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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의 기적 대치동 셈수학 - 우리 아이 연산 실력 키우는 수학 놀이
이형미 지음 / 라온북 / 2021년 10월
평점 :
수학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합니다. 초등수학부터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부형들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국어, 심지어 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부모님이 집에서 가르쳐 줄 수 있는데, 수학은 어른들부터 헷갈리기 시작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빠르고 정확한 계산 방법이나 정확히 가르쳐 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3학년인데 연산부터 다시 해야 하나요?(p22)" 참 난감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시켰는데 여전히 연산이 불안하고, 이게 만약 기본부터 잘못 가르친 결과라면 초1, 아니면 그 이하 과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두 다리에서 맥이 빠집니다. 그런데 저자는 아이한테 "수학을 지긋지긋하게 만든 교육 방법"이 잘못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연산을 좋아하면 애써 뭘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스스로 합니다. 그런데 싫어하는 애들은 왜 그렇게 되었는가? 억지로 시키는 연산 공부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p24 이하에서는 너무 이른 나이에 연산을 억지로 시켜서라고 더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수학은 엄마표 공부의 특징이 배어 있기에, 엄마의 모든 정서가 그대로 드러나는 학습이다." 이럴 것 같으면 애초에 수학에 대한 확실한 관념이 없을 때 엄마는 아예 아이의 연산 학습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수학 공부를 덜 시킨 아이들이 훨씬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나는 봤다(p25)." "아주 작은 힌트만 주어서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게 해야 한다(p26)." 일반 학부형들이 정말 깊게 생각을 해야 할 부분입니다.
"동화책을 읽어 주면서 수(數) 샤워(shower)를 시켜라.(p29)" 이것도 일반인들은 미처 생각을 못 하는 이치이며, 더 솔직히 말하면 평범한 부모들의 상식을 크게 벗어나는 듯합니다. 그러나 이게 전문가의 진단이며, 또 이미 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 증명이 이뤄진 바인데 어쩌겠습니까. 일반인의 검증 안 된 상식(?)보다, 이런 전문가의 지도와 조언에 따르는 편이 훨씬 낫겠지요. 저자는 또 이런 설명을 합니다. "말(언어) 샤워는 하면서 수(數) 샤워는 안 시킨다"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샤워라는 게 자꾸 노출을 시키면서 아이한테 익숙하게 만들면서 그 패턴을 무의식 중에 익히게 하는 겁니다.

"블록은 공부가 아니라서 좋아요." 사실 공부가 맞지만 그걸 공부라고 눈치 못 채게 하는 거죠. 모든 공부가 이런 식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이가 자신이 지금 공부를 하는 줄도 모른 채 공부를 시키게 하는 것. 특히 수학은 이 책에서 블록을 통해 시키라는 건데 과연 블록셈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시키는 건지는 p37 이하에 자세히 나옵니다.
덧셈은 1단부터 9단이 다 있습니다. 이게... 1단은 2, 3, 4를 만드는 과정이며, 2단은 작은 동수 더하기라고 하는데 1+1=2, 2+2=4 등 같은 수를 두 번 더하는 거고요. 3단은 5를 대장수로 하여 5+1=6, 5+2+7 등을 익힌다고 하네요. 이게 말로 하면 어려운데, p109 이하(여기서부터 본문 제1장이 시작됩니다)에 나오는, 블록의 그림 설명과 함께 보면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싶습니다. 책 맨뒤 속지에 블록 평면도가 인쇄되었기 때문에 그걸 가위로 잘라서 입체 블록으로 만들어 보면 됩니다. 책날개에는 group52.co.kr 에서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나오지만 제가 현재(21.11.17) 접속해 본 결과 서비스가 안 되고 있습니다. 교구 블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구글에서 "대치동 셈수학"을 검색하고 동영상 결과를 보면 (인터넷 서점 책광고 영상 말고도) 제법 긴 시범 영상이 한두 개 나오니 그걸 참조하시면 될 듯하네요.
p146에 나오는, 블록으로 덧셈 4단 만드는 방법을 보겠습니다. 5가 대장수이기 때문에 5블록은 12개를 준비하고, 1블록부터 4블록은 2개씩을 준비합니다. 6블록은 앞 p140에 나왔는데 5블록에다 1블록짜리 하나를 끼워 만들어 놓았습니다. 블록 5개가 붙었으면 그게 5블록이고, 1개짜리면 1블록이고, 5블록에다 2블록을 붙이면 그게 7블록입니다. 이렇게 여러 불록을 이어붙여 새로운 블록을 만들고 그걸 통해 숫자의 개념과 더하기를 익히는 식입니다.
6+6=12는 6블록 두 개를 이어붙여 만듭니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은 "색깔별로 구분이 되는 블록 이어붙이기, 끼우기를 통해" 덧셈 개념을 익히고 나중에는 이미지로도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p147). p182에는 덧셈 9단 중 3+6=9, 6+3=9 등을 익힙니다. 고1쯤 되면 사칙연산 외에 더 추상적인 연산 개념에 대해 배우는데, 이때 배우는 내용 중 하나가 덧셈에서는 교환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을 더 어린 나이에, 이처럼 셈 블록 갖고 놀기를 통해 익힐 수도 있겠습니다.
이 단계까지 잘 되면 책 2부의 3장부터 나오는 뺄셈도 잘 할 수 있습니다. 덧셈이 블록을 이어붙이고 끼우는 과정이라면 뺄셈은 블록을 분리하는 과정입니다. 그냥 손으로 기계적인 연산을 하기보다, 블록을 이리 붙이고 분리도 하면서 셈의 본질이 무엇인지 동작과 함께 이미지로 완전히 머리 속에 배게 하는 게 훨씬 능률적이겠습니다. 중국에서 유래한 칠교(七巧) 놀이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