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본디 스타트업으로 유명한 나라입니다. 스타트업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그 무렵부터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청년들이 과감히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산업 섹터에 젊은 동력이 자연스럽게 주입되고, 혁신의 원천이 새로 탄생합니다. 이른바 후츠파 정신입니다. p34에 소개되는 도브 모란(Dov Moran)은 USB를 만든 사람입니다. 그가 이 일을 해 낸 게 40대 후반이었으며 지금은 67세의 노인입니다. 세계에서 USB를 안 쓰는 이들이 없음을 감안하면 그의 성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할 수 있는데 저자께서 만나 본 모란 회장은 말할수없이 소탈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일자리 창출은커녕 사람들 피를 빨아먹는 동네 사채업자라고 해도 목이 뒤로 젖혀질 만큼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뻐기며 거리를 다닐 것입니다. 저자는 저런 인격자다운 풍모의 비결에 대해 "한국은 가치와 철학에 대한 기본기가 부족해서"라고 진단합니다. 사실 한국에도 가치와 철학이 없는 건 아닌데 괜찮은 건 이미 오래전에 화석으로 전락했고, 현재 설치는 건 전부 사이비 아니면 사기꾼들의 농간이라서 그렇습니다. 더 놀라운 건 모란 회장이 현재 가난하다는 점입니다. 왜 그런가, 저자의 말씀에 따르면 한국에서 이 정도 성공한 사람이 나왔다면 그 번 돈을 모두 알짜 부동산에 묻었을 것입니다. 그게 물론 현명한 선택이죠. 그런데 이 모란 회장은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그 대부분은 이익이 없거나 아예 큰 손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모란 회장은 현재 가난합니다. 이게 믿어지나요? 왜 이분은 이처럼 어리석게 사는 걸까요? 답은 이분의 가치와 철학 자체가 "스타트업을 장려하고 나라에 보답하는 삶을 살다가 잔고가 0이 되어 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정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할 경지입니다. 물론 저도 이런 거룩한 행적을 따라할 자신 전혀 없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엄청 욕하고 그 혐오스러운 전체주의 체제란 저주받아 마땅합니다만 사실 우리 한국이야말로 중국보다도 혁신 정신이 부족한 한심한 나라입니다. 일본은 40년 전 플라자 합의로 날벼락 맞은 게 아니라 반대로 돈벼락을 맞았습니다. 외화 보유 자산이 세 배로 하룻밤 사이에 가치가 올랐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이 횡재를 건설적인 재투자에 쓰지 않고 돈놀이에만 몰두했습니다. 그 결과 부동산 버블의 상투를 잡은 중산층과 서민이 싸그리 몰락하고, 제조업 기반도 붕괴해서 상류층만 잘사는 좀비 같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중국은 현재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에 돈보따리를 싸들고와서 투자한다는데 이게 위험이 없겠습니까? 그래도 이게 오십년 백년을 내다보고 이로운 선택이라서 이렇게 큰 리스크를 안고 감행하는 겁니다. 일본도 이렇게 하지 않았고 일본보다 훨씬 못한 한국은 돈도 없으면서 벌써 그 돈이 비생산적인 곳에만 흘러들어갑니다. 저런 걸 보면 중국이 쉽게 망할 것 같지는 않고 거꾸로 우리가 더 빨리 망할지도 모르겠네요. 입만 열면 정치타령인 정치병자, 학력 컴플렉스 때문에 모든 걸 왜곡하는 꼬인 허언병자들, 혜택은 혜택대로 받고 이상한 피해의식에 찌든 불평분자들이 빨리 사라져야 나라가 번성합니다. "이스라엘은 한마디로 국내시장이 무의미한 나라(p111)" 왜 그런고 하니 애초에 무슨 창업을 할 때부터 영어로 홈페이지부터 만들고 전세계 소비자를 염두에 둔 영업 전략을 짜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클 꿈을 가집니다. 물론 사방이 적대적인 아랍 국가들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서 자살 테러리스트들의 폭탄이 터지는 판에 부동산 투자를 마음놓고 할 수 없겠고 애초에 뿌리없이 세계를 떠돌던 그 민족의 특수한 사정이 반영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저렇게 현실안주 무사안일주의를 애초에 버리고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하니 뼛속까지 혁신이 침투하고 세계 곳곳에 진출한 청년 스타트업이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알짜 정보를 공유합니다. 반면 한국인은 해외에서 만나면 같은 나라 사람을 제일먼저 사기치고 뒤통수치기 바쁩니다. 하루라도 사기를 안 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 듯합니다. 무엇이 나와 이웃을 위해 공존공영하는 길인지 숙고하면 그 답이 스타트업에 있음을 어렵지 않게 깨닫게 되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