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문화유산의 참된 가치를 알아 보려면 나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해야 그나마 망망대해에 한 발이라도 들여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혹 그게 어렵다면, 이처럼 훌륭한 글월과 사진을 통해서나마 그 가치의 일부라도 우리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기에 너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네요^^ 

글도 글이지만 사진들이 너무나 풍성합니다. 역시 퓰리처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작가님의 솜씨 답게, 사진에서 문화재의 광채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사진들의 퀄리티도 퀄리티이지만 그 양도 방대합니다. 책 제목 그대로 우리 문화유산 중 대표적인 걸작들이 이 한 권 안에 다 들어 있고, 일 년 남게 발품을 팔아서라도 다 만나기 힘들 소중한 탐사 대상을 다 만나는 듯합니다. 

한국인들은 근세 이래로 반도 안에 발이 묶여 기를 펴지 못했습니다만 고대에는 의외로 활동이 활발했던 듯하네요. 그 증거 중 하나가 바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입니다. p85에는 그림과 함께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는데요. 저자께서도 1985년 고래 사냥을 금지하기 전까지 우리 민족이 얼마나 활발하게 대외 활동을 벌였는지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p106 이하에는 우리 국민들이 모두 다 알 법한 걸작,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소개됩니다. 신체는 균형이 잘 잡힌 걸로 보아 통일 활동에 큰 기여를 한 화랑 중 한 명을 혹 모델로 삼지 않았을까 하는 저자의 추측이 개진됩니다. 얼굴에 해탈의 경지가 완연히 표현된 그 원숙한 터치를 보면 우리 조상들의 솜씨가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공교롭게도 며칠 전이 독도의 날이었는데 이 책에도 "문화유산" 중 하나로 독도가 설명되네요. 독도는 물론 물리적으로 우리 영토이지만 동시에 문화유산으로 꼽힐 자격이 충분합니다, 아마추어의 솜씨와는 현격히 다르게도 초고수의 앵글에 선명히 담긴 여러 유려한 컷들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다른 세계로 떠난 듯 아찔한 느낌마저 듭니다.  

금속활자 역시 우리 민족이 세계에 내놓을 만한 자랑스런 문화재입니다. 특히 서양의 경우와는 달리 동아시아의 경우 뜻글자를 쓰는 까닭에 이 인쇄술이라는 게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데, 그 갖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국난을 극복하며 일궈낸 찬란하고 놀라운 성취에 감탄할 뿐입니다. 특히 증도가자에 대한 짧으면서도 핵심을 찌른 설명이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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