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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인생 방정식 - 공대 출신 오빠가 풀어주는
권성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21년 11월
평점 :
"교회 오빠"라고 하면 뭔가 멋지면서도 자신만의 원칙을 확실히 지키는 그런 이미지입니다. 여성들이 믿고 뭘 상담할 수도 있고, 좋은 충고를 들려 주면서도 친근감도 있는 그런.... 저자는 공대를 나오신 분인데 이러면 복잡한 수식도 쉽게 다루면서 문제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꼼꼼한 해답을 내놓을 줄도 아는, 왠지 그런 분이 그려집니다. 사실 교회 오빠뿐 아니라 교회 누나(언니)라고 해도 공대 나왔다고 하면 뭔가 똑똑할 것 같고 글도 잘 쓸 것 같고 생각이 매우 논리적일 것 같은 기대가 듭니다.
우리는 누구나 인생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되지는 않으며 꽃길은커녕 힘들고 짜증나고 절망적인 체험도 인생에서 자주 만나는데 이걸 우리는 "고난"이라 부릅니다. 고난의 끝판왕은 아무래도 예수님이겠는데 아무 죄도 없으신 분이 유죄 판결을 받고 육신에는 말할 수 없이 끔찍한 고통이 가해졌습니다. 이런 예수님을 보며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가해진 고난도 묵묵히 이겨낼 줄 알아야 하겠는데... 저자는 이런 고난은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마련이므로 잘 버텨내고 그 "흔적"도 인정하고 그를 통해 성장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를 딛고 일어선 순간이 네 인생의 일부임을 잊지 말라(p61)"고 합니다. 특히 마음이 여린 여성들이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저자는 사회 체험도 많이 하신 분 같습니다. IMF때를 언급하며 이른바 대기발령이라는 걸 들려 줍니다. 아마 저자가 직접 겪으셨다는 건 아니겠죠? 부당해고금지법이라는 게 있어서 직원을 함부로 해고하지는 못하니 회사는 특정 직원들에게 대기발령이라는 걸 냅니다. 출근은 하되 책상을 뺏기고 그는 사내에서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는 겁니다. 영어로는 Mr. cellophane이라고 하죠. 저자는 이게 사회적 소외의 대표적인 예라고 하며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만큼 이런 소외를 못 견뎌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혼자 징정거리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호소한다고 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럴 때 한가지 확실한 방법은 바로 "진실"이라고 합니다. 삼국연의의 유비(p39)가 아무리 고초를 겪어도 그에게는 황실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에 결국은 지존의 자리에 오릅니다. 교회 다니는 이들에게는 이 비슷한 게 뭐다? 바로 "하나님"입니다. 독자가 읽어도 참 멋진 충고라고 생각됩니다.
청춘들에게 들려 주는 충고이니 만큼 가장 절실한 문제가 바로 성(性)입니다. 서로 좋아하고 못살 때 이런 감정이 그저 정신적 교제로만 그치면 참 좋겠지만 사람은 동물이기도 해서 사랑의 욕구는 반드시 육적인 것으로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이때 잘 조절하지 못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만한 일이 생깁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이 사회에서 보호받는 결합은 법률혼이며, 사실혼은 많은 한계가 있다." 동거가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아직도 여전히 동거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좋지 않게 보지 않습니까? 특히 저자는 성교를 놓고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이 책은 "교회 오빠"가 특히 젊은 성도들(남녀 모두)에게 들려 주는 충고이므로 그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하겠습니다.

"배우자의 부모는 가족이 아니다(p108)." 과거에는 유교식 대가족이 일반적이었으므로 특히 시부모님들은 며느리에게 부모 이상의 비중이었습니다. 그러나 현대는 이미 부부와 그 어린 자녀 중심의 소가족으로 재편되었는데 "너희들의 부모 세대"는 이 점을 인식 못하거나 이중적인 인식을 가진다고 저자는 매우 날카롭게 지적합니다. 특히 후반부의 지적이 정말 정확한데, 본인들은 정작 자신의 시부모에게 전통방식으로 잘 대접하지도 않았으면서 그 며느리에게는 구시대적인 봉양이나 특별한 대접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죠. 모든 불화가 어쩌면 여기서 기인할 수도 있다고까지 저자는 짚습니다. 결혼 하루 전에 파혼(혼수 문제라든가)이라는 불상사가 왜 벌어질까요? 대개는 그 부모들이 상대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다가 마침내 당사자 싸움으로까지 번지기 때문입니다.
친구도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노는 친구, 친한 친구, 베프(p136)... 그런데 우리는 종종 자신은 베프라고 생각해서 이런저런 걸 은근 기대했는데 상대는 나를 그 정도로까지 생각하지는 않아서 많은 (불필요한) 싸움을 빚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런 단계, 한계를 분명히 설정하고 서로 오해가 없는 선에서만 교류, 소통할 것을 충고합니다.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같은 상황은 사전에 서로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면 많은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한테 에너지를 뺏어가는 자를 경계하라는 충고가 요즘 자계서에 자주 나옵니다. 이 말이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 중에서 "에너지 뱀파이어"라는 말로 처음 코인되었다고 이 책 p156에 나오네요. 특히 이런 타입이 상사라면 오히려 대응이 편하다고 저자는 말하네요. 속이 터져도 대체로는 그 상사의 이런저런 요구에 그냥 따르는 게 현실적인 해답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오히려 후배나 부하가 이런 타입일 때가 그 대응이 가장 어렵다고 하네요. 그런데 여기서도 결국은 인간적 진실성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게 결론입니다. 에너지 뱀파이어가 특히 직장에 있을 때 마냥 멀리할 수도 없으니 지혜가 특별히 필요한 지점이죠.
저자는 자동차 개발 엔지니어입니다.(p218) 특히 진로가 고민일 젊은 성도들에게 이 해당 부분에서의 충고는 매우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공업수학을 비롯한 5대 필수 과목이 고체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 정역학인데 모두 몹시 어려운 과목이죠. 2학년 때 들은 공업수학(요즘은 공학수학이라고 하죠)은 거의 백지로 답안을 내기도 했다고 하십니다. 그 기분이 얼마나 참담하셨겠습니까. 그러나 일단 취업을 하면 "이미 완성된 구조해석 프로그램 안에 수치만 입력하면 되는 방식"이므로 큰 지장은 없다고 합니다. 직업은 크리스천에게는 특히 소명(calling)이라는 의의를 가지므로 젊은 성도들은 특히 신중하게 생각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사회 생활이란 결국 이런 조별 과제의 연속이다(p254)." 설령 본인이 매우 잘난 사람이라 해도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과 팀을 이뤄 성과를 내야 하므로 타인과 잘 호흡을 맞추고 그 안에서 본인만의 롤과 위상을 찾아내는 게 중요합니다.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고, 타인의 요구와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파악해야 조직 안에서 올바르게 융화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으로서, 또 지역 공동체 안에서 좋은 이웃으로서, 나아가 지구촌의 주민으로서 환경을 깨끗이 보존하고 지킬 의무를 어떻게 수행할지 등 다양한 과제를, 젊은 크리스천의관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할지에 대해 실용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좋은 말씀이 무척 많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