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공하는 카페 창업 낭만부터 버려라
전창현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8월
평점 :
한국은 예전부터 국민들의 3차산업 종사율이 무척 높은 나라였습니다. 지금도 자영업 창업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역시 높은 비율로 폐업합니다. 특히 미장원, 치킨집, 카페 등은 어느 동네의 어느 블록에도 너무 많이 분포하며, 여간 야무진 계획으로 영위하지 않고서는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창업에 있어 낭만, 환상은 절대 금물이지만 특히 이 책은 카페 창업시 주의해야 할 점들을 따끔하게 짚습니다.
과연 비 오는 날에는 빈대떡 장사가 잘 될까요? 아무래도 한국인 특유의 정서라든가, 아주 오래전 유행했던 노래 가사 때문에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빈대떡은 뭐 중요한 게 아니고요, 저자님의 경험에 의하면, 비오는 날, 아주 추운 날 등에는 카페에 손님이 극히 적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막연한 선입견에 의하면, 저런 날에 추추이나 낭만적인 기분이 자극되어 카페를 찾고 싶은 이들이 늘어날 듯해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푹푹 찌는 무더위 때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쐬고 목도 축일 겸 카페를 찾는 이가 많으니, 카페를 오픈하려면 여름 시즌이 최적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처럼, 해당 업종이나 시장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만만치 않은 위험이 따르는 창업이라는 과정의 첫발을 전략적으로, 신중하게 떼어야 한다고 저자는 권고합니다. 또 고정비 지출은 월별로 같은데(건물주에 내는 월세 등), 일수가 특히 적은 2월 같은 달에 창업하는 건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창업이라면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물품이 과연 정확하게 출납되었는지를 잘 체크해야 합니다. 직원은 휘핑크림 두 개가 빠졌다고 보고룰 했고, 이를 믿은 저자(점장)는 본사에 바로 전화를 해서 따졌습니다. 확인 결과 직원의 착오였음이 드러났고, 본사 측의 잘못이 없었음에도 언성을 높여 가며 다툰 점이 무척 머쓱해졌습니다. 이처럼 본사와 내 가게 관계는 마냥 매끄러울 수는 없지만 먼 길을 계약 기간 동안 함께 가야 할 동반자와도 같기에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하여 부드럽게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영은 그것이 1평짜리 가게라 해도 결코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며, 저자는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베이커리와 커피, 음료 주문이 같이 들어왔을 때, 베이커리 조리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므로 베이커리 파트가 다 끝난 후에 커피, 음료를 준비하라는 건데 이런 게 다 바로 시스템입니다. 사장 자신은 물론 직원 모두가 숙지해야 할 절차, 노하우 등이 모두 시스템에 포함됩니다. 만약 프랜차이즈 하에 들어갔다면,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을 최대한 잘 이용해야 하는데 로열티라는 게 그 대가도 다 포함된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내 가게만이 갖는 특성 때문에 입소문을 타서 새로운 손님들을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독자인 제 경험으로는 잠실이나 문정동 쪽 카페는 아침 이른 시각에 문을 여는 경우가 많던데, 다른 지역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드문가 봅니다. "오전 8시에 오픈해서 너무 좋았어요!" 여성분들은 문장 끝에 꼭 보면 느낌표를 잘 붙이던데, 여튼 때로는 사소한 차별점도 사람에게 감동을 주곤 하나 봅니다. 이런 포인트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라는 마케팅의 원칙에 가장 충실한 사례일 수 있다는 게 저자님의 견해입니다.
어플이나 바코드 결제가 언제나 만능은 아니고 단체 손님 받을 때는 오히려 아날로그가 더 편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책 p158에 나오는데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역시 특정일자 단체 손님 선결제가 반복되는 패턴이라면 사전에 전산화하여 그에 맞는 코드를 만드는 게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겠네요.
직원 교육시에는 무조건적인 칭찬이나 비판은 자제하고, 실제적이면서도 객관적인 피드백 위주로 소통하라고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직원 스스로가 깨닫게 하여 최상의 방법을 스스로 수행하게 유도하는 건데, 사람이란 어떤 지시사항의 추종보다 자발적인 수행에 더 애착을 가지므로 이런 방식은 소속감까지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오토매장은 직원 상주 시간을 줄여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신경 써야 할 사항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이 오토라고 해서 수익도 오토는 아니며, 점주는 혹시 어디서 결함이 생기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작정 트렌드를 따르는 게 능사는 아니며 내 가게에 최적화한 메뉴와 컨셉이 무엇인지 고객들에게 분명히 각인시키는 게 중요함을 저자는 힘주어 설명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