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소액 땅 투자 바이블
이승주 지음 / 세종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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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슬픈 일이지만 직장에서 레귤러한 급여만 받아서는 부자가 되기 힘들 뿐 아니라, 내 집 마련도 무척 힘들다는 게 이미 사회적인 중론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투자라는 걸 해야 하며, 이 투자가 행여 투기가 되지 않게 공부를 많이 하고 사회가 돌아가는 판을 읽는 안목을 키우는 노력이 또한 필수가 된 요즘입니다. 주식 투자, 코인 투자도 최근에 큰 인기를 끌었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불패"라며 선망해 온 투자 대상은 부동산이겠습니다. 


저자는 우선 최근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기획부동산을 지적하며 조심할 것을 촉구합니다. 소액으로 지분 투자만 하는 것도 가능하며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일단은 솔깃하게 들리는 게 사실입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하나의 팁은, "공유지분 등기로만 진행하는 법(p57)"입니다. 기획부동산에서는 공동지분 등기라는 방법을 쓰는데, 이것은 책 p56에 나오듯 타 지분 소유자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야 처분이 가능한 등 온갖 제약이 따르고 사실상 (나는 돈만 대고) 사업의 방향은 기획부동산 측이 시키는 대로만 따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재산권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총유"도 있는데 이건 뭐 개인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이 되지 않는지라 재산권이라고 부르기도 어렵죠. p261을 보면 종중 땅 같은 건 아예 개인 땅으로 치지도 않는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명의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예전에는 조선, 동아, 중앙 같은 메이저 신문의 지면에는 광고란 역시 삼성, 현대, 대우 등 재벌기업이나 제공하는 게 보통이었고 광고를 통해 시대의 다양한 얼굴을 엿보는 순기능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게 과연 정론지인지 전단지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온갖 난잡한 광고가 판을 치는데 그만큼 종이신문의 위상이 하락하여 광고 미디어로서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소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올바른 정보를 얻으려면 신문을 보라고 충고합니다. "궁금하면 검색 한 번 하고 말지" 같은 생각을 말라고도 합니다. 사실 검색도 실력이 천차만별이며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 속에 올바른 정보를 찾으려면 평소에 실력을 키워 놓아야 합니다. 


신문을 봐도 그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경제신문은 난도가 더 높겠지요. 저자는 경제신문 읽기가 잘 안되는 이들을 위해 "목적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라"며 좋은 충고를 해 줍니다. 목적의식이 없으면 기사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이해도 안 됩니다. 그러나 내가 어떤 목적의식을 미리 장착하면 그때부터는 글이 다른 의미로 이해되기 시작할 뿐더러, 혹 모르는 말이 나와도 그 뜻을 찾아가며 의욕적으로 읽고 머리 속에 지식을 정리하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사실 이건 경제지식뿐 아니라 영어 독해 실력을 늘릴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은 정 안되겠거든 영어로 된 "야한 소설"을 읽으면서 실력을 키우라고도 하죠. 목적의식(?)이 확실히 생기니 말입니다. 


신문을 보고 얻은 정보를 다 믿어야 하는가? 물론 아닙니다. 그 중에는 엉터리 정보도 있고 무슨 주식 종목에 호재가 있다고 섣부른 보도를 내었다가 결과적으로 오보를 내어 독자나 투자자를 분개하게 만드는 것도 많습니다. 어떤 게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능력은, 결국은 오랜 연습을 통해 자신이 키우는 수밖에 없고 사실 정답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저자님 역시 처음에는 초짜로서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가 지금 안정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경지에 이른 어떤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사실 기사를 읽다 보면, 와 이런 기사를 쓰려면 발품깨나 팔고 고생깨나 했겠다 싶은, 노력의 결과물로 짐작되는 게 무척 많습니다. 그런 걸 인터넷을 통해 (아닌 것도 있지만) 대부분 공짜로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안정적으로 종이신문을 (한 부에 천 원 정도를 주고) 매일 읽어 보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해 본 사람은 이게 맞는 말씀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부동산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은 온갖 낯설고 어려운 용어 때문에라도 좌절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자는 p60 같은 곳에서 환지와 대토 사이의 차이를 처음에 헷갈렸던 체험을 공유합니다. 꼭 어떤 일타강사가 잘 정리해서 가르쳐 줘야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목적의식이 확고하면 결국은 이리저리 부딪혀 가면서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이처럼, 저자가 시행착오를 솔직히 공유하면서 친절히 독자에게 이런저런 요령을 가르쳐 주는 친절함이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되는 사람 따로 있고 안 되는 사람 따로 있다면 누가 부동산을 시작하겠습니까. 


주식도 그렇지만 부동산 역시, 대체 뭐가 싼 땅이고 뭐가 비싼 땅인지 그 기준부터 잘 잡아야 실패가 없습니다. p80을 보면 어떤 분이 저자께 "저렴한 땅이 있는데 왜 비싼 땅을 사는지를 모르겠다"고 한 일화가 나옵니다. 저렴하다 아니다의 기준이, 자기가 들었던 것보다 낮으면 그걸 그냥 싸다고 여겨버리는 건데 이런 건 투자에서 절대 멀리해야 할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판단입니다. 이런 지적은 참 초보로서 가슴이 아픈 대목이겠는데, 이게 저자 같은 고수에게는 확 다가오는 건데 초짜들은 모르는 겁니다. 그렇다고 포털 사이트에 나오는 가격만 죽 보고 그 나름대로 가격 감각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저자는 그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현장을 부지런히 다니고 현장에서 실제로 형성되고 호가되는 가격을 봐야 감각도 올바른 감각이 생긴다는 거죠. 


저자는 부동산 투자를 놓고, 책 서두에서 대뜸 한국인만이 가질 수있는 유리한 점도 이야기해 줍니다. 우선 한국은 미리 계획 발표를 하고 그에 따라 개발이 진행되기에(법이 이를 강제하니까요) 결과를 알고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아 어떤 사람은 계획 결과를 미리 알고.... 하는 말이 나오겠지만 그건 내부자 정보에 가까운 불법이고, 외국은 애초에 계획 같은 게 없으며 이런저런 개발업자들이 각자 진행하다 어떤 균형점이 나중에 형성되는 게 보통입니다. 또 한국은 공시지가, 지적 정보 같은 게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누구에게나 오픈됩니다. 이 점 역시 확실히 일반 투자자가 사기 피해를 그나마 덜 받을 수 있게 보호되는 장치임이 틀림없죠. 


과연 인구가 줄어드는 한국에서 주택값이 살아날 것인가? 여기에 대해 저자는 인구 감소 추세야 맞지만 사람이 모이는 수도권의 부동산은 사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지방의 부동산은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인데,  p137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밭 중에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고, 가격은 저렴한 게 있으니 이를 고르는 요령을 설명합니다. 1) 대도시에서 40km 이내에 위치 2) 건축을 위해서는 폭 4m 이상 붙어있는 논밭 3) 1~2억 단위로 쪼갤 수 있는 논밭 4) 그저 경사가 많이 졌다는 등 하자 있는 땅. 특히 4)는 경사도가 너무 지나치면 안 되지만(허가가 안 남), 그렇지 않고 향후 입지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 가치가 있다고 조언하네요. 물론 이것도 여러 다른 사정을 두루 따져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린벨트로 묶인 곳은 아무래도 너무 큰 모험이지 싶지만 저자는 이런저런 가능성을 다 생각해 보자고 합니다. 얼마 전 타계한 어느 시장분도 마지막까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소속 당이나 청와대와 굉장히 대립이 심했다고 들었습니다. "노련한 투자 고수들은, 개발이 아직 되지 않은, 하자 있는 땅을 찾는다.(p146)" 재미있는 게, 사실 "기획부동산"이란 단어 자체는 원래 굉장히 좋은 뜻이었습니다. 아닐 것 같은 땅을 잘 발굴하여 멋진 컨셉으로 재탄생시키는 게 창의적인 사업가의 "기획부동산"인데(본래 개발업자가 하는 일이, 기획부동산 만드는 일이죠), 우리나라만 일부 악덕업자들이 전체 판을 흐리는 판에 기획부동산 하면 사기가 대번에 떠오르게 된 것입니다.(p153, p242)


책에는 재미있는 말씀이 많이 나오는데 사실 아주 지능이 높은 사람은 사기를 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구태여 사기를 안 쳐도 돈을 벌 능력이 되기 때문이죠. 바꿔 말하면 정해진 방법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대개 지능이 낮아서 그렇게 한다는 뜻도 됩니다. 그럼 일반인 입장에서도, 조심하면 사기 당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는 거죠. 이미 전과도 있고 막장이다 싶어서 뻔한 사기를 치는 경우만 조심하면 되며, 당했다 해도 이런 수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구제책이 법적으로 있다고도 합니다. 


서류만으로 땅을 확인하는 건 아주 어리석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사기를 당할 수도 있고, 또 아니라고 해도 땅의 진짜 가치를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서류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임장이다(p173)." 임장시에는 최대한 편한 차림으로 가라고도 하는데 괜히 있어 보이려고 정장 차림으로 갔다가 옷 더렵혀질까봐 살필 것을 제대로 못 살핀다면(p177) 이것이야말로 큰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더 나아가, 답사만 잘 해도, 100만원 벌 것을 200만, 300만 더 벌 수 있다고도 합니다. 업체나 영업사원이 내미는 서류만 믿지 말고(p173), 토지이용계획서(구청이나 군청 등에서), 지적도, 토지 대장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합니다(p120, p175). "다른 건 몰라도 투자는 내가 공부를 해서 확실할 때 투자를 해야 한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공부를 해서 아 이거다 확신이 들어도 100% 성공하라는 법은 물론 없지만, 이건 나의 능력 한계이므로 어쩔 수가 없는 것이고 어지간히 운이 나쁘지 않다면 확률 자체가 커지므로 결과도 더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그저 느낌만으로, 혹은 남 말만 듣고 투자를 하면 이건 이미 투자가 아니라 투전판에서 노름을 하는 것입니다. 


건물뿐 아니라 땅도 리모델링(p168, p208)이 가능하죠. 저자는 1) 환경미화가 첫째라고 하는데 리모델링 자체가 이미 겉모습을 멀끔하게 보이게 하는 데에 주안이 놓이는 작업입니다. 2) 도로면과 지대 높이를 최대한 맞춰야 하며, 3) 지나치게 큰 땅은 분할하고 4) 어떤 땅은 합병하며 5) 땅을 메우거나 깎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 경우 비용이 얼마나 들지, 이렇게 리모델링해서 얻을 이익과 비교하는 과정도 꼭 거쳐야 하겠습니다. "토지 투자는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해야 한다(p141, p255)." 그러나 p241에 보면 기획부동산은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저런 통념을 노리고, 즉 결과가 한참 뒤에 나온다는 점을 악용하여 사기를 친다고도 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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