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배짱으로 삽시다
이시형 지음 / 풀잎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짱으로 삽시다>는 책날개에도 나오듯이 한국 출판사상 처음으로 자계서 분야 밀리언셀러가 된 책입니다.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어떤 자질을 기왕 갖추려면 어린 시절부터 체질화하는 게 더 좋겠고, 오리지널 <배짱으로 삽시다>에 나오는 내용들 그 대부분은 어린이에게도 적합합니다. 이 책은 보다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내용이라서 어린 독자들이 읽기가 편하고, 우리 어른들도 짬짬이 옆에서 거들며 읽어 보면 여전히 유익한 교훈들이 많았습니다. 

p56을 보면 "뛰면서 생각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가 한 말이라는데 좋은 생각이 일단 떠올라도 이걸 실제로 행동에 옮겨 봐야 구체적인 성과가 나며, 그 좋은 생각이 하나에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대뇌는 한 가지 일을 시작하면, 거기에 연관된 아이디어들이 줄줄이 따라 일어나는 연쇄작용이 있단다." 이 책 p57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아이디어 자체도 행동과 실천 속에 더 좋은 게 생기며 골방 안에 가만히 앉아서는 생각도 잘 안 떠오르는다는 뜻이겠습니다. 의학박사인 이시형 저자의 말씀이니만치 공신력이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 미 NBA에는 데니스 로드맨이라는 악동 스타가 있었는데 컨셉만 악동으로 잡은 게 아니라 실제로도 주위와 잘 융화하지 못하고 경기 중에 평정심을 유지 못 하는 멘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무리 탁월한 기량을 갖췄더라도 이게 실전에서 잘 발휘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어린이들도 평소에 짜증을 잘 내고 자기 고집만 피우려 들어서는 주위에서 사랑을 받지 못합니다. 데니스 로드맨처럼 제 기량을 길고 꾸준히 발휘 못 한 스타가 되지 않으려면, 남의 입장에 서서 생각도 해 보고 짜증을 덜 내는 침착하고 여유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책은 가르칩니다. 

"실패가 없었다는 사람은 바보 아니면 거짓말쟁이(p101)." 과거 철도왕 제임스 힐이 한 말이라고 책에 나옵니다. 누구나 남들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사정이 있겠는데, 이걸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덮기 위해서 또 덮고 또 덮고 후속 거짓말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책에서는 바람직한 예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듭니다. 초등학교(소학교)도 안 나왔지만 별반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어느 자리에서나 소탈하고 유쾌하게 이야기하던 그였습니다. 이러니 괜한 에너지 낭비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호감도 함께 얻었기에 성공의 한 비결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로 스타가 된 사람이 MLB 레전드 투수 샌디 쿠팩스였습니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자신의 공이 아무리 좋아도 일정 확률로 운 없이 정타 당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중요한 승부처에서 대담하게 피칭하기 힘듭니다. "어디, 칠 테면 쳐 봐라!" 결정적인 순간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는 것도 쉽지 않지만, 슬쩍 볼을 넣는 것도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샌디 쿠팩스는 타자와 승부할 때 결코 물러서지 않고 자기 호흡을 유지했기 때문에 승부에 강한 투수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체면하고 배짱은 다릅니다. 1980년대에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이시형 저자가 제일 역점을 두어 강조한 포인트 중 하나가, 허례허식에만 치중하던 폐습을 빨리 떨쳐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쓸데없이 체면에만 치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경향이 있다(p109)는 거죠. 이건 배짱으로 사는 게 아니라, 배짱이 없어서 체면 뒤에 숨는 것입니다. 저자는 또 "요즘 MZ세대는 체면이 아니고 명예를 중시하는데, 명예는 스스로 생각할 때 당당하면 그만이고 남 눈치를 보는 게 아님"을 강조합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미안하다 미안하다를 달고 살지 말고, 애초에 남한테 미안할 일을 하지 말라고도 합니다. 이순신 장군을 모함하여 곤경에 빠뜨린 악당들은 평소에 남한테 열등감을 많이 갖고 있기에 남의 장점을 보면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돼지에게 진주를 던져 주지 말라는 말이 있듯, 자신의 짧은 척도로 남의 긴 키를 재려 드니 뱁새의 가랑이가 찢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남의 성공을 보고 배아파할 게 아니라 그럴 시간에 자기 장점을 키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