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인 구미호 시리즈 작가 박현숙님 신작입니다. 아무튼 박 작가님 청소년 소설의 특징은 세팅이 기발할 뿐 아니라 도대체 이 괴기한 사연이 끝에 가서 어떻게 수습될지 전혀 예측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이 장편도 예외가 아니어서 책장을 빠르게 넘겨가며 계속 결말을 예상하려 애 썼습니다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네요. 요즘은 무엇이든 증고시장에서 팔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포털 네o버 카페의 중oo라가 유명했었으며 최근에는 당oo켓 같은 곳에서 근방에 사는 이들끼리 비교적 안전한 매매를 시도합니다. 이 소설에서 1인칭 주인공은 오신우이며 그는 최근에 황소라라는 여자애하고 사귀게 되었는데 이 애가 나하고 사귀어 준 동기가 아무래도 수상합니다. 그저 홧김에, 혹은 심심해서(p77), 별로 마음이 끌리지도 않던 내가 우연히 걸려든 것 같고 아무래도 여자애 속마음은 딴데 있는 듯합니다. 황소라는 오신우와 함께 요트를 타기로 한 날 온통 빨강색(p29)으로 입고 옵니다. 원래 이 룩에 깔맞춤을 해 주기 위해 빨간 구두를 중고로 샀던 건데 구매완료 후 이상한 문자가 계속 옵니다. 볼품없는 중고구두를 무려 천만원에 팔라는 제안입니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청소년이다 보니 혹 거액이 수중에 들어와더 이걸 어떻게 다룰지가 또 고민인데 전작 <구미호 카페(구미호 시리즈 제4편)>에서도 주인공 오성우가 입금을 어떻게 받을지를 놓고 막 고민하던 모습이 이 부분과 비슷합니다(주인공 이름도 비슷하죠). 오신우는 여튼 빨강구두를 황소라에게 선물하고, 요트를 타다가 황소라의 오해를 사고 옥신각신하다가 구두 한 짝을 강에 빠뜨리고 맙니다. 기이한 건, 강 속에서 머리 긴 여자(p36)가 나타나 그 한 짝을 냉큼 채어간 건데 마치 아서 왕 전설에서 엑스칼리버를 주었다 도로 가져간 호수의 부인(lady of the lake)을 떠올리게도 하네요. 어느 학교에나 상담 선생님(카운슬러)가 배당되어 학생들의 이런저런 고충을 들어 주기 마련인데 어떤 경우엔 대단히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기도 합니다. 이 소설 속에서는 그렇지 않으며 오신우가 황소라와 충격적인 결별을 한 후 갑자기 이 학교를 스타 카운슬러(여성)가 찾아온다는 식입니다. 워낙 인기가 좋은 분이라서 특별히 초빙을 해도 모시기 어려운 분인데 말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오신우는 이 상담선생한테 단독으로, 그것도 연애 문제에 대해 특별 상담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당일 이미 황소라와의 교제는 파토가 났고, 다만 학내 폭력 사고 목격 관련 뭔가 찜찜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기만한 상태네요. 요새 챗GPT라는 게 새로 나와서 혁신 서비스로 큰 화제인데... 오신우는 소설에서 내내 황소라가 마음을 열지 않고 어떤 목적 하에 자신을 가스라이팅하여 고분고분한 AI처럼 길들이려 한다고 불만입니다. 대체 소라는 왜 이러는 걸까요? 또 수수께끼의 상담샘과, 강 한복판에서 갑자기 나와 구두 한 짝을 가로채 간 인어는 같은 사람일까요? 왜 황소라는 "다리"에 그렇게나 집착하는 걸까요? 전혀 뜻밖의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끝까지 집증해서 읽어 보시길 ㅎㅎ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