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보이는 수학 상점 - 간단한 수학으로 이해하는 미래과학 세상
김용관 지음 / 다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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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들, 혹은 성인들을 위한 수학책은 지금껏 여러 책들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내용이 서로 비슷합니다. 산업공학과는 본래 탄탄한 수학 실력이 요구되는 전공인데, 저자 김용관 선생님은  기존의 수학 대중서들과는 내용이 많이 다르면서도 현재 산업계에서 핫한 토픽들을 주제로 삼아 이 책을 쓰셨네요. 문체도 발랄하고 담겨진 이야기들도 재미있으면서 어떤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탐구심과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어린 독자들에게 무척 유익하겠습니다. 

대칭성은 참으로 신비로운 성질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어떤 물체가 이렇게 생겼다고 해서 그와 반대 모양을 가진 무엇이 반드시(조화와 균형을 위해) 어딘가에 있어야 할 것 같지는 않은데, 자연계, 또 우주에는 이런 예가 예상 외로 많습니다. 아직 그 존재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반물질이란, 아마 그게 있다면 대칭성의 궁극이겠습니다. 저자는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라는 레더먼, 힐 공저도 소개합니다. 알고보면 음수 양수의 수직선 분포도 대칭의 좋은 예입니다. 

대체 음수 길이가 무엇인가? 질량(혹은 무게)이 음수일 수도 있을까? 왜 음수끼리 서로 곱하면 다시 양수가 될까? 사실 이는 생각만큼 상식에 반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중 3때 일(W)의 개념을 배우고 이때 어렴풋하게나마 벡터내적의 정의에 접근하는 셈입니다. 중1때 힘(F)도 배우는데 사실 이때 초급벡터를 조금이라도 가르치는 게 통합적 교육을 위해 더 좋죠. 왜 현장에서 이렇게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상식에 충분히 부합하는 것도 그저 고지식하게 책에 나오는 대로 주입식으로 가르치니 수학이고 과학이고 모든 게 파편화한 암기과목이 돼 버립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모든 게 하나의 스토리로 통하는 김용관 저자님한테 배운 학생들은 나중에 꼭 영재로서 크게 성공할 것 같습니다. 

김용관 저자는 마이너스를 반대방향으로 해석하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게 벡터의 기본개념이고 두 축 사이에 있는 방향들은 코사인값을 곱해 해결하면 됩니다. 그래서 삼각함수가 중요한 것이며 스토리로 연결해 가면 이렇게나 재미있는 것인데 가르치는 방법이 잘못되어 이처럼이나 고역이 됩니다. 음수는 기준하고 반대방향을 뜻한다! 이거 하나로 끝입니다.  

p44에 보면 눈에 드러나는 차이는 델타, Δ로 표시하며 무한히 작아지는 차이는 d로 적습니다. 그래서 미분할 때 dy/dx(디와이 바이 디엑스. 와이를 엑스로 미분) 등으로 적는 것입니다. 이런 것도 이 책에서처럼 미리미리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가르쳐 주면 상급학년으로 올라가서 새로운 기호에 당황하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엔트로피는 과학자가 아닌 제레미 리프킨의 인문학 저서 <엔트로피> 덕분에 더 유명해진 개념인데 책 p45에는 음수 엔트로피로 움직이는 우주가 (대칭적으로) 따로 존재하여 정리를 게을리하는 사람들도 청소 걱정 없이 잘 사는 모습이 작가 지망생분의 상상력을 통해 제공됩니다. 그런데 거기서는 우리와 반대로 사람들이 뭘 어지럽히는 게 일이 되어 역시 그나름대로 고생을 할지도 모릅니다.(어떻게 하면 복구가 안 될 만큼 잘 어지럽힐 수 있을까?) 

우리가 "생사를 알 수 없는 고양이"로 잘 아는 에르빈 슈뢰딩거가, (책 p53에 나오듯) 네겐트로피의 개념도 처음 제안했습니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가 어쩌면 이 네트로피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론화하여 실체가 규명된다면 그때는 진시황이 꿈꾸었던 불로장생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좌표계는 고교에서 3차원까지 배우며 이것도 이과생들뿐이고 문과는 끝까지 2차원입니다. 2차원이면 2차원, 3차원이면 3차원이지 2.7차원 같은 것도 있을까요? 좌표축이 90도로 꺾이면 정수(중에서 자연수) 1만큼 커지는 거고, 소수(소숫점이 있는 수) 좌표축은 90도가 아닌 다른 각도로 꺾이는 것입니다. 이 아이디어에서 요즘 핫한 메타버스 아이디어가 나온 것입니다. p73에서 저자는 "무식하게 메타'뻐'스라고 발음하지 말자! 부드럽게 메타버스!"라고 합니다. 사실 메타버스는 meta universe이기 때문에, omnibus나 혹은 교통수단 bus하고는 무관합니다. 후자를 우리가 일상에서 "뻐스"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메타버스에도 이게 옮아온 건데요. bus도 입술소리 유성음이라서 거센소리 ㅃ이 아닙니다.  -verse든 bus든 뻐스가 아니라는 걸 유의해야 하겠네요. 

수를 극한으로 보는 게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야 2.9999999999....가 3과 같으며 0.000000...001 차이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0으로 나누면 수학 전체가 붕괴해 버리는데 나눗셈을 곱셈의 역연산이 아니라 전혀 새롭게 정의해 버리면(물론 기존 결과는 다 포함하면서) 그 모든 모순이 일거에 해결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정의에서 곧 혁신이 도출되는데 이런 대담하고 발칙한 시도를 사회가 도와 줘야 하며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칸토어는 "수학의 본질은 자유에 있다"고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참된 자유의 쾌감이 뭔지 알았으면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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