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 일, 생활, 연애, 인간관계, 돈 고민에 대한 마음 치료제
정신과 의사 TOMY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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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신과 의사분이며 유명한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일본)입니다. 명문 중고교를 거쳐 국립대 의대를 졸업했다고만 나오고 더 자세한 건 알 수 없는데 그러실 만한 사정이 있네요. 많은 심적 갈등을 거친 후 현재에 이르셨을 것 같고 그래서인지 이 책도 저자의 깊은 고민과 사색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생각 많이 하고 아픔을 직접 겪어 본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의 마음도 더 잘 위로할 수 있겠는데 하물며 현직 정신과 의사이기도 하니 이런 좋은 책이 나오기도 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 221개의 꼭지로 이뤄졌습니다. 각 꼭지마다 간단한 명언, 충고가 들었는데, 크게 네 개의 챕터에 나뉘었습니다. 먼저 책 차례의 챕터 제목을 보고 독자가 대강 자신의 상태에 맞겠다 싶은 걸 네 개 중에 고르고, 그다음에 작은 제목에서 자기 눈에 띄는 키워드를 다시 고른 후에 해당 페이지를 찾아 읽어 내려가면 될 것 같습니다. 간단한 명언과 충고 밑에 저자의 자세한 해설이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혹은 만화), 어떤 경우에는 저자가 다룬 환자의 사례가 곁들여져서 독자가 더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사람 마음 괴롭게 하는 건 남들과의 비교입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가장 힘든 게 부모가 또래들하고 비교할 때라고들 하죠. 커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이렇게 헤매는데 친구나 동료들은 어려운 과업을 척척 해 내고 칭찬까지 받으니 자괴감이 들 만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 사람의 가장 빛나는 순간만 봐서이고, 그 사람 역시 당신을 엿보면서 부러움이 들 때가 있다는 게 저자의 말입니다. 생물학적으로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백조도 수면 위에서 우아한 모습으로 마냥 우아하게 유영하는 게 아니라 물 속에서 끊임없이 초조하게 발놀림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말입니다. 중요한 건, 남들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고 내 호흡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039 "단면") 

우리 한국 젊은 세대는 여자친구(남자친구)를 만들어 남한테 보여 줄 수 있어야 성공(?)한 셈 치는 풍조가 있지만, 진정 중요한 건 내 인생이 안정되고 행복하냐이지 어떤 형식을 갖추고 안 갖추고가 아니죠. 저자도 "연애뿐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라는 말을 p86에서 하십니다. 사실 사회 생활은 인맥에 의해 좌우되는 부분이 많기에, 친구가 많고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는 건 능력의 어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근데 그런 실용적인 부분을 떠나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애정, 우정 등에 기반한 소통을 자주 한다는 건 본인의 정신 건강에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가져 오겠습니까. (067 "친밀")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뭘 내려놓고 뭘 끝까지 가져가느냐를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물론 마음을 비우라는 말도 있지만 무작정 포기하고 양보한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지켜야 할 걸 못 지키면 나중에 얼마나 후회가 크겠습니까? 또 내가 그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을 않고 그냥 놓아버렸다면 그로 인해 내 주변의 다른 이들이 입을 피해는 또 어떨까요? 그래서 "내려놓음"의 미덕은, 무작정 비우고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진정 중요한 걸 잘 챙겨 두고, 공연한 미련이나 아집만을 저 구석으로 밀어 놓으라는 충고로 해석해야 하겠습니다. (084 "내려놓음") 

딴 건 다 참는데 답답한 건 못 참는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부류는 그 결과가 좋건 나쁘건 간에, 불안정하게 불확실하게 뭐가 남아 있는 상태 자체를 참지 못한다는 거고, 그래서 일단 저질러 버리는 거죠. 만약 이 사람이 상황을 종합적으로 잘 판단하는 현명함을 지녔다면 이런 성격이 "과단성"으로 높이 평가받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마 "경솔함, 무모함"으로 본인에게나 그 주변에게나 적지 않은 후과를 남길 것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재미있는 충고를 하시는데, "답답함" 역시 삶에서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양념과도 같은 감정이므로, 답답함은 그냥 답답함 그대로 남겨 두라고 합니다. 답답함이 전혀 없다면 그 역시 무미건조한 인생 아니겠냐는 겁니다. 섣부른 결정으로 일을 그르쳐 본 사람한테 이 충고는 색다르게 유익한 말이 아닐까 싶네요. (125 "답답함")  

요즘말로 이불킥이라고도 하는, 아 내가 그때 왜 그랬지 하는 후회, 자책, 자괴 같은 감정은 누구라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누구나 자신만의 "흑역사"가 있는 셈인데 일본에서 쓰던 말이 한국에까지 건너와 인터넷이나 일상에서 널리 회자되는 요즘입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흑역사란 없고, 누구에게나 훌륭한 자기만의 역사가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사실 누구나 다, 잘 해 보려다가 그리 된 것이지 일을 망치려고 작정한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실패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도 있고 실패라는 시행착오를 통해 사람은 성공으로 더 수렴해 가는 것입니다. (152 "흑역사") 

인생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갖고 계신 저자님의 마음이 매 페이지마다 묻어나는 것 같아 다 읽고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만약 엄청난 고민이 있다면, 무작정 고민이 날 갉아먹게 하기보다, 수십억 인구가 서로 부대끼며 사는 이 세상에 나의 고민도 객관적으로는 아주 사소한 것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여유를 주는 편이 좋을 수 있습니다. 일단 여유가 생기면, 더 좋은 해결책이 문득 떠오를 수도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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