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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우아하게 걷기 - 한 절 현대역 말씀 공감
류호준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4월
평점 :
기독교인의 신앙과 삶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성경입니다. 하지만 그 딱딱한 문체 때문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 게 또 사실입니다. 게다가 성경은 분량도 방대합니다. QT라는 게 있지만 역시 문체가 그렇다 보니 마냥 친근감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기독교인은 성경을 가까이하고 그 말씀을 새기며 일상에서 실천을 통해 거룩함에 다가서야만 합니다.
저자 류호준 목사님은 본연의 활동 외에도, 오래 전부터 성경 관련 저술로 독자들과 소통해 온 분입니다. 이 책에서 인용되는 성경 66 구절은 개역판처럼 딱딱하게 안 느껴지는 게 특징인데, 모든 구절은 존댓말로 끝나거나 뭔가 친절하게 들립니다. 아마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오신다면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성경의 권수가 모두 66이지만(신교 기준), 이 책이 그 각 권에서마다 한 문장씩 뽑아서 숫자가 그리된 건 아닙니다. 로마서의 경우 네 구절, 창세기는 여섯 구절, 누가복음 두 구절 등 일정하지 않습니다. 평생 성경을 안고 사신 류 목사님이 특히나 농도 짙은 은혜를 받았다고 여기시는 구절들 중심이라서 그렇겠습니다.
머리와 가슴이 시키는 바가 각각 다를 때 우리는 갈등을 느낍니다. 어떤 때에는 가슴이 외치는 바에 귀를 닫고 머리가 시키는 대로 가라고도 합니다. 현실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이겠는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때가 잦으면 정신 건강에 좋을 리가 없습니다. 특히나 영적인 순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러한데, 류 목사님은 "신학과 신앙은 분리되기가 어려워야 한다(p219)."고 하십니다. 신학적 지식과 신앙심이 뜨겁게 이르는 바는 가능하면 일치하여야 그게 참된 기독교인이 자신의 마음을 간직하는 정도이겠습니다. 목사님의 이 말은 사도행전 20:27과 관련하여 나왔는데 사실 열 두 사도 중 빈 자리 하나를 채우는 데 투표를 통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p158에 인용된 요한복음 8:44를 보면 역시 현대역이라서 평소에 보던 바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눈먼 자의 눈을 뜨게 하고 걷지 못하는 자를 걷게 하고 죽은 자를 무덤에서 일으키는 요술쟁이가 아니라, 무엇보다 "진리를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예수님의 권능과 은혜를 입어 우리도 함께 강해질 수 있는 건 그 힘의 근원이 바로 진리(truth)이자 진실됨(truthfulness)이라서죠(p159). 반대로 사탄의 자식들은 입만 열면 거짓말입니다. 거짓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 힘을 쓰지 못하는 듯,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도 굳이 기를 쓰고 거짓된 방법으로 추진합니다. 성도들은 설령 세상에서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거짓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됩니다. 거짓말을 한 마디 할 때마다 염소와 가라지의 무리에 가까워지고 주님으로부터 한 발짝씩 멀어집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아모스 5:24. p122)."
요한복음 12:14에 나오듯 예수는 예루살렘에 들어갈 때 초라하게도 나귀 한 마리를, 그것도 빌려서 타고 들어가셨습니다(p64). 류 목사님은 이와 대조되었던 앞선 행렬로 첫째 헤롯 안디바, 둘째 빌라도 총독의 그것을 꼽습니다. 이 둘의 행렬은 세상에서 부러워하는 권력과 돈으로 온통 치장하여 타락한 백성들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켰으나 그 결과는 가뜩이나 타락하고 문란해진 세상을 더욱 나쁜 곳으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헤롯 안디바는 그 이름부터 "아버지와도 같은 자"인데 이름만 저럴 뿐 가짜 아버지, 의붓아버지 같은 폭군이었고 성 생활도 아주 추악하게 영위하던, 하등의 모범이 될 수 없는 악한이었습니다. 모든 거짓됨의 자녀들이 이와 같이 삽니다. 돈과 권력만을 좇는 자(p128)는 결국 지옥에 떨어지며 교회가 혹 타락한다면 그 역시도 예외 없이 심판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부활절 전후에는 케이블 채널에서 <십계> 같은 칠팔십 년 전 고전 영화를 자주 방영합니다. 모세가 노예 신세에서 신음하던 동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 가나안에 이르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류 목사님은 수시로 성경을 꺼내 읽으며 바로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모세의 이야기를 두고 "숨 막히는 장관(p188)"이라 평가합니다. 요한복음 1장에 나오듯 세상이 비록 어둠에 덮여 있어도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이 없습니다. 거짓의 편에 선 바로가 진실의 가호를 받는 모세를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류 목사님은 어렸을 때 선친께 초달(楚撻)의 가르침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마치 고려, 조선 시대에 학동들이 할아버지나 아버지, 훈장님께 주마가편 격으로 훈육되던 풍속과 비슷합니다. 히브리서 4:12에 나오듯 때로는 통회의 과정을 거쳐 자복하고 묵상하여 오늘날 성경 해석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욕망과 권세에만 무릎 꿇는 우리들도 그저 천국에의 길을 편하게 걸으려 들 게 아니라 아픈 회초리를 맞아서라도 타락한 마음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