즘 식으로 말하면 레벨 5라는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시민권도 부여받고(p193), 개발사(홍콩의 핸슨 로보틱스 사)에 따르면 인간의 감정도 아주 유사하게 표현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인 소피아는 윤리적으로 미묘한 질문에도 지혜롭게 댭변을 해 냈다고 합니다. 이처럼 놀라운 기술의 혁신은 SF에서나 상상했던 편익과 성취를 한 걸음 한 걸음 우리의 현실로 끌어오고 있으며, 그에 부응하여 우리의 교육도 근본에서부터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