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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정말로 부자가 될 수 있는가? - 특별한 삶을 여는 28가지 열쇠
라미 엘 바트라위 지음, 김영정 옮김 / 책장속북스 / 2023년 7월
평점 :
나폴레온 힐의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라는 자계서 고전이 있습니다. 그 책의 원 제목은 "Think and Grow Rich"입니다. 지금 이 책, <생각하면 정말로 부자가 될 수 있는가?>는 현대의 인기 자계서 저자 라미 엘 바트라위가 쓴, 나폴레온 힐의 그 고전에 대한 일종의 헌정서입니다. 나폴레온 힐도 자신이 직접 체험한 풍부한 사례를 들어 가며 교훈 외에도 재미를 더해 가며 책을 꾸몄는데, 라미 엘 바트라위의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63세인 그는 미국 국적의 성공한 사업가이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중동 사람, 그 중에서도 이집트인의 혈통입니다. 그가 어렸을 때 양친이 북미로 이민했고, 캐나다에서 초등학교를 마칠 무렵 바로 저 나폴레온 힐의 고전을 읽었으며, 어찌 보면 이 책은 무려 50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제목, 특히 원제는 자칫 잘못 읽으면 나폴레온 힐이나 자계서 일반을 비판하는 취지를 담은 듯 오해될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힐의 고전에 대한 열렬한 트리뷰트이며, 당신의 책 덕분에 내가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다는 고백문이기도 합니다. 성공하기 위해 누구라도 지녀야 할 첫째 습관은 바로 "전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분수에 넘는 터무니없는 욕심만 품을 뿐이지 그 과제, 목표에 대한 헌신을 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나는 날마다 계획을 세웠고, 정리하는 법을 배웠다." 나의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저자가 쓴 책을 읽고, 영감을 얻으며, 나의 인생이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자신을 가다듬습니다. 이게 말이 쉽지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집요하게 저런 습관을 내재화하는 건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12세라는 나이가 이 책에는 자주 나옵니다(p23, p39, p57 등). 아주 어린 나이에 자기 인생 진로를, 좋은 책 한 권 읽고 나서 확고히 정한 후에, 그야말로 입지전적으로 자수성가를 한 인물답다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자계서 하면 대뜸 떠올리는 게, 무조건 긍정, 앞도 뒤도 없이 긍정, 그저 긍정만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긍정의 태도는 분명 사회 생활에 큰 도움이 되며, 적어도 자신의 마음을 비뚤어지게 방치하고 불평불만으로 채우는 것보다야 낫습니다. 그런데 그 긍정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자기 마음에 진지한 뿌리를 내려야 하는 것이지, 입만 갖고 긍정긍정해 봐야 효과가 잘 날 리 없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넘쳐나는 부정적 사고를 긍정적 사고로 아주 얇게 덮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특별한(extraordinary) 인생은 고사하고 성공적인 인생도 살기 힘들 것이다(p35)."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의식의 표층뿐 아니라, 무의식 레벨에까지 긍정을 심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합니다. 우리들도, 책 한 권 읽고 나서 혹은 영화 한 편 보고 나서 막 기분이 고양되고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듯 이제부터 안 될 일이 없을 듯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 어땠습니까? 뭐 하루 정도 지나고 나면 예전의 나와 한 치도 다를 바 없는... 그래서 저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 습관을 통해, 의식이건 무의식이건 완전히 다른 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합니다.
일단 내가 금수저라면 "아 성공해야지" 같은 어떤 강렬한 동기의식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나 이건희처럼, 부친이 물려준 것 몇 백 몇 천 배의 성공을 위해 칼을 가는 아주 드문 예들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돈이 없거나 부족하고 그래서 나도 한번 성공해 보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가는 건데... 이런 사람들은 일단 남의 돈으로 스타트를 끊어야 합니다. 참 마땅치 않죠. 하지만 당장 사업 밑천이 없는데 어쩌겠습니까.
이런 부분이 참 어렵습니다. 돈을 빌려 보겠다고 함부로 찾아오는 사람을 다 사기꾼 취급하여 돌려보낼 수도 없고, 어떤 자는 마치 무슨 자신이 거꾸로 큰 호의라도 베푸는 양 작은 선심을 먼저 쓰면서, 아니 너 날 못 믿겠냐고 보증을 강요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약하게 한 후 돈을 일단 뜯어 내고, 어디서 약점 같지도 않은 약점을 들먹이며 자신이 주도권을 잡은 후에, 돈은 영영 행방불명이 되게 한 후 사기 범죄를 완수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흔하디흔하게 발견되는 패턴이죠. 말투는 무슨 자신이 큰 성공이나 하고 살아온 양 확신에 가득차 있습니다만 아무런 근거가 없는 자기만의 광신입니다. 그 자식놈을 비롯 자손 만대가 저주를 받을 행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이미 받고 있네요. 어디서 사람 구실도 못 할 놈을 다잡아서 대학에나 간신히 보내 놓았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
라미 엘 바트라위는 성공한 사업가입니다. 그 배경에는 24세(1985)에 당시 세계 최고의 무기 거래상이었던 아드난 카쇼기를 모범삼아 기어이 성취를 해 내고 만 실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드난 카쇼기는 1980년대 신문 외신란이나 잡지 같은 걸 보면 아주 자주 등장했던 사람이며 6년 전(2017)에 타계했습니다. 이 사람은 사우디 출신인데 저자 라미 엘 바트라위와 같은 아랍계라서 통하는 점도 많았을 것입니다. 저자가 카쇼기를 만난 게 불과 27세 때였습니다. 아무리 24세에 큰 돈을 번 젊은이라고 해도 세계 거물들과 만나 정세를 쥐락펴락하는 장년 사업가가 쉽게 만나 주겠습니까. 이 과정도 상당히 재미있게 서술해 놓았네요. 카쇼기는 한국 출신 여성 로비스트 린다킴과도 돈독한 사이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라는 책이 한국에서도 큰 히트를 친 바 있습니다. 저자께서는 그 책에 대해서도 큰 흥미를 느끼고 인포머셜을 통해 몇 배의 더 큰 성공을 거두게 하는 마케팅을 시도했고, 존 그레이는 처음에 내켜하지 않다 마침내 윈윈의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남도 살리고 나도 사는 공존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었기에 성공했으며, 속에 아주 타락한 심뽀를 숨기고 남한테 해코지나 하려는 사기꾼의 술수였다면 반드시 실패했을 것입니다.
저자가 언제나 성공가도를 달려 온 건 아니며 자신이 아드난 카쇼기를 처음 만났을 때 상대의 나이와 같은 나이에 파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이었으나 지금은 또 보란 듯이 재기했습니다. 남을 딛고 일어서려는 못된 마음이 없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이죠. p163에 보면 앞의 그 존 그레이가 이때 저자를 도와 줬다고 합니다. 일이 잘 풀리는 선순환 관계, 아주 그 전형을 보는 듯합니다. 감동적이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