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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의 승부사들 1 - 나는 이런 생각으로 이 회사 주식을 샀다! ㅣ 일본 주식시장의 승부사들 1
닛케이 머니 지음, 김정환 옮김 / 이레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우리가 보통 보곤 하는 캔들 차트도 원래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보통 플라자 협의가 일본 경제의 침몰만 가져온 것으로 알고 있으나 양면성이 다소 있습니다. 가뜩이나 튼실한 구조였던 일본 자본은 이로써 더욱 큰 양적 확충을 기했고, 일본인들은 제조업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 쪽으로 눈을 돌려 더 편하게 큰 돈을 버는 법에 몰두했습니다. 이 책은 현재도 일선에서 맹활약 중인 베테랑, 혹은 팔팔하게 젊은 투자 고수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1번으로 소개돤 이마카메안(닉네임이라고 합니다) 씨는 나이가 60대입니다. 今龜庵(금귀암)이라고 쓰는데. 원래 전업 투자자는 아니었고 08년 리먼 사태 때 퇴직한 분이라고 하네요. 투자는 무조건 검증된 대형주로만 해야 한다는 분도 있고, 금귀암 선생처럼 소형주 위주로 하는 분도 있죠. 이 파트 제목부터가 "재료주에 과감히 올라타라"인데, 소형주가 원래 테마를 제대로 만나면 많이 튀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엔 이미 늦지 않았나 싶어 머뭇거리고, 이미 타 있으면 더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머뭇거리다가 결국 손해를 보는 게 우리 개미들입니다.
비법이라며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는 다소 과감합니다. 일단 이분은 무조건 소형주 위주로 한다는 건 과장이 아니라 사실인 듯합니다. 여기까지만으로도 강철 심장을 가져야 하겠는데... 더 놀라운 건 이미 급등한 종목 위주로만 하신다는 건데요! 와... 선생 말씀은, 물론 타율이 낮지만, 개중에 하나는 확실하게 더 오르고 그 이익이 타 종목 손실을 만회한다는 겁니다.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하기 딱인데... 본인도 그렇게 밝히시지만 포인트는 그 "재료"의 성질을 면밀히 분석해서 취사선택한다는 데에 있겠네요.
제가 해석하기로는 이분은 테마의 본질을 잘 꿰뚫어 보고 가짜 테마에는 안 들어간다는 데에 혜안이 있으신 듯합니다. 이분이 운영하시는 채널도 공부해 보고 제대로 모방해야지, 어설프게 따라하다가는 큰일날 수 있으니 조심이 필요합니다. 또 책을 잘 읽어 보면, 차트만 보는 분이 아니라 실물 산업 전반의 큰 스케이프를 확실하게 가진 분이네요. 공부를 미리 철저하게 하고 들어가니 심지어 리츠에서도 승률이 저렇게 높죠. 경기민감주는 신중하게 하라는 충고도 덧붙입니다.
우리도 바이오주가 그렇게나 사람들 애를 먹이는데 이게 터지면 크게 터지니까 버릴 수도 없고, 머리 좋다는 한국인들이 미용산업 하다가 지쳐서 유입(?)된 게 또 바이오 섹터이고 보니 기대가 안 되지도 않고... 아무튼 딜레마입니다. 반면 일본 제약산업은 원래 저력이 있는 섹터입니다. 이러니 일본에서 통하던 방법이 한국의 열악한 현실에 과연 그대로 통할까 싶기도 하나, 마키타니 씨의 말을 들어 보면 뭔가 수긍이 되고 시사점도 찾아지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좋은 분들은 꼭 하나의 분야뿐 아니라 인접 다른 필드에서도 두각을 나타냅니다. 조훈현 9단도 포커를 그렇게 잘 치신다고 하죠. 다케키요 씨도 원래 바둑기사였다가 기원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작한 주식 투자가 나중에 대박을 친 경우라고 합니다. 이분도 시간을 많이 낼 수 없어 저평가 종목 위주로 한방을 노리던 게 어느새 고수가 되었다고 하는데... 물론 여기도 함정이 있으며, 저가주가 실제 포텐 만빵인데 저평가주인지, 아니면 그럴 만해서 그 가격이고 앞으로도 꼴아박을 녀석인지는 판단을 정말 잘 해야 합니다. 이런 고수에게는 방향성 자체가 아니라 그 고유의 테크닉과 안목을 배우는 거죠.
p207에 소개된 듀크 님은 말 그대로 듀크입니다. 신고가(재료주 개념과는 다릅니다)가 난 종목이 있으면 그떼부터 해당 회사나 섹터, 산업에 대한 분석을 본격 시작합니다(물론 원래도 잘 알았지만 업계 실무자 레벨까지 디테일을 파고든다는 뜻). 대변혁에 주목하고, 예측대로 주가가 움직여야 추가매수에 들어간다는 원칙이 있으며 투자의 기조는 첫째도 둘째도 "신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책 읽을 때 가장 유익한 건, 여태 한 방향만 보다가 갑자기 (닮은) 다른 방향으로도 시선을 돌렸을 때 틀린 그림이 확 눈에 띄는 그런 쾌감 같은 게 있다는 겁니다. 국장만 하던 분들은 닮았으면서도 꽤 다른 시장을 다룬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볼 만합니다. 고민이 그간 깊었다면 깊었을수록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을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