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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쉽게 배우는 유치원 수학 덧셈 ㅣ 예비초등 수학 7
가게야마 히데오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2년 1월
평점 :
몇 달 전 가게야마 히데오 선생님이 쓰신 초등수학 교재 두 권을 리뷰한 적 있습니다. 그 교재들은 세 자리, 혹은 네 자리 수 뺄셈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책이었습니다. 선생은 실제로 이런 뺄셈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지도해 보고 그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실히 낸 방법을 체계화했는데, 독자인 저도 아이들에게 시켜 본 결과 이런 식으로 하면 적어도 뺄셈을 어려워할 수는 없겠다는 어떤 확신 같은 게 들었습니다.
이런 방법은 철저히 애들, 그것도 수학을 어려워하는 애들 눈높이에 맞춘 방법이라서 특히 효과가 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들한테 뭘 가르칠 때 가장 나쁜 방법은, 아이들이 어른 말을 바로 이해 못 한다고 해서 짜증을 내거나 억지로 주입시키는 방법입니다. 물론 수학은 실제 손으로 푸는 계산을 반복해서 시키긴 해야 합니다. 그러나 "원리"를 확실히 이해한 후 반복을 해도 해야 하며, 아무 이치도 모른 채 어른이 강요하는 대로 뭘 반복하는 건, 이게 공부가 되는 게 아니라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가게야마 선생의 책은 확실히 아이들에게 친절한 교재입니다. 아이들에게 친절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이 교재는 높이 평가되어야 하겠는데, 교재 시리즈의 장점은 그것뿐이 아닙니다.
지금 이 책은 유치원 수학 중 덧셈입니다. 유치원, 그것도 덧셈이라고 하니 이게 얼마나 쉬울까 생각한다면 그것부터 오산입니다. 아이들, 유치원생에게는 이 역시 처음 접하는 도전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 난 다른 친구들처럼 척척 보자마자 잘해내지 못하는구나" 같은 좌절감을 심어준다면 벌써 그 아이 앞날에 먹구름을 어른이 끼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더 세심하게 접근하되, 아이 본인이 그 원리를 마음으로부터 납득하게 도와야 합니다.
덧셈에 앞서 일단 아이가 수를 세는 방법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p36을 보면 컬러 블록을 통해 한 개, 두 개 하는 셈의 의미가 무엇인지부터 잘 가르칩니다. 가게야마 시리즈가 다 그렇지만 올컬러입니다. 그러니 설마 그림이 흐릿하다거나 해서 아이들이 헷갈려할 일은 없지만, 이 그림에는 그 이상의 배려가 숨어 있습니다.
가게야마 선생은 덧셈과 뺄셈을 가르칠 때 일차원 직선의 셈이 아니라, 거의 언제나 2차원 표를 사용합니다. 이 덕분에 아이들은 하나 둘 셋 하고 세는 숫자가 일차원이라면 셈(연산)은 이차원에 해당한다는 걸 감각으로 익히게 됩니다(물론 일차원 이차원 하는 어려운 말은 당연히 몰라도 되며, 감각적으로 그걸 익힌다는 뜻입니다).
두 수를 더해서 합이 4보다 작거나 같은 수는 아이들이 사실 어떤 방법으로 가르쳐도 잘해냅니다. 가게야마 선생은 여기에 아마 착안하여, "왜 아이들이 그 합이 5보다 커지는 셈부터는 서서히 어려워할까?" 를 고민한 것 같습니다. 가게야마 선생은, 아이들이 이 5 이상의 결과가 나오는 덧셈부터는 뭔가 구조가 다르다고 막연히느낀다는 걸 포착했는지, 5를 기준으로 해서 그 이상의 결과가 나오는 덧셈은 별개의 표를 통해 접근하게 합니다. 물론 아주 쉽게 고안한 방법이므로 어떤 아이라도 이처럼 길을 잘 깔아 주는데 어려움을 느낄 리 없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이처럼이나 맞출 수 있다는 자체가 아름다운 교육자의 마음이며, 그 기발한 착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