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투자 처음공부 - 단돈 1,000원으로 시작할 수 있는 처음공부 시리즈 5
포프리라이프(석동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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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채권 투자에 관심 갖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주식 하다가 손실을 많이 본 후에는, 원금 손실이란 위험이 있는 활동을 꺼리게 되고, 대신 뭐라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주식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손해의 하방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다뤄 보고 아 이쪽이 내 적성이구나 비로소 깨달은 분들입니다. 사실 기관 입장에서는 채권 거래액이 훨씬 큰데(마침 p34에도 그런 말이 나오네요), 남의 돈을 다루는 입장에서 법적 책임이라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간 미 연준이 금리를 너무 올려서 채권 투자의 재미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지만(또, SVC가 지나친 채권 비중 때문에 결국 파산에 이르기도 했지만), 이미 피보팅이 시장 예측의 대세이니만큼 채권 가격의 바닥은 지금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p22에 나오듯 모든 투자 활동은 (협의의) 투자가 있겠고 재테크 레벨의 활동이 따로 있습니다. 채권은 이 두 범주의 구분이 주식에 비해 더 유효한 유가증권이기도 합니다. 다만 책에서는 공모채권, 장내채권 중심으로 다루겠다고 밝힙니다. 사실 한국에서 저 두 대상 외의 채권은, 정석적 방법론이 자리하기 힘든데다, 적어도 책이라는 포맷에서 설명하기에는 적지않은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겠습니다. 그 외에, 이런 채권이라야 기간과 금액 선택의 폭이 더 자유롭기도 합니다. 

한국에 신용평가회사 4군데가 있는데(p48) 애초에 신용평가라는 게 회사 등이 발행하는 채권을 상대로 그 등급을 매기는 것입니다. 다만 p62에서 말하듯, 혹 큰 사고가 났다 해도 재평가 기한이라는 게 있어서 큰 사고가 났다 한들 실시간으로 반영이 안 되는 문제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평균 개념이 원래 그렇지만, 전 기간을 놓고 잘 할 때가 있고 못 할 때가 있는데 어느 하나의 이벤트만 높은 가중치로 반영되면 그것대로 곤란하죠. 등급제가 그런 모습인 건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습니다. p153에도 좋은 정보가 나옵니다. 

아주 예전에 비해 주식도 액면분할을 많이들 하고, 비교적 최근에는 채권의 경우 액면의 1/10만으로 거래하는 게 허용되었는데 책에서는 일반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합니다. 채권과 주식이 구별되는 대표적인 특징이 자세한 옵션이 붙은 점이기도 한데, 이 옵션을 자세히 살펴 보고 내 판단과 적성에 맞는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아무리 안전 자산이라고 하나 옵션에 무신경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고, 특히 스마트폰 앱은 이 옵션 표시가 제대로 안 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요한다"고 합니다. 물론 요즘 MTS는 종전에 비해 이 점도 많이 개선되기는 했습니다. 

평균누적부도율을 해석할 때, 이는 정말로 사고가 나서 부도가 난 경우만 따지는 것이므로 문제 없이 상환된 채권이 데이터에 산입 안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책에 나옵니다. 그러니 이런 자료를 해석할 때는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굴 필요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또 책에는 2011년에 부실 기미가 보이던 저축은행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던 덕에 2금융권이 이후 많이 건전화했으므로 BBB 이상의 채권은 꽤 믿을 수 있다는 실용적인 팁도 나옵니다. 

똑똑한 앱을 깔아도 되고,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무척 많습니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우리 나라가 잘 되어 있는 인프라가 많습니다. 풋, 콜 옵션은 원래 채권과 궁합이 잘 맞는 제도이며 역사적으로도 현물 다음으로 채권에서 발달했습니다. 책 앞에서도 잠시 설명이 나왔지만, 특히 p123 이하에 KRX에서 자세하게 수익률 계산하는 법 등이 나옵니다. 풋옵션을 행사하려면 한투의 경우 특이하게도 전화로만 신청을 받는다는 설명도 나오네요. p152에는 주식투자자들이 잘 아는 DART 활용법도 나옵니다. 

한국에서도 일찍부터 전환사채 제도가 있었는데 이런 걸 메자닌 채권이라고 하죠. 요즘은 일부 세력에 의해 이 제도가 악용되기도 했습니다만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악몽이 되기 쉬운 이 시스템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야 또다른 가능성이 열리는 문이 될 수 있습니다. p142 이하에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데, 다만 아무리 전환가가 높다 해도 주식 시장에서는 이미 선반영(그놈의 선반영!)이 되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고 조언합니다.  

초보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이자지급일 하루 전에 채권을 사면 큰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ㅎㅎ 사실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겠습니까. 빈틈없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시장에서 그런 빈틈이 있을 리가 없죠. 주식 시장에서도 (반대로) 배당락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p169 이하에서 클린프라이스, 더티프라이스 등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p178에는 주식의 경우(2거래일 후)와 달리 채권은 당일로 모든 결제 청산이 이뤄진다는 점도 짚습니다. 

교과서에서도 상환기간이라는 불확실 요인이 있기 때문에 그 위험을 반영하여 단기가 장기보다 더 이율이 낮다고 가르칩니다. 달리 말하면 수익률은 장기가 단기보다 더 높습니다. 그러나 책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가급적이면 3년 이하의 상환기간 채권을 선택하라고 조언합니다. 나 개인의 돌발 상황도 대비하고, "혹시 비이성적인 패닉셀링 발생시 에이 몇 달만 더 들고 있자며 자신을 추스릴 수 있다(p195)"는 이유도 듭니다. 좀 특이하지만 역시 맞는 말이긴 합니다  

p237에는 요즘 인기인 채권 ETF에 대해 "치명적인 단점"을 알려 주는데 요약하면 얘는 기본적으로 주식에 가깝다는 겁니다. 역시 핵심을 찌르는 간명한 설명이며, 이 책은 비교적 많은 내용을 실었으면서도 초보 투자자가 참조하기 쉽게 예쁜 편집으로 만들어서 가독성이 좋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현재 서점가에 나온 채권 책 중에서 가장 볼만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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