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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시의원 출마로 배운 세상 - 정치신인을 위한 선거운동 미리보기
장석호 지음 / 청년정신 / 2023년 6월
평점 :
민주사회에서 정치란, 어떤 특수한 사람들의 전유물에 그치는 영역이 아니며 또 그래서도 안 됩니다. 영화 <데이브>를 보면 어느 평범한 시민이 일상에서 부조리를 겪은 후 아예 직접 정치에 참여할 각오를 품었으며, 경력을 쌓아 마침내 부통령직에까지 오릅니다. 우리가 뽑는 지도자들이란, 알고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이런 경우라야 하며, 이 책은 과연 시민의 대표가 어떤 사람이라야 하는지 모범적 예시 하나를 알려 주는 듯했습니다.
최근에도 지방의원, 국회의원, 단체장 일부가 이 어려운 시기에 구태여 외유성으로 해외를 나간다거나, 골프를 친다거나 해서 지탄을 받고 물의를 빚은 바 있습니다. p55에서 저자도 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여기서 저자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갖습니다. 대체 시민의 눈높이가 무엇입니까? 일반적인 시민들이 정치인들에 대해 갖는 기대치가 터무니없이 높기라도 하단 말입니까? 그저 건전한 상식 정도에만 부합하는 행동을 정치인들이 해 줘도 유권자들의 분노가 이 지경까지 치닫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선거, 혹은 정치 같은 걸 떠나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기대를 품는 것과, 사람들이 내 의사와 행동을 해석하는 건 서로 큰 차이가 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도 책에 나오더군요. 예를 들면 누가 트럭 한 대를 빌려 준다고 제의했을 때, 저자분 입장에서는 아 이분 도움은 이미 확보한 것이구나 싶어 천천히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는데, 나중에 저자분이 절실히 필요할 때 요청하니 이미 취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난감했겠죠. 세상사가 다 이와 같아서, 기회가 있으면 일단 손을 뻗고 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연예인도 그렇고 정치인에게도 역시 무플보다는 악플이라고,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가 봅니다. p136에는 중요하고도 재미있는 말이 하나 나오는데, 정치인은 자신에 대한 소식을 부고(訃告)만 제외하고 무엇이든 빠르게 널리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치인은 지역 조직 관리가 무척 중요한데, 꾸준히 지역에서 당선이 되어 온 정치인이라야 이 조직 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단, 수도권에서는 이 조직이라는 것의 중요성이 예전보다는 덜하다는 말씀도 나오네요).
언필칭 중립기관이라고 하나 선거관리위원회의 일관성 없는 선거관리도 현장에서 뛰는 청년 정치인에게는 불합리한 점이 많았나 봅니다. p151을 보면, 한국이 무슨 연방제 국가도 아닌데 왜 다른 지역 선거구에서는 되는 일이 이 지역에서는 불허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다고 합니다. 선관위가 헌법 기관으로 자리한지 반 세기가 넘었고 대통령직선제, 소선거구제, 지방의회선거가 실시된지도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규칙의 적용과 해석이 갈팡질팡이라는 게 개탄스럽기도 합니다.
직접 정치의 일선에 뛰어들어보고 싶은 젊은 정치인들이 선거를 준비할 때 참고하면 좋을 책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