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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하라 - 에베소 교회에 보낸 바울의 편지
송태근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4월
평점 :
사도 바울은 신약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여러 서한들을 저술했는데 그 중 하나가 에베소서입니다. p23을 보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간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는 AD 1세기에도 마찬가지였겠는데, 지중해 세계는 로마의 군사력을 앞세운 폭정에 시달리는 지옥과도 같았겠습니다. 힘 없는 자는 힘 가진 자에게 짓밟혀 죽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대의식이나 유대감, 동정, 상호 부조 같은 휴머니즘은 찾아볼 수도 없는 판이었습니다.
이런 타락하고 무도한 세상에 대고 사도 바울은 오히려 좋은 소식을 선포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은 만유를 독생자께 상속하셨고(히브리 1:2, 이 책 p28), 신앙을 고백한 우리 성도들조차 이 복을 덩달아 받았으며, 나아가 이 모든 것이 창조주에 의해 오래 전부터 설계되었다고까지 알려 준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믿음의 무리는 언제나 외부로부터 도전을 받아 왔습니다. 이스라엘과 유다 12겨레는 이웃 아람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었는데 선지자 엘리사는 동요치 않고 "우리의 군대가 더 많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사환들이 반신반의하며 눈을 떠 보니 이미 하늘에서 불의 병거(chariots of fire)를 보내어 아람의 군세를 압도하고 있었습니다. 열왕기하 6:14 이하에 나오는 말입니다. 아주 유명한 구절로서, 이에서 모티브를 딴 스포츠 영화 <불의 전차>도 있고 그에 삽입된 반젤리스의 주제가도 우리가 잘 압니다.
믿음이 굳셀진대 현실의 힘이 미약함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에베소의 성도들도 사도 바울의 서한을 읽고 천군만마의 위로를 얻었겠으며 이들은 결국 맨 앞줄에 서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 영생을 얻지 않았겠습니까? 우리 믿음의 성도들도 이를 의심 없이 믿기에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현실의 간난에도 굴복하지 않으며, 그 마음 속에 사탄이 보낸 악귀만 가득한 깡패나 사기꾼의 위협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악한 자들이 주님의 법정에서 결국 사형 선고를 받고 불가마 안에서 펄펄 끓여짐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불한당들은 이미 현실의 법정과 감옥에도 그 더럽고 한심한 발을 이미 들여놓고 있습니다^^
지중해 세계의 인간들은 벌써 죄악에 절여져 하나님이나 사람의 눈 모두에 차마 직시할 수 없는 끔찍한 추행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사방팔방이 소돔과 고모라였다고 할까요. 이 모두가 소금기둥으로 화하거나, 아니면 노아의 홍수 때처럼 물 속에 잠겨 그 악행의 대가를 치러야 할 판이었습니다. 그러나 창조주는 이런 인간들조차 너무나 사랑하여, 직접 죗값을 치르게 하기보다, 놀랍게도 독생자를 보내시어 이들 죄인들을 대신하여 죽게(p78) 하셨습니다. 아무 죄도 없는 분을 십자가 위에 올려 끔찍한 고통을 겪은 후 죽게 하신 것입니다. 십자가형은 본래 깡패, 사기꾼, 학폭범, 강도, 성범죄자, 패륜아, 사이코패스, 반사회분자 등에게나 가당한 처벌입니다. 순백처럼, 어린양처럼 죄 없으신 분이 이처럼 큰 고통을 겪으시는 걸 보고 우리 죄인들이 자발적으로 회개하고, 독생자께서 공생활 3년 동안 남기신 가르침을 각각의 영혼에 새겨 보라는 뜻이 아니었겠습니까.
바울은 원래 교회를, 믿음의 자녀들을 핍박하던 자였습니다(p94).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에게 오히려 교회의 중추 직분을 맡김으로써, 당신의 사업이 얼마나 놀라운 힘을 갖고 오래전부터 의도되어 왔는지를 우리에게 보여 주려 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이를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가장 작은 자"라며 눈에서 비늘이 떨어진 후 겸손되게 스스로를 가리켰던 것입니다.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오셔서 사흘만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신(p121) 예수님은 우리에게 거짓을 버리고 진실을 말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p139). "죄 짓는 사람들, 양아치들에게 가서 혼을 내라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삶을 보여줌으로써 그 추악한 어둠을 드러내라는 것(p156)"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회피합니다. 이뤄진 결혼도 깨어질 판인데 부부 사이에 처음의 믿음이 사라졌고 당초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으며 차일피일 회피되는데다 배우자의 감정과 태도가 바르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결코 아내더러 남편에게 무조건 굴종하라고 가르치지 않았으며 "남편이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 사랑하시듯 하라(에베소 5:25, 이 책 p177)"고까지 말했습니다. "성령께 지배받을 때, 우리의 삶에 새로운 질서, 동기, 당위가 부여된다"는 책 p182, 송태근 목사님 말씀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하겠네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