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바꾼 생각의 힘 - 성공하는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
이학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평점 :
"세상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만나면 (내가) 충전이 되는 사람과 (반대로) 방전이 되는 사람(p4)." 이 구절은 여러 가지로 새길 수 있겠습니다. 후자는 속된 말로 "기가 빨리는 사람", 나의 에너지를 약탈해 가는 나르시시스트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남 방전을 열심히 시키는 중인데도 겉으로는 충전을 시켜 주는 듯,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지능 낮은 사기꾼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 이학영 논설위원은 전자를 긍정주의자로, 후자를 부정적 관념으로 가득한 사람으로 해석하며, 전자의 대표적인 예로 정주영 현대 창업자를 듭니다. 이 책에 실린, "왜 중동이 건설의 천국인가?"에 대한 정 창업자의 근거를 읽어 보면 정말 기가 막힙니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개척자의 마인드가 어때야 하는지 어떤 계시를 받는 느낌이 다 들죠.
"연설은 최대한 길고 어려운 말을 동원하는 게 당시의 관행이었다(p64)."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3년 게티스버그 국립묘지 봉안식에서 이런 당대의 무익한 관념을 깼습니다. 그 결과물은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이 간단한, 그러나 심오한 몇 마디 속에, 내전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가 반드시 구현하고자 했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들어 있습니다. 그 시대정신은 심지어 160년이 지난 지금에조차도 유효합니다. 저자는 현대 연설문 작가인 필립 콜린스의 말을 인용하며 무엇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설문일지에 대해 다섯 가지의 원칙(p66)을 제시합니다.
위대한 리더, 혹은 경영자라면 자신의 개성과 신념(그게 모범적이고 바람직하다는 전제 하에)을 자사의 전 직원에게 그대로 이식하고 확대 재생산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과연 그래서인지 창업 수십년이 지나고 심지어 창업자들이 사거한지 세월이 지났어도 현대나 대우(그 일부)는 조직 자체가 창업자의 개성대로 여전히 움직이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반면 다른 기업은 경영 최상층부와 직원들이 따로 노는 듯한 행태도 보입니다. 책에서는 갤럽에서 경영자로 무려 32년을 봉직하고 올해 퇴임한 짐 클리프턴 회장의 말을 인용합니다. "자기 인식이 높아지면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수고를 멈출 수 있다. (또)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된다(p81)."
경험은 항상 우리에게 좋은 스승 노릇을 해 줄까요? 그런 경우가 많겠으나, 오늘날처럼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지식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고정관념 제조기'로 전락해 버릴 수 있는 경험의 틀 밖에서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p132)." 이런 교훈들은 결론 그 자체가 아니라 추가 검증이 필요한 가설 정도로만 간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능력 자체는 뛰어날 수 있으나 그 아이디어를 바르게 평가하는 능력은 매우 갖기 어렵다는 점도 아울러 지적되네요.
요즘 한국에서도 x덤 카페가 느는 추세이지만 하다못해 포커 같은 도박이라고 해도 과연 운에 의해서만 결과가 좌우될까요? 고수들은 결코 직관에 의해서만 움직이지 않고(물론 그들은 직관도 뛰어납니다만) 상대방의 순간순간 변화하는 표정이나 내 새로운 패를 보고 이미 세웠던 전략을 재빨리 수정합니다. 그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수를 계산해 내고 이를 행동에 옮기기 때문에 그토록 높은 승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물론 포커는 여전히, 높은 정도로 운에 좌우되는 게임입니다만).
"부정적인 감정의 수명은 단 90초에 불과하다(p229)." 그런데도 우리는 순간 치밀어오르는 분노 등을 참지 못하고 표현을 하는 바람에 큰 손해를 보거나 실수를 저지릅니다. 그래서 참을 인(忍) 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반면 우리의 집중력(p247)은 금붕어와 비슷한 9초 정도라고 합니다. 이 9초 정도의 집중력을 유지 못 해서 우리는 그렇게나 자주 대사를 그르치곤 하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인생 장기 플랜을 세우며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관리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