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암성 ㅣ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3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19년 전에 나왔으며 당시 많은 화제가 되었는데 한국최고의(아마도 세계최고의?) 뤼피니언 성귀수 선생의 번역인데다 한국 최초 완역 기획이라서 그랬던 듯합니다. 성귀수 선생은 물론 최고의 뤼피니언일 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불문학 번역가 중 한 분이기도 합니다.
뤼팽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 뤼팽의 캐릭터뿐 아니라 이 작품에서처럼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 이야기를 아름답게 수 놓는 데에 있습니다. 이 장편에서는 이지돌 볼트를레라는 어린 천재 탐정이 등장하죠. 이 비슷한 캐릭터로는 가스통 르루(<오페라의 유령> 작가)가 만들어낸 룰르따비유가 있는데 얘는 이지돌처럼 조연이 아니라 주역이라는 점이 다르고 더 침착하고 더 완성된 재능의 소유자라는 게 다르겠습니다.
이 장편에는 셜록 홈즈가 "헐록 숌즈"도 아닌 본명으로 등장하는데 본명으로 등장하는 이야기 속에서 더 찌질하게 나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과연 원작자인 코난 도일 경이 격분했을 만도 합니다. 숌즈는 비겁한 행동을 일삼는데다 남이 다 해결해 놓은 사건에 숟가락 하나만 얹는 등 가관도 아닌 추태를 보입니다. 르블랑은 <수정 마개> 등에서 인접국 황제에 대해 아주 원색적인 비방도 서슴지 않는데 그 나름 애국주의의 발로였던 듯하며 이는 사실 코난 도일 경도 아주 궤를 달리하지는 않습니다. 이분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이 소설은 뤼팽 시리즈에서 보기 드물게 암호 풀이가 등장합니다. 주로 프랑스어 어휘를 이용했기에 더 재미가 있으며 저 E A 포우의 단편 <황금벌레>처럼 지적인 주의를 끕니다. 또 프랑스 특유의 초기 페미니즘적 요소가 살짝 반영되었다는 것도 독자의 주목을 받을 만하죠.
현재는 이 시리즈가 절판되었고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결정판" 시리즈가 있는데 어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자세한 리뷰를 해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