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리딩 스마트 Hackers Reading Smart Level 2 - 최신경향의 흥미롭고 유익한 지문 l 최신 중학교육과정이 철저히 반영된 문제 제공 해커스 리딩 스마트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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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재는 책 뒷면에 나와 있듯 렉사일 지수 770이상부터, 또 어휘 110~150개 수준에서 읽게끔 고안된 읽기 교재입니다. 교재는 모두 1~4레벨까지, 네 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 이 책이 레벨 투이니 중하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을 딱 펼쳐 보니, 중학교 영어 교과서를 매우 닮은 모습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중학교 교과서를 딱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영어 실력을 늘리려면(국어 실력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영어 교과서만 읽어서는 안 되고 다양한 읽을거리(이른바 reader)를 널리, 또 꾸준히 읽어야 합니다. 이 책은 교과서를 이미 다 공부하고 나서 약간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이, 영어 실력도 키우고 재미도 동시에 느끼게 할 만한 그런 읽을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 출판사, 예를 들어 프린스턴 리뷰라든가 하는 곳에서 라이센싱한 건 아닌 듯 보이고(제 생각입니다), 현재는 국내 탑이라고 봐야 할 해커스에서 자체 개발한 교재인 것 같습니다. 


총 열 개의 unit으로 이뤄졌습니다. 각 유닛은 패션, 동물, 장소, 기술 등 주제 하나씩이 주어져 있습니다. 유닛에 제목은 안 붙었는데 보통 교과서가 일일이 매 과마다 제목을 달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죠. 그 이유 중 하나가, 본문을 읽고 그에 알맞은 제목을 고르는 문제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 개의 unit마다 네 개의 지문이 나옵니다. 또 각 지문마다, 이 지문에 쓰인 단어가 몇 개인지 그 수가 표시됩니다. 그러니 학부형이나 교사는 아이의 수준을 감안하여 세밀하게 지문을 골라 학습을 시킬 수 있고, 이 점이 학교 교과서와는 크게 다른, 이 시리즈, 즉 reader로서 본연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다하게 위한 장치라고 하겠습니다. 


모든 지문에는 문제 네 개씩이 딸려 있는데, 제목 묻기, 빈 칸 채워넣기, 문장이 들어갈 만한 적절한 곳 찾기, 내용 요약하기 등의 유형이 번갈아가며 나옵니다. 성인이 되어 접하게 될 텝스나 토플, 토익 등 공인영어능력시험의 RC 유형과 똑같습니다. 


지문에 실린 단어의 뜻은, 지문의 오른쪽 페이지 하단에 모두 몰아 정리해 놓았습니다. 지문에 나온 단어는 그대로 설명을 싣고, 지문이 아니라 오른쪽 페이지 문제 중에 나온 단어는 앞에 <문제>라고 따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친절한 태도입니다만 저 개인적 생각으로는 아예 칸을 따로 질러 구분했으면 더 좋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네 개의 지문과 그에 딸린 문제가 끝나면 "REVIEW TEST"가 열 문제 정도 따로 나옵니다. 이런 구성은 사실 거의 모든 영어 교재가 공통적으로 취하는 태도이지만, 특히 해커스의 다른 중고등 교재들이 일관되게 취하는 체제이기도 합니다. 일 년 전쯤에 개인적으로 이 출판사에서 나온 중고등 어휘 공부 교재들을 다 리뷰한 적 있으니 필요한 분은 참조하십시오. 


해커스 교재를 풀며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해설이 참 좋다는 겁니다. 이 교재를 보면, 뒤에 분권이 이미 되어 있는 제2의 책, 해설집이 있습니다. 이 해설집은, 앞에 나온 네 개 지문 x 10 유닛 = 총 40개의 지문에 우리말 해석을 싣고(여기까지는 당연합니다), 밑줄을 쳐서 단어 하나하나 밑에다 뜻도 달아 놓아서 아이들에게 직독직해 버전을 따로 만들어 놓았다는 겁니다. 물론 깔끔하고 정돈된 우리말 순서에 따른 완전 해석본도 그 옆에 따로 배치했습니다. 보통 영어 공부하면서 중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고등학생들도 가장 아쉬워하는 게, 지문 밑에 단어 뜻 바로 달아 놓고 직독직해본이 좀 제발 있었으면 좋겠다고들 합니다. 이 교재는 현장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바로 이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반영, 구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유닛마다 네 개의 지문이 있고 그 지문마다 네 개의 문제씩이 딸렸는데 유닛에서의 마지막 지문(즉 네번째 지문)에 딸린 문제 세트는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로 묻습니다. 당연하지만 해설집에 보면 이 문제들 역시도 다 번역을 해 놓았습니다. 해설집에는 이런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마주보는 페이지 하단 둘을 이어서 "구문 해설"을 따로 하는데 구문은 문법과 독해의 중간 영역으로서 독해와 영작이 자유자재로 되려면 이 구문의 세계를 반드시 정복해야 합니다. 


해설집에는 물론 리뷰 테스트(각 유닛 끝마다 나오던 총복습 문제 세트)에 대한 번역과 해설, 정답이 다 나옵니다. 이러니 참 교재가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습니다.


유닛의 각 지문에 딸린 문제 중에는 간혹 "심화형"이라든가 "서술형"이 나옵니다. 예를 들면 p75, unit 06-4의 문제 3번 같은 게 심화형 문제의 한 예입니다. 그런데 딱히 심화인지는 잘 모르겠고, 이 문제 같은 경우 다음 진술이 옳으면 T, 그르면 F를 기입하라고 지시하는 유형입니다. 진술을 살짝 비틀어서 헷갈리게 한 것도 아니고, 셀 바이 일자가 경과하면 물건을 팔지 못한다, 80% 이상의 미국인들이 멀쩡한 음식을 버린다, 같은 것도 함정 없이 맞는 진술입니다. 아쉬운 건, T/F를 판단할 때 지문 전체를 고루 판단해야 당부를 가릴 수 있게 하지 않고, 해당 단어가 나오는 문장을 눈으로 대충 찾아 그 한 문장만 읽어도 답이 바로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더 눈치가 빠른 애들이라면, 아예 본문은 읽지도 않고 이 고립 진술만 읽고도 바로 답을 고를 것 같습니다). 이것은 심화형이 아니죠. 다만 이 교재가, 중하급 학습자 기준인 레벨 2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겠습니다. 


unit 08-4, p99의 4번 같은 문제는 빈 칸에 단어를 채워 넣는 유형이니 대단히 어려워보이지만 왼쪽 본문에 똑같은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어지간히 둔하지 않다면 애들이 다 힘들이지 않고 답을 써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15의 4번 역시 표시는 심화형이라고 나오지만 잘 보면 옆 지문의 단어를 거의 그대로 옮겨 쓰는 수준입니다. unit 10-4, 1번처럼 아예 본문의 순서를 바로잡게 하는 문제, 이런 게 진짜 어려운 문제입니다. 논리적인 구조, 혹은 서사의 자연스러운 형태가 무엇이다 하는 관념이 머리 속에 자리를 잡아야 풀이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p37의 4번은 옆 지문의 교훈(moral)을 묻는데 이런 게 심화형다운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이 책처럼 수준별 교재로 구성된 시리즈는 가급적이면 1~4까지를 모두, 아이한테 보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수학의 경우 당연하고 쉬운 문제를 잘하는 애한테 일일이 풀게 할 이유는 없고 그냥 고급으로 뛰어넘어도 됩니다. 그러나 영어의 경우 하급 리더라고 해도 고급 지문이 하급 지문의 모든 요소를 포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쉬운 문장은 쉬운 문장대로 밟아 나가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잘하는 애한테도 레벨 1 레벨 2를 가급적이면 생략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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