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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싸대기를 날려도 나는 씨익 웃는다 - 불행은 제 맘대로 와도 행복은 내 맘대로 결정하려는 당신에게
김세영 지음 / 카리스 / 2023년 5월
평점 :
일단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나의 삶에 역경이, 설령 사소한 것이라도 닥쳐 온다면 누군가를 잡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입니다. 하물며 싸대기까지 맞은 상황에서 씨익 웃고 말 수가 있을까요? 이 책을 읽어 보면 저자께서는 어린 나이에 참으로 많은 고난을 겪었고 지금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듯 보입니다. 책에서 느껴지는 공력은 정말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입영 전야를 회상합니다. 누구라도 이때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지상파에서 방송 종료 안내가 나오면 (책에 나오는 표현대로)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 아쉬운 반응이 몰려오곤 하죠. 나의 소중한 청춘이 이렇게 또 하루가 가고, p37에 나오는 대로 90개의 레고 블럭이 한 번에 빠지는 느낌이 들죠. 더군다나 집안 형편도 여의치 않은 판이면 내가 이대로 가족을 두고 떠난다는 부담감이 엄청나게 밀려오기까지 합니다. 물론 이 상황은 저자가 훨씬 많은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의 회상이긴 하지만 누구에게라도 이 일은 어제 일같이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저자께서는 스스로의 용모에 큰 자신감을 갖는 분 같습니다. A양과 이별하던 기억을 p93 이하에 서술합니다. 사실 이 대목은 남이 읽기에는 재미있지만, 당사자에게는 살을 저미는 고통일 수 있는데... 참 읽고 나서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적기가 죄송하네요. 아무튼, 비슷한 상처를 안은 사람들이 서로 친해지기도 쉽고, 그런 걸 떠나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감정을 나눈 이성과 헤어지는 건 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이 외에도 어린 소녀가 "저 오빠와 결혼할거야!"라고 했다는 이야기라든가... 인생을 참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으며 즐겁게 사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앨범이란 건 그 안에 시간이 녹아 있습니다. 아주 긴 시간이.. 사진 한 컷은 한 컷이지만 그 얇은 두께에 그렇게 많은 이야기와 추억이 담긴 것입니다. 이 책에는 앨범 이야기도 참 자주 나오는데, 그만큼 저자분이 가족을 깊이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지낸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 되죠. 사진은 보통 혼자 찍기보다(앨범에 있는 사진이라면) 다른 이와 함께 찍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한자 언어 유희를 이 책에서 자주 구사합니다. 童謠, 動搖가 그렇고 重苦, 中古가 그렇습니다. 보통 동음이의어로 드립을 쳐도 한 글자 정도는 겹치는 게 보통인데 안 그러시고 의미를 담는 게 기발한 면이 있습니다. 삶은 어쩌면 이렇게도 해석되고 저래도 말이 되어서 더 오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냥 발음만 비슷하다고 다가 아니라 이렇게 의미가 살아나야 하죠. 학창시절에 공부 잘하셨다고 하니 이게 가능하기도 하겠습니다.
p186을 보면 "인생은 하나의 거대한 문장이다."로 시작하는 저자의 심오한 상념이 글로 표현됩니다. 이 독후감에 인용할까도 했으나 일단 저 혼자서 곰곰 새기는 시간을 가지려고 보류합니다. 이 책은 그리 길지 않은 분량 속에 저자분의 많은 교훈을 담았고 그만큼 치열하게 사셨기에 이런 문장들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세하게 인용하기엔 좀 죄송스러운 대목도 많고... 우리 모두, 삶에서 이런저런 힘든 상황이 있다 쳐도, 나보다 훨씬 더 힘든 사람도 있으므로 다들 힘 내고 난관을 잘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