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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지 못하는 아이들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아동 인권 이야기
박명금 외 지음 / 서사원 / 2023년 7월
평점 :
한 나라의 미래는 아이들이 짊어지고 나갑니다.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사랑 받고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존재이며, 어른들 이상으로 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사랑을 받지 못하여 영혼이 피폐해진 아이들이 꾸려 나갈 공동체의 앞날에 어떤 희망이 엿보일 리가 없습니다.
대체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으로부터 충분한 애정과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외된 어린이들이 이 사회에는 있는데, 또래 아이들이 누리는 행복과 자신의 처지가 대조되니 더욱 마음이 어지러울 것입니다. 아마도 그런 아이들은 입에서 거친 말이 나오기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더 쉬운 상황일지 모릅니다.
"그런 아이들"과 놀지 말라(p211)고 무작정 다그친다면 이는 올바른 교육 방법일까요? 얼핏 보아 부모는, 내 아이가 누구와 교유할지 지도할 권한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이는 내 아이에게는 물론, "문제 있는 그 아이"에 대한 인권 침해일 수 있습니다. 인권이라는 건 절대 불가침의 영역이라서 누구도 침해할 수 없고 당사자도 타인에게 이를 양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아이는 대개 편식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를 방치하면 제대로 성장을 못하거나, 다른 건강상의 문제를 갖고 성인이 될 수도 있으니 부모는 개입해서 바로잡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문제이겠는데, 지나치게 애를 다그치거나 폭언, 폭행 등이 개재하면 이는 영유아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책에서는, 영양상 문제가 없는 종류의 편식에 대해서까지 부모가 간섭할 권리는 없다고도 지적합니다(p31).
사실 우리 어른들은 "다 애 잘 되라고 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라든가, "애를 보살피는 게 어른들인데 그 과정에서 약간 폭행 폭력이 낀다 한들..."이라거나, 아예 "애한테 무슨 권리가 있냐"는 식으로 나오기 일쑤입니다. 과거에는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도 문제가 적었을지 모르나, 세상이 크게 바뀌었으므로 이제는 다른 기준으로 어린이 인권을 챙겨야 할 시점이겠습니다.
요즘은 아이가 하나뿐인 집이 많습니다만 남매, 형제가 있을 경우 아이들이 자주 다투기도 하겠습니다. 이때 보통은 큰애를 혼내키는데, 손윗형제가 더 어른스럽게 굴어야 옳다는 게 부모님들의 훈육 방침이라서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애가 만약 6살 이하라면 상대방의 입장에 설 줄 모르고 무작정 내 생각만 우기기가 쉽다고 합니다. 발달단계 이론상 그렇다고 하는데, 아무리 형(오빠)이라고 해도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 기대행동을 해 낼 수 없다면 어른이 강요할 수 없죠. 안 되는 걸 억지로 시키면, 아이한테 계속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는 아동인권 차원을 떠나서도, 아이를 진정 사랑하는 부모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될 어리석은 육아방식이라고 하겠습니다.
아이가 지나치게 산만하고 행동이 통제가 잘 안 된다면 어떻게 해야 이를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p98 이하에 나오는 "야구장의 무법자" 동석이의 경우 아이가 잘못한 게 물론 맞습니다. 야구장에서 그렇게 남을 의식하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심지어 남의 옷을 더럽히는 등 피해까지 끼쳤다면 분명 그런 행동은 교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무작정 혼내고 야단치면 아이의 마음 속에 깊은 좌절감이 심어지고, 과잉행동은 혹 고쳐지더라도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동석이 아빠의 사례는 독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아이가 납득을 할 수 있게 최대한 설득하고, 이런 행동을 할 경우 일정 보상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려도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자존감이라는 게 있고, 이것이 침해되면 앞으로 어떤 유인책이 있어도 개선된 행동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나이가 제법 들어서도 계속 보상책으로 애를 길들여서는 안 됩니다. 고등학생쯤만 되어도 알아서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지, 반대급부가 주어지지 않으면 바른 행동을 않겠다는 자세가 그 나이에는 얼마나 부끄러운 행동인지 일깨울 필요도 있겠습니다. 사례에서 동석이는 아직 어린 나이이고요.
어린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교육은 대체로는 교육의 다른 목적도 동시에 바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도 비람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