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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 쓰기노트 - 공부 어휘력과 문해력을 키우는 필수 한자!
이미선 지음 / 미래지식 / 2023년 6월
평점 :
한국어는 아무래도 고유어보다 한자어의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에, 효과적인 언어 생활을 위해서는 한자 학습이 필수입니다. 이 책은 "어휘력과 문해력 증진에 주안을 두었다"고 스스로 밝히는데요. 요즘은 또 성인 문해력이 큰 이슈입니다. 책이나 언론 기사를 읽을 때 "그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가며 읽어야 내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바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자를 대충은 안다고들 생각하지만 막상 이 교재를 보며 실제로 따라 써 보니 여태 잘못 알던 바가 무척 많았습니다. 어린 학생들은 처음에 배울 때, 아예 정확하고 확실하게 배워야, 어른이 되고 나서 다시 수고를 할 필요가 줄어들 듯합니다.
한자는 올바른 모양이 나오려면 필순이 정확해야 한다고들 하죠. 책 p4에 보면 필순의 원칙이 나옵니다. 위에서 아래로 쓰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게 대원칙입니다. 많은 이들이 틀리는 게 가로와 세로가 겹칠 때에는 가로획을 먼저 긋는다는 점입니다. 글자의 허리를 끊는 획은 나중에 쓴다고도 가르쳐 줍니다. 이런 원칙을 어려서부터 공부한 학생들은 글씨를 쓰면서 이미 몸에 배었기 때문에 일일이 원칙을 텍스트로 떠올리지 않아도 알아서 손부터 나갑니다.
p5를 보면 삐침과 파임이 만날 때는 삐침을 먼저 쓴다고 합니다. 아버지 부(父)와 사람 인(人), 이 두 가지 경우를 보면 일견 비슷해 보이는데도 왜 순서가 다른지 아이들이 의아해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 지도하면서 삐침과 파임의 차이를 정확히 어른들이 이해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p5의 12번 원칙을 보면 필발머리라든가(發의 부수 부분) 임금 왕(王), 푸를 청(靑) 등은 쓰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한문이나 한자는 꼭 자신이 배운대로 방식이 맞다고들 하며 싸움이 나는 수도 있는데, 이처럼 본래 복수 표준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니, 보다 유연한 태도를 다들 가져야 하겠습니다.
p21을 보면 벼슬 경卿, 서로 상相을 합쳐 경상이라는 단어를 소개합니다. 물론 여기서 相은 서로라는 뜻의 부사가 아니라 역시 벼슬, 그 중에서도 재상이나 장관이라는 뜻이겠습니다. 관련 단어로는 추기경, 양상(樣相) 등을 소개합니다. 학생들에게 지도할 때는 이 단어들도 예문과 함께 공부하게끔 유도해야 하겠습니다. 경이(驚異), 경인(庚寅. 육십갑자 중 하나) 등 발음이 같아도 뜻, 모양이 다른 경 이라는 글자들이 이처럼 많다는 점을 이해시키고, 아래에 마련된 빈 칸에 필순대로 따라 쓰는 연습이 반드시 따라오게 지도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경과 인은 천간과 지지를 나타내는 글자이므로 혹 다른 단어에서 쓰이는 예로 무엇을 들었을까 궁금했는데 역시 경시(庚時), 인방(寅方) 등 본연의 용도로 쓰이는 예들만 제시되었습니다.
p84를 보면 벽계(碧溪)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푸르게 보이는 맑은 시내란 뜻이라고 나옵니다. 다른 단어도 그렇지만 여기서도 하나하나의 단어에 필순을 다 붙여 놓았기 때문에 무작정 쓰는 게 아니라 또박또박 원칙대로 아이들이 따라할 수가 있습니다. 예전 책들은 개별 필순은 생략하거나 아니면 필순 대원칙을 안 가르쳐 주고 무작정 따라하게만 시키는 것도 있었는데 이 교재는 이런 점들이 확실히 좋습니다.
어른들이 봐도 어려운 단어가 있는데 p117을 보면 숙약(孰若)이 나옵니다. 집(執)하고도 모양이 비슷합니다. 또 불화발이 달린 熟이라는 글자도 따로 있습니다. 孰은 주로 의문사로 쓰이며 熟은 우리가 아는, 숙성했다 익숙하다 할 때의 그 숙입니다. 아래에는 숙능, 즉 누가 (감히) 할 수 있겠는가 라는 뜻의 구절이 제시되며, 아마도 우리가 이 글자가 들어가는 것 중 가장 잘 아는 단어일 "약간"도 있습니다.
p165에는 이혜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泥兮라고 쓰며 그 뜻은 신라 시대 현 이름 중 하나라고 합니다. 사서에 고려 초기 신라의 이런저런 행정구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이 지명이 기록된 바가 있나 봅니다(검색을 해 봤습니다). 기초한자 1800자에 이처럼 다양한 글자가 포함되며, 언어 생활의 정확을 기하기 위해 생각보다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