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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보다 강아지 - 당신의 개가 하고 싶은 말 ㅣ 연애보다
리즈 마빈 지음, 옐레나 브리크센코바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평점 :
강아지는 대체로 덜하다고도 하지만 다른 반려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분리불안 증세를 드러냅니다. 책 p81을 보면 찢긴 소파, 이빨 자국 남긴 리모콘 등등 해서 녀석의 만행 흔적을 묘사하는데, 고양이와 다른 점이라면 강아지는 뭔가 혼 날 것을 두려워한다거나 후회의 기색을 드러낸다는 점이겠습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고, 최대한 녀석의 마음을 잘 달래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배려하는 수밖에요.
p51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는 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중이니 그만 용서해달라는 시그널이라고 하네요. 이걸 훈련사들은 "회유책"이라 부른다는데 사람이 개를 회유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개가 사람에게 타협하자는 의사 타진이라니 살짝 기가 차지만 한편으로 재미있고 귀엽습니다.
기상천외한 선물(p38)은 사실 개뿐 아니라 고양이도 인간에게 준비합니다. 죽은 쥐 같은 것이라고 해서 잘 알려진 사실인데 물론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여튼 반려동물들이 이런 감정과 마음을 갖는다는 건 무척 감동적이며 사람을 기쁘게 만듭니다. 그 밑에 바이런의 글도 인용되는데, 사실 이 글은 인간의 위선에 대한 풍자도 됩니다. 인간의 이중성과 대비되는 개의 충직함이란...
꼬리를 세운 개(p61). 저도 어제 공원에서 한 마리를 만났는데 주인을 따라 더운 날씨에 여유롭게 걸어가는 중이었으며 딱히 그런 기색은 안 보였습니다. 여튼 이 페이지에서 저자가 그리 말씀하시니 앞으로는 주의깊게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지레짐작과는 전혀 다른 심리 상태에 처할 수 있다는 말이 특히 뇌리에 남네요.
p92를 보면 "개의 꼭다문 입"이 무엇을 뜻하는지 나옵니다. 그런데, 다른 신호도 그렇지만 그것 하나로만은 확실한 추측이 어렵습니다. 다른 바디랭귀지들도 종합하여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비단 개의 언어뿐 아니라 사람도, 혹은 세상사 전반의 분석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110을 보면 "개의 눈높이"라는 제목인데, 글을 잘 읽어 보면 꼬리를 일자로 세운 자세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자세를 해석할 때 눈높이도 고려하라는 뜻이겠고 말입니다. 이처럼 개가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또 경계할 때에는 주인 역시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결과가 드러난다 해도, 개는 그만큼 불안한 상태에 들어갔다가 벗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의 행태와 동작, 낌새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작가님이 반려동물에 대해 엄청난 애정을 품고 있어야 이런 글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