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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배우는 어린이 SDGs - 지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책
송지현 옮김, 아키야마 고지로 감수 / 스쿨존에듀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의 부제는 "지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책"입니다. 그 전에 알아 둬야 할 사항은, SDGs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들)"의 약자라는 점입니다. 우리 인류는 문명이 처음 생긴 이래 대체로는 과거보다 풍요로워지고 더 윤택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특히 20세기 이후에는 언제나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았다고 해도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까요? 만약 환경을 마음대로 오염시키고 자원은 있는 대로 다 퍼다 써서 미래에는 더러운 땅과 공기만 주변에 남고 연료로 쓸 만한 그 어떤 소재도 공급되지 못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우리는 우리 다음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감, 의무감을 가져야 합니다. 그 미래에 보다 더 많은 삶의 여지를 남긴 어린이들이라면 어른들보다 이 문제가 더 절실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도 어른들이지만, 어린이들도 SDGs를 잘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도 그랬다고 하지만, 인도 역시 한창 개발 도상에 있는 신흥 공업국에 속합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집합이 금지되고 공장 가동이 제한되자 하늘이 맑아졌습니다. 그 모습을 담은 사진이 p24에 나옵니다. 이런 나라들에서는 가난을 탈피하고 활발한 생산을 이루려면 어느 정도 깨끗한 환경이 희생되는 게 불가피하다고들 생각합니다(그 나라 사람들도). 전염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이동, 기업들의 생산이 멈추자 미세먼지가 가득하던 하늘이 저렇게 푸른색을 되찾은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어떤 목적을 이루려면 다른 하나의 가치가 어느 정도는 훼손되는 게 보통이라는 점을 어린이들이 이 사례에서 배울 수 있겠습니다.
인간도 하나의 동물이며 발생 초기에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통해 저런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동물들도 이 땅 위에서 지금처럼 해 왔던 대로 살아갈 권리를 가집니다. 현실은 이런 이상과 달리 매우 잔인하고 참담합니다. 많은 동물들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코끼리도 이에 속합니다. 그 이유는 인간들이 코끼리의 상아를 탐내 죽이기 때문입니다. 상아가 꼭 있어야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동물이 대체 얼마나 된다고, 멸종 위기에 처한 종(種)이 무려 35,000이 넘습니다. 이런 숫자들을, 책에서는 퀴즈를 통해 맞히게 합니다. 어른인 저도 퀴즈를 죽 풀어 봤는데 제대로 푼 게 거의 없었습니다. SDGs에 대해 많이 무지하다는 증명이나 마찬가지라서 부끄러웠습니다.
한국의 어린이들은 노예제에 대해서 책에서나 접했을 듯합니다. 어른인 저도 어려서 읽은 모험 소설이나 역사책, 혹은 영화 속에서나 봤을 뿐 실제로 그런 사정을 겪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노예제는 지구 어디선가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그 희생자 수는 4천만이 넘는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어린이 1000명 중 4명 정도가 노예 신세라고도 합니다. 여성 어린이의 경우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누군가의 신부로 결정되기도 하는데 이 역시 노예제의 일종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자신의 의지와 느낌, 신조대로 살아야지, 내 생각과 행동을 남이 조종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우리가 정치 체제를 민주주의로 유지하는 이유도 여기 있으며 민주주의 아닌 시스템에서 사는 건 노예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잘사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런 나라에서 재생에너지 비율이 불과 6.5%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재생에너지는 SDGs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수단 중 하나인데, 아직도 한국의 인식과 산업구조, 인프라의 형편이 이처럼 열악하다는 게 놀랍습니다. 이런 사실은 더 적극적으로 홍보되어, 우리 한국이 이 점에서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는 국가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 할 역군입니다. 어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미진히 가진 가치에 대해서도, 어린이들은 보다 투철히 이해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어린이들의 그런 바람직한 이해와 공부를 어른들은 옆에서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