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보다 고양이 - 당신의 고양이가 하고 싶은 말 연애보다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나마스리 니어밈 그림, 김미나 옮김 / 특별한서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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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뭔가 할 말이 있어도 표현을 못하는 반면, 고양이는 제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고 새침하게 군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사실은 둘 다 표현이 서투르므로 이를 돌보는 어른이 그 마음을 잘 헤아려 몸과 마음의 병이 들지 않게 배려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 책을 보면 고양이 역시 그 생각이 굉장히 복잡한 아이이므로, 사람이 어른이 된 입장에서 세심하게 살펴야만 한다는 걸 배울 수 있어요.    

엘리너 파전(Eleanor Farjeon. 20세기 여성 작가)의 말에 의하면, 고양이라는 동물이, 인간이 채 보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본다고 생각할 때 엄청난 전율을 느낀다고 합니다(p47). 뭐 사실 동물들이 갖는, 그리고 인간들이 갖지 못한 엄청난 능력이 자연계에 어디 그것뿐이겠습니까만, 인간이 보기에 그저 귀엽기만 한 반려동물이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새삼 자각하면 전율이 느껴질 만도 하죠.    

강아지 역시 놀라운 후각을 갖고 있습니다만 고양이 역시 그 작은 코에 무려 2억 개가 넘는 수용체를 갖다고 합니다. 인간은 인간대로 사고력과 손재주를 발전시켜 그 진화가 여기에 이르렀습니다만 고양이와 개의 능력도 참으로 (그것대로) 놀랍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건, 인간들이 자신이 못하는 분야에 대해 탁월한 재주를 지닌 동물들에 대해 일종의 존중감을 지녀야 한다는 점입니다. 어찌 이 너른 천지에 인간만이 최고라고 자만할 수 있겠습니까. 

"고양이의 눈 속에는 세상 모든 것이 있다(p92)." 그만큼 고양이가 많은 것을 보고 또 지각하며 자기 마음에 담아 둔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도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한다고 자부하지만, 고양이가 설령 사고의 양과 폭이 그에 못 미친다고 해도, 그 발동하는 감정이 그만큼 풍성하기에 시각이 그만큼 발달하지 않았겠습니까? 세상을 절실하게, 열렬히 느끼고 받아들이는 동물, 그 영혼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만큼 존중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고양이 집사는 장수한다(p132)." 이 내용을 요약하면 고양이를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몸 속에서 커들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후... 이런 논리는 육아의 경우에도 그대로 확장되는데, 요즘 젊은 어머니들은 도리어 애 키우는 걸 힘들어하십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삭막하고 이기적으로 바뀌는지 우리 모두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도 있지만 사실 이 속담에서 주어를 고양이로 바꿔도 됩니다. p149에서 퍼트리샤 히치콕(앨프리드 히치콕의 딸)은 "고양이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집 안에 들어가서 웃어라"는 말을 했다는 게 인용됩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 보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뜻도 되지만 이 말의 킬포는 사실 "집 안에 들어가서"입니다. 고양이가 앙심을 품어서라기보다(...) 섬세하고 다치기 쉬운 그의 감정을 배려하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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