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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제를 쉽게 읽는 책 - 삼성전자 ‘만렙’ 기획자가 진짜 쉽게 설명한 반도체 필수 지식 ‘일타강의
김희영 지음 / 갈라북스 / 2023년 5월
평점 :
한국은 이미 지난세기 말부터 반도체로 먹고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선견지명(이 책 p128) 덕에 비단 일 가문이나 특정 기업집단뿐 아니라 전국민이 수혜를 보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삼성그룹이나 협력업체 직원이 꼭 아니라 해도 반도체 호황(그 사이클에 접어든 경우라면)의 혜택을 더 크게 입기 위해서는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반도체 산업의 구조와 업황에 밝으면 비단 삼전 관련주가 아니라 해도 하이닉스나 관련 소부장 주식의 등락 과정에서 수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엔지니어나 업체 직원이 꼭 아니라도 우리 일반인들이 반도체 관련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십 년 전 스마트폰이 급속히 대중화할 때 곧 PC(특히 랩탑류)가 사라진다는 말까지 있었지만 아직도 PC를 완전 대체하려면 멀었고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이 말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PC향 반도체 공급라인 필요성도 여전하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랩탑을 고를 때 휴대성이나 디자인만 볼 게 아니라, CPU나 램 사양 등도 필수로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사실 이런 사항은 20년 전에도 컴퓨터 잡지, 아니 그냥 일반적인 매체 등에서 노트북 관련하여 입버릇처럼 하던 말인데, 요즘 세대는 워낙 모바일에만 의존하다 보니 컴 다루는 실력이나 관련 지식이 오히려 앞선 세대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판입니다(안 그런 사람들도 많겠지만). 저자는 이어서 CPU나 램 사양 보는 법, 각 부품이 컴퓨터에서 하는 일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PC에서 DDR(double data rate)이 하는 일을 모바일에서는 LPDDR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주식에 관심있는 이들은 GPU 하면 바로 엔비디아(이 책 p155 이하 참조)를 떠올릴 텐데 책에서는 p80 이하에서 이 GPU에 대해 "요즘 핫한 녀석"이라면서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20대를 컴퓨터에 푹 파묻혀 보낸 세대도 GPU에는 상대적으로 덜 익숙할 수 있으나 게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최신사양으로 조립할 때 이것저것 견적하면서 알아들 봤을 것입니다. 저자는 최근에 Chat GPT가 뜨면서 다시금 GPU가 주목받는다고 알려 줍니다. 올드한 세대는 아직도 자료저장할 때 하드디스크를 찾곤 하는데 사실 (이른바) 외장하드로서 저장 수단의 기능도 USB한테 밀린지 오래입니다. USB가 최근 2테라까지 용량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PC에서 운영체제를 깔고 최초 구동하는 기반 디바이스로서는 이 책 p92에 나오듯 SSD가 또 HDD를 십 년 전부터 대체했습니다. TV처럼 빨리 켜지는(부팅되는) 컴퓨터가 당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2년 전 o비oo텍이란 종목이 관심을 크게 받았는데 이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면서도 구사양 품목이라서 타 업체가 이미 라인을 폐쇄한지 오래였기에 뜻하지 않게 독과점 상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데 2011년경 태국에 홍수가 나서 세계 HDD 가격이 엄청나게 뛴 적이 있었죠. 그래도 타 국가에서(심지어 중국도) 새로 하드디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한다거나 하지 않았는데 아무리 일시 가격이 올라도 제품이 곧 대체상품(SSD)에 밀려 퇴출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입니다. 2020년 특정 파운드리가 갑자기 품귀현상이 있었는데도 바로 공급량이 증가하지 않고 교과서에서 배우는 시장경제 원리가 작동하지 않은 게 다 이런 이유입니다. 구형 말고 차량용반도체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 책 p99 이하를 참조하면 되겠습니다. 이미지센서, PMIC에 대한 설명도 쉽고 명쾌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책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기업 소개인 3부입니다. 삼전과 하이닉스도 알아봐야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TSMC 부분을 우리 한국 독자들도 주의깊게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중국이 해협을 넘어 대만에 쳐들어간다는 것이며 미국 등이 발을 동동 구르는 거죠. 전쟁이다 뭐다 해서 혼란이 이어지는 동안 한국 대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저 업체의 기술력을 넘설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4부 p213에도 나오듯 아직 한국 업체들이 많이 부족합니다.
1990년대 중반 PSC가 한국에 크게 보급되면서 폰 뒷부분을 보면 퀄컴 로고가 찍힌 걸(삼성, 모토롤라, 현대, 한화 등 어떤 폰이라도) 봤을 겁니다.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을 CDMA라고 하는데 이게 세계 최초격으로 당시 한국에서 성공하여 퀄컴과 이동통신사들 모두 대박을 쳤었습니다.
마지막 4부는 향후 반도체 시장과 산업 현황에 대한 내용입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팬데믹 이후로 확 클 것이라 예상되었으나 현재 그렇지 못하고 책에서는 p207에서 비록 둔화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상승추세라고 짚습니다. 이제는 메모리가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므로(p221) 플레이어인 기업들이 대비를 해야 함은 물론 정부와 국민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