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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 쉬운 여행 일본어 - 아주 쉽게 따라하는 여행 일본어의 모든 것) ㅣ 잼잼 쉬운 일본어
서지위.장현애 지음, 와타리 카오리 감수 / 반석출판사 / 2023년 8월
평점 :
특히 여행 외국어는 독자들이 교재를 읽고 쉽게 따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여행할 때 독자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쉽게 찾아보고, 바로바로 따라할 수 있게 짜여졌습니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학습자가 친근감을 느끼고 재미 때문에라도 교재를 자주 들춰볼 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잼잼 시리즈는 일단 편집과 그래픽이 좋아서, 공부에 부담을 안 느끼고 학습자가 책을 가까이하게 돕습니다.
이 책도 파트 원이 단어 모음이고, 파트 투가 본격적인 여행 컨텐츠입니다. p.30~p31을 보면, 병원, 경찰서, 도서관, 영사관 같은 곳은 우리와 한자 표기가 같습니다. 따라서 혹 한자 표기가 눈에 익다면 구태여 일어를 몰라도 저 간판을 읽어낼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인 대다수는 한자를 잘 읽지 못하므로 일본에 가서 장소 찾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국무원(國務院. こくむいん. 코쿠무잉)은 일본에서 어떤 일을 수행하는 기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앞 페이지 p29를 보면 세탁소가 나오는데, 우리는 세.탁.소. 한 글자 한 글자가 모두 한자이지만 일본 사람들은 クリーニングヤ(쿠리-닝구야)라고 해서 영어에서 유래한 말을 그대로 쓴다는 게 특이합니다. 뒤에 붙은 ヤ는 한자 屋(옥)을 일본식으로 훈독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 부분만 히라가나 표기입니다. p31을 보면 일본의 여러 관광 명소를 한자, 한국어, 후리가나로 일일이 소개하는데, 사진이 함께해서 기억하기가 편합니다.
각종 색깔을 나타내는 말들(p51)도 한국과 비슷한 게 있고, 다른 게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파란색은 靑色이라고 한자로 우리와 같게 쓰는데, 사실 청색은 간혹 녹색을 가리킬 때도 있어서 조심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몰론 훈독으로는 あお[아오]라고 읽습니다. 상아색의 경우, 우리는 한자 象牙를 그대로 쓰지만, 일본인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어 ivory에서 따온 말 アイボリー를 쓴다는 게 특이합니다. 색(色)은 일본어로 いろ입니다. 저 뒤 p219에도 색상에 대한 표현이 있으니 함께 공부해야 하겠습니다.
p71을 보면 욕실 곳곳의 명칭을 그림과 함께 설명합니다. 변기(便器)는 べんき라고 읽으며, 샴푸(shampoo)는 シャンプー[샨푸]라고 씁니다. 특이한 게 칫솔인데, 우리는 brush를 솔이라고 옮겨서 쓰지만, 저들은 구태여 영어를 살려 はブラシ라고 쓰네요. は[하]가 齒(치)의 일본식 훈독입니다. 수도꼭지도 특이한데, 한국어는 비교적 직관적인 반면, 일본인들은 蛇[じゃ]口[ぐち]입니다. 이 단어는 원래 다른 뜻으로 쓰던 게 수도꼭지로 전이되었죠. p87을 보면 맹금류인 매가 나오는데, 한자로는 隼(준)이라 쓰고, はやぶさ[하야부사]라 읽습니다.
책 p110부터 파트 투가 시작되며 여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8가지 상황을 나눠 다양한 표현들을 학습하게 합니다. 우선 "음료수 주세요" 같은 표현은 飮み物ください라 하는데, 飮み物은 のみもの[노미모노]라 읽습니다. 한국식 한자어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게 재미있습니다. "이것은 개인 소지품입니다."라고 할 때, これわ[코레와]身の回り品です。라고 표현합니다. 역시 일어와 한국식 한자 표현의 차이가 상당히 드러나는 경우입니다.
p199를 보면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일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가 나오는데, 공룡은 恐竜이라 한자로 씁니다. 龍이 한국식 정자이며, 竜은 일본에서나 쓰는 약자입니다(중국에서는 龙이라 씁니다).
그런 일은 결코 없어야 하겠으나, 여행 중에는 각종 불쾌한 일, 난감한 일을 당하기가 쉽습니다. p300을 보면 "가진 돈을 다 드릴게요. 목숨만 살려 주세요."라는 표현도 나오네요. 이것은 일본어로 持っている金を全部あげるので、命だけは助けてください。라 표현한다고 나옵니다. 이처럼 이 책은, 끔찍하고 불길한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독자들이 실제로 맞을 수도 있는 여러 경우를 상정하여 책을 꾸몄다는 게 돋보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