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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보다 1 - 부동산 투자의 허들을 넘자
김형민 지음 / 열아홉 / 2023년 5월
평점 :
남과는 다른 삶을 살려면 삶의 각오나 방식, 지향점도 남들과 달리 잡아야만 합니다. 남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주도하는 삶이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내 삶에 임할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투자의 핵심은 내 돈의 통제권과 의사 결정권에 있다(p21)." 그렇다면 주식 투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저자의 생각으로는, 시장 정보의 분석에 의한 투자라든가, 세력의 움직임을 보고 꼈다가 빠졌다가 하는 투자는 이런 투자에 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장기 투자, 가치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행하는 투자라야 이런 범주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펀드나 리츠도 마찬가지로, 저자가 보기에는 그들만의 리그에 불과하며, 돈을 자유로이 넣었다 뺐다 하며 내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어야 그게 내가 내 돈에 대한 통제권, 의사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투자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개업 공인회계사이며 안정적 수익을 올릴 만큼 경력도 쌓은 저자가, 처음으로 수익용 부동산을 관리하는 회사(당시 강남에서 가장 컸다는 곳)의 고문으로 봉직하며 신입 교육도 담당할 때, 설마 고문인 나를, 회계사를 (그들이) 속일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보기좋게 속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세상 일이 다 이렇습니다. 조금조금씩 신뢰를 쌓고, 어떤 거절 못 할 분위기를 만들어서 세팅을 차츰 완성한 다음에, 한순간에 뒤통수를 치고 빠져나가는 거죠. "그 정도씩이나 되는 사람들이 설마 나를 속이겠어?" 처음에는 "똑똑한 나를 어떻게 속이겠어?"에서, 분위기가 고작 이제 이렇게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식으로 바뀌다가, 그 다음에는 보기 좋게 사기를 당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자께서 강조하는 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투자, 내가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투자입니다.
사실 주식은 한번 종목을 잘못 골라서 들어갔다가 심하게 물리거나, 아예 회사가 망하든지 해서 주식이 휴짓조각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반면 부동산은 여튼 실체가 남기는 합니다. 정 안 되면 내가 이용하면 그만이고, (공실 기간이 발생할망정) 어떻게든 세를 줄 수도 있고... 아무리 시세가 폭락해도 하다못해 터(대지)는 남으니까 원금이 0이 되는 일은 없다...이게 저자의 말입니다.
다만 저자 자신도 그런 체험을 했듯이, 도대체 내가 낸 자금이 투명하게 운용되는지를 내가 확인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또하나 고민은, 내가 임차인을 쥐어짜기라도 해서 (원래 낮았던) 임대료를 대폭 올리기라도 하면, 이 임차인은 자기가 내고 온 권리금을 사실상 잃는 셈인데, 이건 제로섬 게임도 아니고 사실상 노력하는 사람을 착취해서 돈을 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말이 책에 나오네요. 이게 처음에 저자를 괴롭혔던 고민 중의 하나입니다.
이 책의 제목은 "99보다 1"입니다. 처음에 저는 실패하는 99보다 성공하는 영리한 1이 되자는 취지로 이해했습니다. 물론 그런 해석도 맞지만, 이 저자분의 남다른 선택을 뜻하기도 하는 그런 제목입니다. 사실 요즘 극히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좋지 못한 일에 적극 가담하여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습니다. 어쨌든 공인중개사도 전문직으로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종의 하나인데 그 신뢰를 악용해서 이런 결과가 빚어졌습니다. 공인회계사에 대한 신뢰는 사회에서 거의 탑급인데, 저자는 스스로 밝히기를 다른 99의 공인회계사의 길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고 하십니다.
처음엔 좋지 않은 일도 있었으나 p69 이하에 힘있고 좋은 분들과 학연, 업무상으로 얻게 된 친분을 잘 활용하여 첫번째 투자에 성공하고 이후 계속 승승장구한 사연이 나옵니다. 역시 한국은 빈손에서 시작하다시피하여 공부와 노력으로 성공하기가(적어도 저자분의 청년기에는) 그리 어려운 나라는 아니었나 봅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내가 잘나서만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세워 놓은 플랜 덕을 본 게 있다"고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물론 그 파트너들, 전주분들도 저자의 지식과 용역을 잘 활용했겠기에 윈윈 관계가 형성되었겠고 말입니다. 본인이 남한테 도움이 안 되는데 누가 알아서 먼저 찾아와 도움을 베풀겠습니까.
이 책은 저자께서 여러 채의 건물을 보유하고 거액의 자산을 지니게 된 석세스 스토리가 자세하게 나와서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p79 같은 데를 보면 저자께서 "선배님, 저는 최소 제 지분이 50%라야, 이 건물에 투자를 하고..."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원칙, 자기 중심을 잃지 않는 걸 우리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부동산 투자 과정, 자산 증식 과정을 눈여겨 보되, 상대가 누구건 어떤 갑을관계 상태이건 간에 눈 똑바로 뜨고 내가 주도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투자는 어떤 경우에도 자기 책임 자기 판단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