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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족과 팔기군 - 만화로 보는 세계사 9
이원복 지음 / 계몽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이번주에는 일이 많아서 책프를 거를 뻔 했었으나, 그래도 어린이책이라도 보고 이어가기로 마음 먹고 이틀 전 금요일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익히 읽었던 여러 교육용 만화를 지은 이원복 선생입니다. 이 교수님의 만화는 어린이책에만 실린 건 아니고, 예전에 <월간조선> 같은 성인용 시사지에도 게재되곤 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 책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책은 명과 청 두 왕조를 다룹니다. "질서의 회복"이라고 부제가 붙었는데 물론 일차적으로는 원대 말 엉망이 되었던 사회 질서를 수습함을 가리키겠으나 은연중에 "한족인 명조가 세워진 게 질서"라며 정통 중화사상에 경도되는 느낌도 풍깁니다. 영락제의 세계 제국이라는 평가가 내세워진 챕터도 있는데 사실 그의 해외 원정(환관 정화를 앞세운)은 기간도 한정적이었고 효과도 의문이었습니다. 조공을 받는다면 경제적으로 유의미한 것이어야 하는데, 지배 관계도 영속적이지 못하고 원정 비용이 더 드는 결과라면 그걸 어떻게 위신을 세운 결과라고 부르겠습니까.
청은 팔기군을 앞세워 중원을 정복했습니다. 이 때문에 청나라의 군사력을 육군 위주로만 파악하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사실 명나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 역사상 해군이 강했던 적은 원래 없었다는 소리입니다. 앞서 언급한 정화의 해군을 어디 영속적인 상비군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이 분야는 아마 연구가 더 필요하지 싶습니다.
책은 여튼 현재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범위에서 받아들여지는 명, 청대의 지식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잘 전달합니다. 저자 이 교수의 저력이 돋보이는 또하나의 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