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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카네기 - 인간관계 자기관리 그리고 삶의 철학
데일 카네기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데일 카네기는 자기계발서의 성경과도 같이 널리 읽히는 불멸의 책들을 다수 저술한, 신화적인 명성을 지닌 모티베이터였습니다.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 보면 오늘날 흔히 쓰이고 발매되는 자계서류와 포맷, 필치, 격조 등이 상당히 다릅니다. 어떤 책은 정통 전기 같고, 어떤 책은 경영분석서 같으며, 어떤 책은 개인 회고록 같습니다. 마냥 쉽게 읽힐 것만 같아도 실제 많은 고뇌와 연구를 거쳐 나온 저작들이기 때문에 쉽고 간편한 책에 익숙해진 현대 독자들에게 그저 편하게 다가오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바쁜 직장인들에게 되도록이면 짧은 시간 안에 카네기 저술의 정수만을 맛보게 할 다른 요령 있는 책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카네기의 책에 실린 일화, 에피소드는 요즘 자계서와 달리 다른 책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게 많습니다. 요즘 자계서에서 양념처럼 쓰곤 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은 사실 어느 책에서건 쉽게 발견되곤 하는 노생상담격 레퍼토리들이죠. 카네기의 책은 그렇지 않아서 예전이건 지금이건 그리 쉽게 듣는 예화들이 잘 없습니다. p25 이하에 나오는 W P 고우와 "희귀 성씨"인 사장님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역시 그러합니다. 칭찬, 칭찬... 칭찬은 과연 고래도 춤추게 하며 안 될 일도 되게 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특효의 윤활제입니다. 칭찬의 효험은 뒤 p166에서도 다시 강조되네요.
카네기의 책은 마흔을 넘어 회사 관리직에서 서서히 인생의 장기 비전을 재설계하는 중장년들뿐 아니라, 어찌보면 이제 사회 커리어를 갓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더 유익할 수 있습니다. 그런 독자를 염두에 두기라도 했는지 카네기는 p60에서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합니다. 직업적성은 결코 마술가(우리 식으로 따지면 사주쟁이, 무당 같은 이들이겠죠)에게 가서 묻지 말라, 인원이 이미 과잉된 직역군에는 가급적이면 지원하지 말라, 자신의 적성을 어느 하나에 지레 국한시키지 말라... 사실 이런 알찬 조언을 들으면 과연 마흔 넘어서 이직, 퇴직 등을 심각하게 고려하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할 만한 이들에게 정말 절실하게 다가올 법도 합니다.
읽다 보면 참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본주의 사회라는 게 사는 모습들이 비슷해서, 이게 과연 고전인가 일간지 시사 칼럼인가 헷갈릴 만큼 실감과 시사성을 주기도 합니다. 경영자와 노동자들은 일시 이해 관계가 맞지 않아 쟁의를 빚어도 결국은 같이가야 할 운명공동체입니다. 더군다나 미국은 저 무렵에도 이미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었었기에 현장 CEO들은 고용된 사장이 많았을 겁니다. 일화에 나오는 저 현명하기 짝이 없는 경영인은 아마 현대 한국에 소환되어도 자기가 맡은 일을 척척 잘해내는 유능한 일꾼이겠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감정의 동물이며, 역지사지의 공감을 유도하는 설득은 거의 항상 효과를 크게 봅니다.
혹 세상을 거친 매너로 살아온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기르다 보면, 나의 이 약한 가족들에게 내 부재시에 행여 피해를 끼치는 자가 있을지 두려워하여 자연스럽게 마음이 선해지고 타 구성원들에게도 양순하게 태도가 바뀌곤 합니다(악질 사이코패스를 제외한다면). 가장, 학부형들에게 언제나 잘 통하는 방법은 그들의 자녀들을 칭찬해 주는 것입니다. 여기에, 나의 진심이 충분히 표현된 웃음을 보여 준다면 아무리 마음을 닫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당신과 새로운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누구나 결점이란 게 있고 나도 당신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상대방의 결점에 집착하지 말고 먼저 허심탄회한 태도로 말을 건네는 게 소통의 첫걸음입니다. 이처럼 어떤 무익하고 불필요한 긴장과 피로를 한시바삐 내 육신에서 걷어내는 게 노화도 방지하고 타인과 평화롭게 이 세상에서 공존하는 길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말이라는 것에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 합니다. 나의 말은 나의 주관, 그의 말은 그의 견해, 그 중에서도 극히 일부를 반영할 뿐이라고 합니다. 설령 상대가 부주의해서 실언을 했다손 쳐도, 그 말 한 마디에 내가 과민반응하여 공연히 내 심신을 괴롭힐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럴 시간에 내 성격, 상대방의 성격을 가능한 한 정확히 파악하여, 무엇이 우리 비즈니스에 더 건설적인 소통일지를 연구하라고 합니다. 카네기의 충고는 이처럼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독자들을 깨우치는 어떤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