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 2022 - 글로벌 리더들의 미래 전략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사무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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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에서 매년 개최하는 세계지식포럼 인사이트는 이제 세계적인 행사가 되었습니다. 지명도 높은 세계적 명사들이 출연하여 국격도 높이고, 함부로 접할 수 없는 인사이트도 제공하여 청중과 독자의 안목도 한층 향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발표의 주제 역시 심층적이어서 그 리스트만 훑어도 바로 지금의 시대정신이 어디를 향하는지 살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현재 유력정당의 유력 후보가 "기본소득"을 주장하기에 이 역시 아젠다의 하나로서 주목을 끕니다. 물론 이 후보가 처음으로 주창한 것은 아니며 세계적으로 이미 실시하는(혹은 반대에 직면한) 사례가 있기에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참조할 만한 여러 케이스가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현재 서울 시장이 그 반대당 출신 정치인이기에 이를 둘러싼 논쟁이 더 흥미롭습니다. 행사 발제자 중 하나인 대런 애쓰모글로 MIT 교수 역시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기조이므로 논거의 마련은 더 치밀합니다. 

 

기본소득에 반대한다고 하면 아마 우파적 정책을 지지하는 논자가 아닐까 지레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 교수는 "중산층에게 지급된 기본소득의 경우 대부분을 도로 세금으로 내게 되므로 이는 공공경제학의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그러니 이는 모델링상의 허점과 모순을 지적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공정"이라는 가치와 관련하여 작년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여자배구 김연경 선수의 발언이 눈에 띕니다. 그녀는 190cm를 훨씬 넘기는 축복 받은 피지컬에다 공수 양면에서 완성된 기술을 구사하는 세계적인 완성형 선수이지만 중학교 때만 해도 작은 키 때문에 진로 고민이 많았던 유망주에 불과했습니다. 벤치에 대기하며 상황에 따라 어떤 전술을 염두에 두고 행동에 나설지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있었다는 그녀의 고백을 들으며 모든 시련은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예비하는 소중한 기회라는 점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AI라고 하면 재미있는 답을 내어놓는 로봇이라든가 청소기라든가, 아니면 원하는 컨텐츠를 검색해 주는 스피커(?)를 떠올리기 쉽지만, 당연하게도 그 본연의 기능과 기대치는 훨씬 난이도 높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이홍락 교수는 신약 개발에 적용되는 초거대 AI에 대해 설명합니다. 테드 서전트 교수는 재료정보학상의 응용을 논하며 시행해야 할 각종 실험을 엄청나게 단축할 수 있는 순기능을 소개합니다. 수천 종류의 소재를 손으로 일일이 실험했던 토머스 에디슨이 지금 활동했다면 아마 지적 자원과 에너지를 엄청 아낄 수 있었겠습니다. "천재를 실현하는 99%의 땀"이란 명언에는 21세기 중으로 큰 수정이 가해질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NFT가 작금의 논의에서 또 빠질 수 없는 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증강현실, 가상 현실 등에 초점이 맞춰지다 이후 메타버스 등으로 지평이 확대되고 다시 NFT 기술이 비디오 게임 등 모든 문화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훨씬 이전부터 우리의 삶 곳곳에 침투하여 능률과 만족도를 바꿔 놓을 기술로는 나노 테크놀로지가 있겠는데 나명희 부사장은 이제 "비욘드 나노"를 거론합니다. 이십여년만에 드디어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건지 독자로서 흥미롭게 읽은 주제였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각국에서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채택하고, 관련 산업이 전면 재편되는 등 투자자 입장에서는 격변을 맞이한 게 지난 2020~21년의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주변에 유독 이 기간 동안 크게 이익을 봤다느니 반대로 손해를 입었다느니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게 다 이 때문이었습니다. 각종 변이가 나타난다고는 하나 여튼 코로나 종식이 어느 정도는 다가온 이 시점, 과연 투자의 분위기에는 저 시기만큼의 변동성과 기회를 만날 수 있을까요? 최희남 씨와 피터 오펜하이머는 대체로 부정적인 전망입니다. 테이퍼링도 축소되는데다 인플레이션을 대비하여 금리가 인상되는 등 이전만한 기회는 서서히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년판에 비해 투자와 산업에 대한 논의가 훨씬 늘었으며, 비대면 위주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려하게, 또 심도 있게 펼쳐진 행사의 무게감이 책을 통해 증명되고 있으나 다만 도판이 예년에 비해 다소 적게 실린 점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입니다. 여튼 한 해의 마무리, 또 한 해의 시작은 이 책과 함께해야 왠지 구색이 다 갖춰지는 느낌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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