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공룡 이야기 나의 첫 번째 과학 이야기
에린 워터스 지음, 아날리사 두란테 외 그림, 박은진 옮김 / 미래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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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같은 거대한 생물이 한때 지표를 누비고 다녔다는 사실도 놀랍고, 그 엄청난 강자들이 현재 모조리 멸종하여 화석만 남았다는 사실도 충격적입니다. 어렸을 때에는 누구나 공룡에 대해 열광하며, 영어도 못 하면서 그 기다란 학명을 줄줄 꿰고 다닙니다. 대상에 대한 열정이 충만하면 어떤 난관도, 심지어 어렸을 때에조차 극복할 수 있다는 방증입니다. 아무튼 어려서 어떤 공룡책을 처음 접하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정서가 안정적으로 발달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꿀리지 않고 정확한 지식을 뽐내며 자신감 가득하게 성장할 수도 있다고 독자인 제가 말한다면 좀 과장일까요? 어린이에게 영상 매체나 예쁘고 정확한 그림책이, 바람직한 공룡 정보를 전달해 준다면 분명 그 아이의 유년은 행복하게 채워집니다.  

p1에는 공룡이라는 말의 뜻이 과연 무엇인지부터가 설명됩니다. 공룡은 쥐라기, 백악기 이후에는 모두 멸종하였고, 종류가 무척 많고 다양하다고 가르칩니다. 이렇게나 종류가 많았는데 그 중 하나도 사람과 같은 활동기를 공유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게 아이들 입장에서는 신기하고 서운할 만합니다. p2에는 육식동물부터 소개되는데, 영어로 carnivores라고 정확하게 대표 복수 용법으로 표기합니다. 어떤 어린이에게는 육식, 초식이 무엇인지, 우리 인간은 어느 부류(잡식)에 속하는지부터 차분하게 알려 줘야 할 듯합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herbivores라고 초식 동물이 소개됩니다. 

영화로도 소개되어 어린이들에게 매우 친숙한 메갈로돈이 p7에 소개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그 몸집을 놓고 "소방차 두 대가 마주 보는 만큼 어마어마하다"고 가르쳐 줍니다. 상어 한 마리가 소방차 두 대 만한 크기라면 정말 엄청나겠죠. 왼쪽 페이지 그림에 나온 동물은 헤노두스인데 거북이를 닮았습니다. 이빨이 하나라서 그리스어로 이름이 저렇게(hen+odus) 붙었다고 합니다.  

요즘 책이라서 저희 때와 달리 바르게 고쳐진 부분이 있습니다. 저희는 익룡이 날개 달린 공룡이라고 배웠는데, 공룡에는 속하지 않고 그저 닮은 파충류라고 책에서 가르치네요. 영화 <쥬라기 공원>의 원작 소설을 쓴 마이클 크라이튼(고인이 되었습니다)은 당시에 이미 "사실 공룡은 파충류에서 조류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일 수 있다"는 말을 이미 했었습니다. 책에서는 콘푸키우소르니스, 미크로랍토르 등도 언급해 줍니다. 후자는 책에서 "날개 달린 작은 공룡"이라고 규정합니다. 

공룡이라고 모두 큰 것만 있지는 않고, 영화에도 나온 징그러운 프로콤프소그나티드도 있고, 이 책 p14에 소개되는 무스사우루스도 있습니다. 무스라는 말이 영어의 mouse와도 닮았고, 쥐라는 뜻에서 이름이 그리 붙었다고 합니다. 프로콤프소그나투스는 무리지어 피식자를 잔인하게 사냥하는 육식이지만 얘는 초식이며 다 자라면 "픽업트럭 크기"가 된다고 책에 나옵니다. 

p18에 카일레스티벤투스가 나옵니다. caelesti 부분이 하늘이라는 뜻이며 ventus가 바람이란 의미입니다. 이 대목에서 "화석"이라는 개념 설명이 비로소 나오는데, 특히 이 공룡은 뼈가 워낙 약한 편이라 화석으로 연구하기가 어렵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산 시기는 트라이아스 후기입니다. 또 "사막에서 살던 최초의 익룡"이라는 의의도 있습니다. p10의 코엘로피시스(Coelophysis)와도 이름이 비슷한데, 이 이름은 비어 있다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κοῖλος에서 유래했습니다. 위의 caelesti-는 라틴어이고요. 

어린이들에게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좋은 공룡 중 하나인 브라키오사우루스가 나옵니다. 브라키오는 "팔"이라는 뜻입니다. 이 책에는 미국의 유타 지방에서 발견된 화석 덕에 우리가 알게 된 공룡이 무척 많이 나오는데 그 대표가 p45의 유타랍토르입니다. rator가 "약탈자(p47)"라는 뜻인데 p9에 미크로랍토르도 나왔더랬습니다. 이처럼 공룡 이름을 하나하나 알다 보면 영어 중 라틴어, 고대 그리스어 관련 어원 공부도 약간 될 듯합니다. 디자이너 에린 워터스, 그 외 두 분 일러스트레이터가 참여한 미국 책이 원서(세 저자 모두 여성)이며 용어 설명도 잘 되어 있어 아이들이 친근감 갖고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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