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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스트셀러의 마케팅 법칙 - 세계에서 가장 잘 파는
두번째 월급.보표.정현군 지음 / 호우야 / 2023년 8월
평점 :
아마존은 처음에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안 파는 게 없는 백화점, 소매업의 거인으로 우뚝 서서 이제 세계 최고 레벨의 시총을 자랑하는 대기업이 되었습니다. 안 팔릴 법하던 물건도 아마존의 손을 거치면 매혹적인 상품으로 둔갑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마케팅의 힘이라는 게 아마존의 성공 사례를 통해 유감없이 증명이 된 셈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처럼, 남김없이 팔아치우는 마법의 마케팅이 가능할까요?
한국의 마스크팩은 중국어로 面膜(면막)이라 부릅니다. 그저 어디서나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인데 동북 3성에서는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사용이 일상화한 제품도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 가면 다소 낯설 수 있는데, 이럴 때 그 사용법을 가르쳐 주면 장벽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판매량이 급증라기도 합니다. p40에 보면 여드름 패치, 세럼 스틱처럼 한국에서는 중학생들도 친숙하게 사용하지만 외국인들은 낯설어하는 제품들을, 어떻게 시장에 한껏 가까이 다가서게 했는지 그 비결이 사진들과 함께 소개됩니다(뒤 p164에도 또 나옵니다). 정수 필터가 달린 스트로의 마케팅 사례도,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진 한 장의 위력을 일깨웁니다(p41에도 나오고 뒤 p232에도 다시 짚어집니다).
"키워드는 역할에 따라 메인, 핵심, 추가로 구분된다(p80)." 이미지가 대개 환기, 감각의 영역이라면 텍스트는 구매에의 최종 결정을 내리게 하는 방아쇠 노릇을 합니다. 브랜드명, 제품군, 개별제품 특징을 간결히 넣는 타이틀의 모범적인 구조가 다음 페이지에 바로 나옵니다. 이렇게 카피와 문구를 배치해야 사람들이 사고 싶겠구나 하는 수긍이 절로 듭니다.
"소비자는 일단 관심이 없고 정말 바쁘다(p79)." 맞는 말입니다. 우리들도 이런저런 광고(그 중에는 정말 요긴하고 유익한 메시지도 있습니다)를 보고 얼마나 짜증부터 내고 봅니까, 일단은요. 우스운 건, 우리들도 대부분은 남들에게 무엇을 팔아야만 살아남는 회사에 다니면서 열심히 뭔가를 팔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나는 남들의 노력에 관심없으면서 나만은 누구한테 뭘 악착같이 팔려 든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남의 주의라도 일단 끄는 일이 그만큼이나 어렵다는 겁니다.
똑같은 소릴 하면 누구나 지겨워합니다. 반면 그래도 같은 소리를 여러 번 발신해야 그 중 한 번이라도 제대로 도달이 이뤄집니다. 책에서 말하는 건 반복과 변화입니다. 웬만큼 매혹적인 메시지가 아니라면 반복을 해야 상대의 뇌리에 남고, 그게 혐오스러운 지경까지 안 가려면 변화를 줘야 합니다. 사실 이것은 마케팅에 한정된 게 아니라 효과적인 소통 일반의 원리입니다. 이걸 강조하다가 연관이 된 다른 것도 한번 슬쩍 찔러넣기가 가장 모범적으로 구현된 마케팅의 장(場)이 바로 아마존입니다.
"그냥 제품을 팔지 말고 고객의 오감을 만족시켜라(p102)." 가장 대박인 게 바로 이런 제품이겠는데, 제품 자체의 성능도 성능이지만 이런 경우에도 마케팅의 지분이 크다는 게 의외라면 의외입니다. 고작 토스트기 하나가 30만원인데 그걸 누가 산단 말인가? 상식을 뒤집는 발뮤다의 성공은 바로 소비자의 토탈 만족을 이끌어내는 데 기인합니다. 최고급 고성응 쥐덫은 아무도 안 산다고 하지만, 발뮤다는 토스트기 하나를 갖고 직장인 아침 시간에 전에 없던 활력과 운치를 불어넣었습니다. 하이엔드 토스트기라는 건 확실히 패러다임 자체를 바꾼 혁신입니다.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한 캔커피인데 뭔가 다른 만족을 주는 몇몇 브랜드가 어떻게 마케팅을 했는지도 우리가 공부할 필요가 있지요.
화장품 광고를 무조건 미남미녀 모델이 한다는 것도 공연한 선입견입니다. p124를 보면 장수 브랜드는 소비자 페르소나가 결정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광고를 보고 아 저 제품은 바로 나 같은 사람이 쓰는 거네?하고 동질감을 어떻게 주느냐가 이 페르소나 형성의 핵심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찌르면 안 되고, 제품의 특성에 맞는 정밀 타기팅(targeting)이 필요하다는 말 역시 잊지 말아야 하겠네요. 책에 자세히 나오는 듀드의 사례는 정말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남성 전용 물티슈라니 그게 어디 팔릴 법한 카테고리이겠습니까? 이런 걸 갖고 없던 시장 하나를 만들었으니 장사는 정말 이렇게 해야 합니다.
뭘 누구한테 팔아먹으려면 내 입장이라도 이건 사고 만다는 자신감이 판매자에게 있어야 합니다. 품질에 대한 확신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저자극, 무독성, 천연성분, 친환경을 내세운 핑크 스터프(p182)는 이런 면에서 가장 성공적인 마케팅 사례로 꼽힐 만합니다. 이렇게 품질이 좋아야 소비자들로부터 후기가 쇄도하는 선순환이 이뤄집니다.
소비자의 경험이 중시되고 피드백을 통해 적극 (재)활용되어야 하며, 그 제품은 다른 경험으로 손쉽게 이어지도록 확장하되 그 전략은 철저히 데이터 기반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마케팅에 있어 감각과 직관은 물론 중요하지만 현대 시장에는 이미 충분한 데이터가 구해진 상태이므로 이걸 무시하고 감에만 의존하는 건 무모함과 직무 태만의 소산입니다. 심리를 파고들되 전략은 철저히 과학이어야 한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