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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AI 챗GPT와 함께하는 노벨 엔지니어링 - 독서와 공학으로 세상을 바꾸다!
송해남 외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3년 10월
평점 :
독서와 공학(工學. engineering)은 얼핏 보아 별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어린 세대의 교육에서라면 대체 독서와 공학이 어디서 접점을 마련한다는 건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애들한테 무슨 공학을 가르친다는 걸까요? 그러나 앞으로는 독서와 챗GPT를 밀접하게 결합하여, 독서 활동을 훨씬 재미있게 수행하고, 창의력과 응용력을 기르는 한편, 생성형 프로그램의 작동을 통해 무엇인가를 손수 만들어내는 쾌감, 성취감까지 맛보게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엔지니어링의 뜻 중 하나는, 현실 속에서 맞닥뜨리는 실제 문제를 요리조리 난관을 극복해 가며 해결하는 체계적 방법이니 말입니다.
"노벨 엔지니어링"의 뜻은 p13에 자세히 나옵니다. novel이라는 단어에는 "소설"이라든가, "새로운"이란 뜻이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저 두 개념이 겹치는 게 거의 없으나, 서유럽 언어에서는 "새로운(이야기)"에서 "(장편)소설"이란 뜻이 파생했으므로 서로 통합니다. 노벨 엔지니어링에서 노벨의 뜻은 일차로 소설이란 뜻입니다. 학생들에게 소설을 읽히고, 특정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문제 의식을 불러일으킨 다음(예: 톰 소여는 인디언 조를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해답을 찾아 보게 하거나 토론을 시켜 봅니다.
개인이나 분조 단위로 해결책이 찾아졌으면 이제 그를 바탕으로 창작을 해 보게 격려합니다. 원래 novel에 "새로운"이란 뜻이 있으므로, 아이들은 자신만의 새로운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커다란 기쁨을 느끼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며 이것이 novel engineering의 부차적 의의가 될 수 있습니다. 명사 novelty에는 "새로움에서 얻는 기쁨"이란 뜻도 있습니다.
책에서는 p16에서 이런 예를 듭니다.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주인공들이 봉착한 문제는 "어떻게 튼튼한 집을 지을까"입니다. 이때 집짓기 활동을 학생들이 자기 눈에 보이게, 손으로 그 완성되는 과정을 보면서, 주인공들에게 감정 이입하며 해결책을 마련하는 방법은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마인크래프트는 학생들에게 매우 친숙한 활동 공간이며,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게임 유형 중 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아기돼지들에게 정해진 방식대로 집을 지어주는 또다른 정답찾기 주입식 교육이 되지 않게, "책 속의 맥락과 문제 해결 기술이 서로 부합하도록" 이끄는 게 교사의 핵심 역할이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초4쯤 되면 지도 보는 초보적 방법을 배우고 등고선 등의 개념을 익힙니다. 이걸 교과서에서 개념으로만 익히면 특별히 머리 좋은 애들만 빼고는 다들 어려워합니다. p48을 보면 등고선 그리기 활동이 예시되는데, 산(학생이 그리고 싶어하는)을 먼저 스케치하게 하고, 앞에서 읽은 책 <이곳저곳 우리동네 지도대장 나기호가 간다!>에 나오는 대로 등고선의 개념을 이해한 후(이 책은 교과서가 아니라 이야기 포맷입니다), 등고선을 컴퓨터 프로그램인 "랜드스케이프AR"을 이용하여 그리게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등고선 같은 걸 3D 이미지로 변환시켜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신기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등고선이 과연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확실히 이해시킬 수 있습니다.
p59에 보면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모나리자>라든가, 유명 박물관이 소장 중인 작품들을 소재로 삼아 변형하고 가감하여 나만의 작품을 만들게 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이 활동은 "o글 아트 앤 컬처" 프로그램을 통해 수행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활용하게 될 기능은 AR 필터입니다. 모나리자가 활짝 웃을 수도 있고, 한쪽 눈만 찡긋해 보일 수도 있고, 머리와 어깨, 팔의 위치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o글 아트 앤 컬처에는 참 많은 기능이 있는데, 아무래도 노벨 엔지니어링의 가장 본질적인 의의는 창의력 향상을 위한 창작 활동 독려이겠습니다. p73을 보면 학생들이 원하는 전시회를 선택한 후, 이를 다운로드하게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자발적으로 창조, 창작에 동참하게 하는 게 핵심이므로, 이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게 그들이 원하는 대상을 찾아 감상하고, 생각하고, 만들게 하라는 것이며 전적으로 스스로 원하여 행동하게 가르치는 게 포인트입니다. 관람과 감상이 끝났으면 전시회를 다 보았다는 인증 사진도 찍게 해서 친구들과 공유하고, 앞에서 읽었던 책 <미술관 추격 사건>에서 주인공들의 당면 문제였던 인증 방법도 해결하게 합니다.
도서 <오늘 기분은 어때?>는 나만의 생각에 빠져 있지 말고 친구들의 감정을 이해하며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는 교훈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ZEP이라는 플랫폼(p126)을 이용하여 관련된 활동을 하게 가르칩니다. 앞의 마인크래프트도 그렇고 이 ZEP도 유저의 자유도가 높아 교육용으로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감정정원(p148)에 어울리는 템플릿을 선택하고 스페이스 배경음악도 삽입해 보고, 아바타에 감정도 더해 보면 완성입니다.
생성형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스크립트 입력을 통해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게 하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서 소개되는 프로그램은 "픽토리AI"입니다. p245를 보면 비디오를 생성하는 과정이 설명됩니다. 아직도 한국어가 바로 지원은 안 되므로 번역기를 매번 써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습니다. 영상을 설명하는 스크립트를 써 넣으면 AI가 적절한 것을 찾아 영상을 만들어 주는데 내 마음에 혹 안 들면 약간 다르게 설명하여 다른 영상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겠으며 그들의 미래는 AI를 통한 창의력 제고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질 수 있습니다. 마치 미래를 미리 보고 온 듯한 독서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